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터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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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 지킴이'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1.08.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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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식 전 대기고 교사
허태식 전 대기고교사
허태식 전 대기고교사

6시 40분 KBS-FM 클레식 음악과 함께 초가을 상큼한 아침 공기와 함께 일터로 달린다. 아침 7시부터 8시까지 대기고등학교 정문에서 교감, 학생부장과 함께 교통지도 및 등교지도 일을 시작하면서 생동감을 느낀다. 시내버스나 통학버스로 등교하는 학생들, 자가용으로 등교하는 학생들 모두 내 앞을 지나간다.

특이함을 느낀 것은 작은 모닝으로 등교하는 학생과 최고급 벤츠로 등교하는 학생까지 다양하게 있는데 그들의 인사 태도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차종에 관계없이 어떤 학생은 멀리서도 인사하고, 어떤 학생은 바로 앞에서 쳐다보면서 그냥 지나간다.

또 어떤 아이는 고개를 들지 않고 지나간다.

상담심리학을 좀 공부한 나의 관찰로는 멀리에서도 인사하는 아이는 행복해 보인다.

나 또한 그런 아이와 눈빛을 교환하면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

마주 봐도 그냥 지나가는 아이를 보면 예전 같으면 지도했겠지만 그러려니 하거나 내가 먼저 인사한다.

고개를 들지 않고 가는 아이는 말없이 어깨를 다독여 주기도 한다.

교통지도 업무가 끝나면 현관에서 코로나 체크 안내하고 때로는 예전 후배 선생님들과 대화하거나 가끔 학생들과 대화한다

교사가 되기 전 다양한 직업과 사회를 경험했고, 담임교사, 학생부장, 상담부장 등의 경험은 특별한 개성을 가진 학생이나 후배 선생님들과의 대화에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이렇게 6시간을 보내고 퇴근하면 하루가 행복하다.

돈 때문에 이 일을 하기보다는 절실히 원해서 학교에 나온다

돈은 내가 욕심내지 않고 살 만큼은 된다.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강인한 체력과 가장 낮은 자세로 경험을 살려 손자 같은 싱그러운 청소년들을 마주하는 일은 신이 나에게 준 축복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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