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14) A380 한반도 일주비행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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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14) A380 한반도 일주비행을 다녀와서...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0.12.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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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아시아나항공 특별 관광상품으로 기획된 A300 한반도 일주비행에 참가했다.
필자가 아시아나항공 특별 관광상품으로 기획된 A300 한반도 일주비행에 참가했다.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에서 특별 관광상품(토요일만 운항)으로 기획된 A380 한반도 일주비행에 참여하였다.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강릉상공-> 포항상공->부산과 남해안->제주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돌아가는 여행상품이다. A380 기종의 총 좌석수는 495석(최대853석까지 가능)이지만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이용 가능한 295석만 운영됐다.
좌석 2인석은 1명씩, 3~4인석은 2명씩 배정됐다. 오전 11시 정각에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먼저 동해안으로 향했다. 수원과 양수리 상공을 거쳐 대관령을 깃점으로 동해안과 백두대간을 보면서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제주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온통 우리 국토가 산으로 덮인 것 처럼 생각이 들 정도이다.

동해안 상공에서의 백두대간 모습.
동해안 상공에서의 백두대간 모습.

통상 국내선 항공기의 이동 고도는 3만피트지만, 승객들이 한반도 상공을 볼 수 있도록 항공당국의 허가를 얻어 1만피트에서 운항했다. 이륙한 지 1시간30분 후에 비행기는 제주 상공에 도착했다. 기내가 술렁거린다 싶더니 이내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여러 도시를 지날 때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에 역시 제주! 라는 감탄사가 터진다. 곱게 앉아 있던 사람들도 엉덩이가 들썩거리기 시작한다. 기장은 우선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안선을 따라 크게
선회했다.
이어 한라산으로 향한 비행기는 드디어 한라산을 한 바퀴 돌았다. 그러자 백록담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백록담에 활짝 핀 나무서리인 상고대가 하얗게 핀 모습도 뚜렷이 보였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초겨울 한라산 정상. [공항 사진기자단]
하늘에서 내려다 본 초겨울 한라산 정상. [공항 사진기자단]

승객들은 연신 감탄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한 승객은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이렇게 선명한 한라산 백록담 모습을 본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에 다시 이와 똑같은 비행 기회가 있다고 해도 이렇게 맑은 백록담을 볼 수 있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한라산의 북벽에 관음사 코스까지 한눈에 담는다. 반대쪽에 앉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서귀포 앞바다를 크게 돌아 오백장군 옆을 지나는 동안 그쪽에 앉은 사람들이 백록담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한 번의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그러나 백록담을 확인 못한 승객도 있었는데 너무나 아쉬워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였다.

 A380 기종 조종사들의 자격 유지를 위해선 정기적인 운항이 필요하다.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특정 기종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90일 안에 이·착륙을 각각 3회 이상 경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수요가 사라져 장거리 노선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A380을 한때 빈 비행기로 운항하기도 했다.
A380은 에어버스에서 제작한 세계 최대 크기의 현역 항공기다. 500명이 넘는 최대 850명까지의  수송능력과 광활한 내부 구조로 인해 `하늘 위의 호텔`이란 별명을 가졌으며 항공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그 압도적인 크기 때문에 큰 인기를 자랑하는 기종이다. 1대당 4억3,260만달러(한화 5,000억이 훨씬 넘는)이며 날개의 면적이 845㎡(256坪)로서 승용차70대 정도는 끄떡 없을 만큼 단단하게, 그리고 70,000파운드의 추진력을 발휘하는 엔진 4개를 지탱해야 하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제작 되었다. Air bus社는 기종 명칭을 선정시에도 1,2층이 비슷한 크기로서 더블덱(Double Deck)을 연상(8)시키기 위해 380이라는 명칭을 택했다고 한다.
2000년 야심차게 약95억유로(한화 12조5천억원) 규모의 항공기 개발을 본격적으로 착수,

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사무국장.
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사무국장.

주문을 받게 되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초대형 항공기 수요가 곤두박질치고 중소형 항공기로 재편되는 분위기 속에 끝내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실 A380의 비관적 미래는 전부터 예정됐긴 했다. 항공 수송에 있어 대형 항공기에서 중소형 항공기로의 전환은 사실 거스를 수 없는 메인 시류였음을 일찍 깨닫지 못하여  A380 제작사인 에어버스社는 "2021년에 A380 생산을 중단 한다"고 지난해 2월 발표하기도 했다.
하늘 위의 호텔` 초대형 항공기A380의 쓸쓸한 퇴장이 현실화 되어 버렸다.
한국내 국내선으로는 적합지 않고, 국제선도 주요도시만 운항을 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 기종으로서 마지막 기회로 삼고 탑승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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