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22) 메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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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22) 메이데이~!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1.05.2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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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2001년 9월 11일, 이 날은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테러가 발생한 날이다.

총 4대의 항공기가 공중 납치되었다. 한 대는 92명의 승객을 태운 아메리칸항공 소속 AA11편 점보 여객기가 뉴욕의 최고층(110층) 건물인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 중 북쪽 건물에 충돌, 다른 한 대는 승객 65명을 태운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UA175편 여객기가 남쪽 건물로 돌진 했다. 두 항공편 모두 보스턴을 출발 로스엔젤레스로 향하던 중이었다.

또 한 대는 승객 64명을 태운 워싱턴발 로스앤젤레스행 아메리칸항공 소속 AA77편이 미 국방성 청사(펜타곤)에 충돌했다. 마지막 한 대는 승객 45명을 태우고 뉴저지 주 뉴워크 국제공

구조신호 'Mayday'가  노동절 May Day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구조신호 'Mayday'가 노동절 May Day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항을 출발하여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UA93편이 백악관을 목표로 날아가다가 펜실베이니아 외곽(피츠버그 동남쪽 130킬로미터 지점)에 추락했다고 알려져 있다.

마지막 피츠버그 동남쪽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의 마지막 구조요청이 있었을 터인데, 당연히 '메이데이(Mayday)'라는 구조용어가 포함되어 있었다.  마지막 구조요청에도 불구하고 항공기는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에서도 공격받지 않았던 미국 본토를 겨냥한 사상 초유의 동시다발적 테러였다.

(우리나라에선 '플라이트93' 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소개되었는데, 유명 배우들은 없이, 다큐멘터리식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해당 항공편 내 승객들의 심리상태와 납치범들의 초조감 등을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승객들과 납치범 간에 조종간을 차지하려고 벌이는 싸움으로 인해 추락한 것으로 그려져 있다.)


그런데 도대체 구조신호를 보낼 때 사용하는 '메이데이(Mayday)'라는 용어는 무슨 뜻일까?

◇’May Day’와는 전혀 무관한 말

얼핏 '도와달라, 살려달라' 라는 뜻인 것은 같은데, 그렇다면 세계적인 노동절을 의미하는 메이데이란 용어와는 무슨 관계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구조신호인 '메이데이(Mayday)'와 '노동절(메이데이, May day)' 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노동절을 의미하는 'May Day' 는 1886년 5월 1일에 미국 시카고의 해이마켓에서 일어났던,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하기 위해 총파업을 시도했다가 경찰의 총격으로 희생당한 노동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이를 세계 각국에 널리 전파하기 위해 이 날을 세계 노동자의 날로 지정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응급 구조용어인 '메이데이(Mayday)'는 1923년 런던의 크로이든 공항의 항공 무선사였던 프레드릭 스탠리 먹포드(Frederick Stanley Mockford, 1867-1962) 가 착안해낸 것으로, 항공기 위급상황 시, 조종사나 지상 근무자 모두에게 응급상황임을 알릴 수 있는 용어를 고민했는데, 이 호출신호가 바로 메이데이(Mayday)라는 콜사인(call sign)이었다.

최초에는 당시 항공 교통량이 많았던 영국 크로이든(Croydon) 공항과 프랑스의 부르제(Le Bourget) 공항 구간에서만 사용되었던 것이 점차 그 활용이 확대되어 전 세계 항공교통의 보편화된 용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물론 현재에는 항공교통 뿐만 아니라 선박이나 기타 교통편의 위기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일반화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이 '메이데이(Mayday)' 라는 표현은 프랑스어의 '메데(m'aider)' 에서 기인한 것으로 '도와줘(help me)'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발음 상 '메데'와 비슷한 용어를 英語化하다보니 'Mayday' 라는 단어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지금이야 상황이 많이 변하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언어 중 하나가 프랑스어였던 이유로, 또 한 가지는 영국 – 프랑스 간 항공 교통에서 양쪽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강구하다보니 프랑스어에서 적당한 용어를 선택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 응급 구조신호인 '메이데이(Mayday)'를 호출하는 방법은 같은 용어를 3차례 반복하도록 되어있다. “Mayday” “Mayday” “Mayday”
일반적으로 응급 구조신호를 의미하는 메이데이는 'Mayday' 식으로 한 단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May, day 등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 
반면 노동절을 의미하는 메이데이는 'May Day' 식으로 단어별로 의미가 있는 것이므로, 띄어 써야 맞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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