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모이면 힘이 되어 낮은 데로 길을 열어
우리네 가슴 한 켠 유역을 다스리며
만갈래 시름도 재워 반짝이며 흐른다.
살아 한 생전 다투어 가는 녘에
때로는 갈대꽃의 샛강도 열어놓고
묵필로
긴 획을 그어
자술서를 쓰고 있는,
(나순옥, ‘강’, 전문)

강은 왜 태어난 그 순간부터 높은 곳이 아닌 낮은 곳만을 고집하는 것일까요. 모이면 그 누구보다도 힘이 큼에도 불구하고. 혹, 하늘을 품어봐 그런 것일까요. 그런 것도 아니라면 결국, 다다를 그 곳이 어디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강은 또 저렇듯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며.
(시인 송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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