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 (27) 하늘의 자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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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 (27) 하늘의 자유(2)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1.08.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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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자유
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하늘의 자유를 분류하면서 제1/2자유는 영공통과권으로 상업성이 없는 형태이고, 3/4/5자유는 운수권으로서 본격적인 상업운송형태인 국제선 직항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제3/4자유는 자국과 상대국간 여객과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권리로서 상업운송에 적용 되는바 국가간 협정으로 규제되며, 기본적으로 항공당국끼리 협의하여 어디서 어디까지 몇편(便)을 운항할 것인가에 대한 것을 일일이 규정하며 항공사는 이에 따른 당국의 면허를 받아 운항한다. 각각을 분리하면 편도 비행이지만, 갈 수만 있고 올 수 없거나, 올 수만 있고 갈 수 없는 것도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제3, 제4자유는 보통 하나로 취급된다.

하늘의 자유 3/4
하늘의 자유 3/4

국가간의 협정으로 확보된 항공노선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정부) 내에서의 조율이 필요하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이 태어나기 이전에는 대한항공이 근 20년동안 단일 국적항공사로서
국내선은 물론 국제선 운항을 독점하였으나 1990년 1월 색동날개를 입힌 아시아나항공 비행기가 서울-동경 구간을 취항하게 되면서 정부(당시 건설교통부)에서는 운수권을 배분하는, 즉 국제노선 배분에 대한 새로운 항공정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국제.국내 항공시장을 100% 선점하여 盛業(성업)중이었기 때문에 빼앗기는 형편이었고, 제2민항인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누에가 뽕잎을 갉아 먹듯이 야금야금 빼앗아오는 입장으로서 정부를 향한 로비활동이 치열하게 진행 되면서 World-Wide 항공사로 자리를 굳혀왔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저비용항공사가 출현하면서 정부로서는 공정한 노선배분과 안전운항에 대한 정책을 더 강화해 나갈 수 밖에 없었으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및 산하 기관에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면서 항공노선 배분정책에 대한 발빠른 움직임이 느껴지고 있다.
 코로나와 국내 항공빅딜과 관련하여 항공사별 노선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항공 운수권 평가지표'에 대한 개선의 움직임이 시작 되었다.
8월 10일자 [파이낸셜 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국적 대형항공사 통합과 코로나19로 인한 여객수요 감소 등 항공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정부가 운수권 배분 평가지표 개선을 위한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중국, 호주 등 非항공자유화 노선에 할당된 운수권 확보를 위해 항공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만큼 개선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규칙 평가지표' 개선을 위한 의견수렴 및 검토를 진행 중이다. 연구원 측은 이미 항공사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한 상태다. 운수권은 외국 정부와의 항공 회담을 통해 항공기 운항 횟수를 정하고 그 횟수 내에서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관광·비즈니스 수요가 많은 노선의 운수권을 배분할 때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직접적인 수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항공교통심의위원회가 매년 2월 전년도 항공 회담에서 합의된 운수권을 항공사에 배분된다. 이때 평가지표를 기준 삼아 항공사를 평가한다. △안전과 보안(35점) △이용자 편의(20점)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25점) △공공성 제고(20점) △인천 환승 기여도(10점) 등 5가지로, 총 110점 만점이다. 항목마다 세부 지표를 평가해 점수순으로 배분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이 이뤄지는 만큼 양사에 몰린 운수권을 분배하는 효과를 내는데 초점을 두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뿐만 아니라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LCC까지 합병을 앞두고 있다"며 "이들 회사에 운수권이 몰리지 않도록 기준을 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밖에 △인바운드 수요 창출 △네트워크 확장성 △서비스 차별화 △항공시장 기여도 △업계 경쟁성 등 평가요소 도입 및 강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제철 한서대학교 교수는 "운수권 배분 정책은 국가 항공정책의 중요한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항공산업 경쟁력은 국가 항공정책 방향에 따라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산업의 대외환경이 변화하고 국내 항공산업 구조개편이 진행됨에 따라 평가지표 개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펜데믹이 종식( or With corona)이 되어 전 세계 공항에서 잠자는 비행기들이 시동을 걸어 하늘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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