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 (29)하늘의 자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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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 (29)하늘의 자유(3)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1.10.1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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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자유(3)

■ 제5자유 - 노선구조의 다변화  이원권- 

문영헌 국장
문영헌 국장

항공사 실무에서 3/4자유 노선을 그냥 "똑딱노선"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출발지와 목적지만을 직항으로 왕복하는 노선을 말하는 것이죠. 최근 항공사의 노선들을 보면 대부분 똑딱노선인데, 일부 항공사는 항공당국으로부터 중간지점이나 이원지점 운수권을 받아서 제5자유 운수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아시아나항공은 서울-방콕-싱가포르 왕복 노선을 취항한 바 있다.
이 때 제5자유 운수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서울->방콕, 서울->싱가포르 손님도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다. 방콕공항 도착했을 때는 방콕->싱가포르 손님이 터미널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탑승하여 효과를 본 적이 있다. 만약에 제5자유 운수권이 없다면 방콕행 손님이 내린 자리는 모두 비운 채로 가야하므로 효율적이지 못하며 서울->싱가포르 손님도 당연히 방콕에서 내려야 한다.
예전에 한국-동남아 항공회담에서 협상이 결렬되었던 주요 쟁점은 우리나라는 3/4자유 운수권 증대를 원하는 반면, 동남아 항공사는 우리나라를 거쳐서 미국으로 가는 제5자유 운수권(이원권)을 원했기 때문에 협의가 쉽지 않았었다. 최근에는 동남아에서도 미국으로 논스톱으로 갈 수 있는 항공기재들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중간기착 없이도 손님을 목적지에 모실 수 있게 되었고, 제3국간의 영업력을 고려할 때 코드쉐어 (code share)또는 얼라이언스(alliance)로 대체 되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하늘의 자유. 제5자유와 제6자유
하늘의 자유. 제5자유와 제6자유

■ 제6자유가 항공협정에는 보이지 않는다?   

국제노선의 질서를 수립하기 위해 하늘의 자유를 설정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1자유부터 5자유까지 정의를 내렸다. 6자유는 여러 국가와 노선을 운영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고, 양국간 협정에서 다른 나라로 환승하는 형태까지는 간섭하지 않는다.
따라서 항공협정에서 제6자유를 정의한다거나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A국 항공사가 자신의 본진인 거점공항으로 X국에서 여행자를 모셔 온 후, 다시 Y국으로 가는 비행기로 환승하여 모시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운송형태를 항공업계에서는 제6자유라고 한다. 거점공항은 영어로 허브(Hub) 공항이라고 한다. 거점공항에서 노선이 많아질수록 자전거 바퀴의 축(hub)에서 여러 개의 바퀴살(spoke)이 이어진 모습이 된다. 그리고 환승하여 여행할 수 있는 다양한 노선구조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노선망 효과라고 한다. 
예를 들면, 아시아나항공이 서울-마닐라 노선을 개설하고, 수년 후에 서울에서 카나다로 가는 노선을 개설했을 때, 필리핀의 한 손님이 아시아나의 비행기를 타고 한국 공항에 도착한 후 아시아나의 다른 항공편인 캐나다행 비행기로 갈아타서 최종 목적지를 향한다. 이 경우 6자유 수송이 발생한 것이다.

제5자유 노선과 제6자유 수송은 단 1초 만에 구별할 수 있다.
제5자유는 편명이 하나이고, 제6자유는 두개이다.
제5자유는 항공당국에 신청할 때, 미리 정해진 노선구조로 한 개의 편명이고, 반면에 제6자유는 미리 정해 놓은 것이 아니고 여행자나 여행사가 두 개의 노선구조를 묶어서 이용하는 것으로 편명이 한 개가 될 수 없으며 두 개의 편명이 된다.
2010년대에 들어 한국에 취항한 중동 항공사의 제6자유 수송은 87%에 달한다고 한다
중동 항공사의 저가 공세에 한국 탑승객 수가 급증하였다. 중동 항공사를 대표하는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에티하드항공 등 3사는 인천공항에서의 유럽행 승객들에게 “4~6시간만 공항에서 대기하면 한국 항공사의 절반 가격으로 유럽에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두바이, 도하 등 중동 공항의 최신 시설 덕에 환승객이 불편함을 못 느끼게 하면서 중동 항공사로 손님을 유도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항공의 경우 제6자유 수송은 회사 생존을 위한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도시국가 특성상 국내선은 없으며, 국제선도 자국발 수요에 기댈 수 있는 부분이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양주-유럽, 동북아-동남아, 동남아-미주 등을 연계하는 항공노선을 통해 성장해 왔기 때문에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동남아의 주요 허브공항으로 발전했던 것이다.
중동공항 또는 창이공항, 인천공항처럼 환승승객을 중요시 하는 공항은 터미널 내 샤워시설,
영화관을 설치하거나 편하게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9월1일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중국발 미주행 인천 환승 노선(중국→한국→미국)에서 약 1만여 명의 수요를 유치해 코로나19 상황 이후 최대 환승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월 중국 출발 승객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 이후 18개월 만에 중국 유학생들에 대해 조치가 완화되면서 해당 수요에 발맞춰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국제선 환승이 불가했던 일부 중국 항공사 및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경유 항공권 판매, 연결 탑승수속 및 수하물 연결 등 환승 인프라를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정기 운항중인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이외에 시카고에도 전세기 운항을 계획하는 등 중국발 미주행 환승객 수송에 총력을 다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미주행 환승 수요에 이어 유럽 학교로의 복귀를 준비 중인 중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중국발 호주행, 동남아발 미주행 등 다양한 루트의 환승 수요를 유치해 영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직항편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한다는 설레임에 경유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지는
추세이다. 어쩌면 외국 공항에서의 환승이 두려움도 있겠지만 잘 확인만 하면 어려움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는데, 독자들을 위한 국제선 환승 시 유의할 점 몇 가지를 짚어 본다면,

<환승시 Check – Point>
 - 경유하는 나라의 비자 필요 여부
 - 수하물을 경유지에서 Pick-up 여부
 - 환승용 탑승권 소지 여부
 - 경유지 공항 터미널 간 이동 여부 (경유지 입국수속 소요시간 등)
 - 경유지 공항 내 환승프로그램 인지 여부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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