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운 선생님의 아름다운 동티모르](36)폭포수 쏟아내는 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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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 선생님의 아름다운 동티모르](36)폭포수 쏟아내는 에어컨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2.02.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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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폭포수 쏟아내는 에어컨
이영운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

오늘은 한국 코이카 본부에서 김일남 팀장이 학교를 방문했다. 몇몇이 팀을 구성하여 동티모르를 방문한 모양인데 우리학교는 김 팀장과 정혜진 과장 그리고 현지 여직원 통역인 Virgilia가 함께 왔다.

교장은 여전히 코이카에서 더 많은 교사를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각과별로 보조 교사가 필요하고 태권도 지도자도 필요하다고 한다. 말 중간에 코이카 때문에 자이카 일본 봉사단원을 초청하지 못 한다고도 했다. 양심이 없는 말이다. 한국으로부터 110억원이라고 하는 엄청난 지원을 받았는데 코이카가 더 도와주지 않으면 일본에 요청하겠다는 엄포다.

동티모르 주교좌 대성당
동티모르 주교좌 대성당

내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봉사단원들이 모두 모여서 애로 사항 등을 차례로 얘기했다. 나는 대사관에서 우리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과도하게 간섭해서 우리 선생님들이 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전했다. 대사님에게도 그런 얘기를 했었다. 동티모르처럼 규모가 작은 나라에서는 대사관에서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은 아주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코이카가 파견되어 있는 나라는 코이카 사업을 대사관 사업으로 본국에 보고하고 홍보한다. 그러다 보니 코이카 사업에 시시콜콜 간섭하는 것이다. 이해는 가지만 대사관 고유 업무를 찾아서 창의성과 열정으로 추진해 보면 좋을 듯하다.

몹시 더운 오후지만 오늘도 걸어서 퇴근한다. 한 40분을 걸어야 한다. 그 정도면 꽤 운동도 될 거리다. 거리의 수많은 인파들, 강아지들, 학생들 그리고 오토바이들이 없으면 좀 더 쾌적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집에 도착하여 에어컨을 틀고 자리에 앉으니 바로 소낙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일어서서 밖을 내다 봤는데 비는 내리고 있지 않았다. 그러면 분명 집안에서 들리는 소리다. 여기저기 살펴보니 에어컨에서 물이 비오듯이 쏟아지고 있었다. 급히 에어컨을 끄고 일층 관리실로 가서 주다이(Judy)에게 상황을 알렸다. 마침 두 명의 기사(Technician)가 근무중이서 여러 가지 기구를 들고 와서 에어컨을 거의 다 분해하여 대대적인 청소를 시작했다. 30분 정도 청소 정비를 하니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우리 집 가계는 주 업종이 에어컨 설치와 정비다. 이 곳에서는 모든 집에 에어컨이 있고 또 거의 24시간 가동하기 때문에 자주 고장이 나고 먼지 등에 오염된다. 따라서 청소와 정비는 황금알을 낳는 직종이라고 할 수 있다. 에어컨 없이는 몇 시간 견디기도 힘들다. 벌써 이 곳 생활에 맞들어졌나 보다. 아프리카 세네갈에서는 선풍기 하나로 2년을 견디었는데 조금 호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축구의 신화 김신환 감독과 함께
축구의 신화 김신환 감독과 함께

축구의 신화 김신환 감독을 만나다

안전 교육 중에 김신환 축구 감독을 만났다. 휴식 시간에 이영대 자문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분이 있어서 유심히 보았다. 튼튼한 체격에 백발인 분이 혹시 그 유명한 김신환 감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서 인사를 드리니 자신이 김 감독이라고 한다. 명함을 주고 인사를 나눈 다음 사진도 한 장 남겼다.

다음 회의 순서가 있어서 모두가 자리를 뜨자 나와 김 감독만 남게 되었다. 혼자 커피 마시는 것이 쓸쓸해 보여서 벗도 하고 궁금한 것도 한두 가지 물어 보기로 했다.

몇 마디 건네지 않았는데 그 분이 말을 많이 쏟아낸다. 이 곳에 온지 17년이 되었다. 처음에 코이카 자문관으로 2년간 파견되었다. 그 때는 특별한 선발 시험도 없이 쉽게 올 수 있었다. 유소년 축구 지도를 해서 두 차례나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하여 전설을 남긴 것이다. 올해도 세계 유소년 축구대회가 한국에서 있었는데 4위를 하고 얼마 전에 귀국했다. 본인은 실업팀 대표 선수였으나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고 이곳에서 축구 지도자로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은 거의가 어떤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정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끈끈한 인간관계를 맺기는 무척 어렵다고 한다. 이영대 자문관하고는 잘 지내고 있다.

