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12)비행기 조종사들은 멋으로 선글라스를 착용할까?
상태바
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12)비행기 조종사들은 멋으로 선글라스를 착용할까?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0.11.05 0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탑건'의 톰 크루즈
영화 '탑건'의 톰 크루즈

안경이라고 하면 그 주 목적이 애초에 시력을 보정해주는 제품이었으나 최근에는 패션의 한 부분으로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선글라스는 이미 대중들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 중에는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리에 수행했던 미국의 맥아더 장군이 담배 파이프를 입에 물고 함께 착용했던 알이 굵은 타원형의 선글라스는 그 인물을 특징짓는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버렸다. 선글라스는 그 탄생의 배경이

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조종사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1930년대 말 존 맥클레디(John Macgready) 미육군 항공단 중위는 논스톱으로 대서양을 횡단한다. 당시 육군 조종사들은 고공비행 중 강렬한 햇볕 때문에 심한 두통과 구토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안경들로는 이러한 증세를 극복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것이 바로 최초의 선글라스인 레이 밴 녹색렌즈였다.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 태양 빛(Ray)을 차단(Ban)하는 ‘레이밴(Ray Ban)’. 우리가 흔히 "라이방" 이라고 부르는 선글라스 브랜드는 바로 이 녹색렌즈에서 발전한 제품(잠자리 눈 모양)의 일본식 발음인 것이다. 특히 군 출신 조종사들은 군에서부터 시력 보호용 Sunglass 를 5년에 한 개씩 지급을 받고 일상적으로 써 왔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쓰는 것이기도 하다.

조종실에서는 일반 객실창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시원하고도 황홀한 스펙터클이 펼쳐진다.

오직 조종실에 탑승하는 기장과 부기장만이 이 장관을 즐길 수 있다. 이들은 10㎞ 상공에서 일출을 바라보고, 지는 해를 따라 서녘 하늘로 ‘선 셋 크루즈(sun set cruise·일몰 비행)’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편한 점도 있다.

구름 위에서 바라보는 태양 빛이 얼마나 찬란할 것인가. 그래서 조종사들은 그 업무 특성상 햇볕이 따가운 고공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시력이 나빠질 소지가 많다. 하늘로 올라갈수록 오존층은 엷어지고 더욱이 태양에서 복사되는 각종 광선을 차단해주는 구름도 없기 때문에 비행 중 조종사의 눈은 감마선을 비롯한 각종 방사선과 자외선 등 직사광선에 노출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조종사들이 선글라스를 쓰는 이유는 시력을 보호하고 햇볕이 강렬한 높은 고도에서의 조종실의 난반사를 막아서 계기판에 나타난 각종 수치를 정확하게 판독하고 또한 시야를 확보하여 공중에서 교차하는 각종 항공기 등 장애물을 쉽게 포착하기 위한 안전 행위인 것이다.          (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