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15) 비행기 기원(起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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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15) 비행기 기원(起源)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1.01.0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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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사무국장
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사무국장

요즘은 SNS를 통하여 이모티콘 또는 새해 덕담을 담은 이미지를 보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는 연하장(年賀狀)을 대부분 이용하였다. 한 해를 보낸 소감과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각오를 전하고, 상대의 성공을 빌어주는 말을 전하는 것이지요.
여러 가지 좋은 글과 그림들로 받아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평안케 하고 새로운 힘을 솟게 하는데, 그 중에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그림은 새가 날아가는, 하늘로 비상(飛上)하는 그림이
가장 돋보인다. 개인과 가정 그리고 국가적으로 飛上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하늘을 날아가는 새를 보며 고대 사람들도 하늘을 날아보려는 꿈을 가졌으리라 짐작된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이카루스는 새의 깃털을 밀랍으로 붙여서 만든 큰 날개로 크레타 섬을 탈출한다. 이카루스는 하늘을 나는 것에 정신이 팔려 아버지의 충고도 잊은 채 높이 날아오르다 결국 밀랍이 녹아서 추락하여 죽고 만다.
굳이 신화가 아니더라도 인간들은 오래 전부터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어 했다. 유명한 화가이자 발명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새를 해부하여 날개를 스케치하기도 했는데, ‘새는 수학적 원리에 의하여 움직이는 기구이며, 사람 능력으로 이를 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스케치-국립항공박물관 소장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스케치-국립항공박물관 소장

그 후 많은 사람들이 새의 날개 모양처럼 만들어서 팔에 끼우고 절벽에서 뛰어내렸지만, 한 사람도 성공하지 못했다. 1742년 박크빌 후작은 팔에만 날개를 붙이지 않고 다리에도 날개 모양을 붙여서 시도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나중에서야 밝혀진 사실이지만 새는 자기 몸무게에 대한 근육의 힘이 사람에 비해 7~8배나 된다는 걸 그 당시는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영국의 케일리(1773-1857)는 새가 날갯짓을 하지 않고도 날아가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새의 날개 단면이 평면이 아니고 유선형의 곡면이라는 사실에 착안하여, 새의 날개처럼 곡면으로 만든 글라이더로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1853년에 세계최초로 글라이더 비행에 성공했다. 또한 오래 날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앞으로 미는 엔진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그 당시 기술로는 비행기에 실을 만큼 가벼운 엔진을 만들 수 없었다.
오늘날 항공공학의 기본적인 원리를 대부분 완성한 케일리의 이론을 바탕으로, 독일의 릴리엔탈(1848-1896)은 날개의 원리를 개선하는 실험을 계속했다. 릴리엔탈은 글라이더를 만들어 2000번이 넘는 시험을 하다가 결국 비행 도중 추락하여 죽고 만다. 두 사람이 주목한 날개 단면의 모양은 비행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거기에 비행기가 뜨는 원리가 숨어 있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는 크게 네 가지 힘이 작용한다. 먼저 엔진에 의해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推進力)과 이를 방해하는 공기 마찰에 의한 항력(抗力)이 있다. 또 자체 무게에 의한 중력(重力)이 있고, 이것을 위로 끌어올리는 양력(揚力)이 있는데, 바로 이 양력 때문에 비행기가 뜬다. 비행기 날개의 윗면에 있는 공기는 곡면의 날개 형상을 타고 흘러 날개를 지나간 후에는 방향이 아래쪽으로 꺾여서 흐르게 된다. 이런 현상을 내리흐름(Downwash)이라고 한다. 공기가 수평으로 흐르다가 아래로 꺾인다는 것은 뉴턴의 관성법칙으로 볼 때 외부, 즉 날개로부터 힘이 가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나아가 뉴턴의 제3법칙(어떤 물체가 다른 물체로부터 힘을 받으면 다른 물체에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힘이 가해진다)에 의하면, 날개는 공기를 아래쪽으로 흐르게 하고 자신은 그 반작용에 의해 위쪽으로 힘을 받게 된다. 이같이 날개를 위로 떠오르게 하는, 위쪽으로 작용하는 힘이 양력(揚力)이다.

양력생성의 원리.
양력생성의 원리.

양력은 비행기 속도와 날개 면적에 비례하는데, 속도가 두 배 빨라지면 양력은 네 배 증가한다.  미국의 라이트 형제는 릴리엔탈이 남긴 자료로 글라이더를 제작하여 실험을 거듭한 끝에 드디어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다.
1915년 최초의 금속 비행기가 출현한 뒤 1952년에는 민간 제트여객기가 개발되어 많은 사람을 싣고 다닐 수 있게 되었으며, 2003년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첫 초음속 제트기인 T-50에 이어, 지금은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 비행기로서 지능형 자율비행과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는 스마트 무인비행기의 개발이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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