헤어져 살았던 부인도 다시 합쳐서 이곳에서 생활을 같이 했었는데 생활환경의 어려움과 특히 수입을 거의 유소년 축구 지도를 위해 써 버리기 때문에 결국 부인은 귀국해 버렸다. 아이들의 축구화, 유니폼, 식비 등 모든 것을 자신의 급료에서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 지원도 없고 이제 나이도 많이 들어 노후 걱정이 많이 된다고 한다. 수많은 아이들과 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베풀었지만 지속적으로 요구만 하지 고마워 할 줄을 모른다고 씁쓸해 한다.

자신을 위해선 돈을 쓰거나 모아 놓은 것이 없어서 낭패를 경험한 적이 많았다. 얘를 들어 아들이 한국에서 결혼한다는데 수중에 한 푼도 없었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이 이를 알고 1만 달러를 지원해 주어서 무사히 큰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정부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친구들이다. 그러나 그의 훈육 방법은 소위 스파르타 식이다. 군대식으로 가르치고 훈련시키고 벌도 준다.

얘기하면서 연이어 커피와 담배를 피운다. 혼자 힘든 삶을 살다 보니 그런 습관이 생긴듯하다. 애잔한 마음이 들었고 그의 빈 공간을 조금이라도 메워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교육’ 강의하다

오늘은 안전 교육의 날이다. 학교에 출근하여 청소도 하고 업무 점검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조금 쉬다가 티모르 플라자로 갔다. 앞으로 있을 학교 방문 시 기념품으로 제공하기 위한 탁상시계를 사기 위해서이다. 밧데리를 별도로 하고 10여개의 시계를 구입했다.

도보로 20분 거리에 코아카 사무실이 있다. 사무실과 함께 있는 라멜라우 호텔 대회의실에서 안전 교육이 있다. 그런데 회의 순서에 보니 원래 내가 진행하기로 한 교양 강좌가 빠져 있다. ‘세계 최고의 교육 - 한국’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원고랑 PPT 자료랑 만들어서 가져 왔는데 진작 프로그램 순서에 보이지 않는다. 강동현 과장에게 물어보니 듣기는 한 것 같은데 채 확인을 못하여 빼먹었다는 것이다. 90분 정도의 분량인데 한 30분 정도 중간에 시간을 절약하여 시간을 만들어 보겠다고 한다. 사실 지난주에 코이카 소장님께 내가 강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계획대로 하면 되는지 문의했었다. 소장님도 준비하라고 얘기했었다. 소장님께 물어보니 “하기로 되어 있는 것 아니예요?” 라고 오히려 반의한다. 요즘 강 과장이 혼자 많은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혼란이 오는 것 같다. 겨우 시간이 마련되었다.

'한국의 교육'을 강의하는 이영운 선생님
'한국의 교육'을 강의하는 이영운 선생님

PPT를 띄워보니 음성이 나오지 않는다. 여러 개의 동영상이 있으나 어쩔 수 없어 건너뛰고 진행했다. 주제는 ‘따뜻한 인성, 빛나는 창의’ 즉 Warm Humanity, Bright Creativity 이다. 한국의 교육에 대한 평가, 한국 발전의 원동력이 교육의 힘이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또 내가 살아오면서 실천해온 구체적 사례들, 즉 한국 최초로 전학생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 창단, 제주외국어 학습센터 설립, 제주형 혁신학교 운영 등에 대한 내용을 곁들였다.

나의 이야기를 주로 한 것은 사람 사이의 소통이란 결국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좀 자기자랑처럼 보이지만 자신을 드러냈다. 시간이 워낙 모자라고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서 아쉬웠다. 내가 한다면 사전에 모든 것을 점검하고 시운전해 보고 하는데 강 과장이 너무 바쁘다 보니 조금 허술한 진행이 되었다. 아무리 잘 준비해도 집행부가 무성의하면 성과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안전 교육에는 재난 상황 대처, 질병 예방 등이 있었고 코이카 본부의 요구 사항, 대사님의 SNS 관련 전달 사항, 단원들의 요구 사항 청취 등이 있었다. 뷔페식 저녁이 제공되었다.

고장난 수도, 벌써 2주

9시 30분에 코이카 본부에서 우리 학교 건축 공사 하자 보수 내용을 점검하기 위해서 한 분이 왔다. 인사를 건네도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18개 항목의 하자보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점검했던 자료를 그에게 제공했다. 마침 어제부터 수돗물 공급이 다시 중단된 상태다. 또 모터가 고장인 것 같다. 전 현장소장은 본부 등에서 점검이 있는 날이나 잠깐 들릴 뿐이다. 오늘도 교감이 얘기해서 도서관 천정이 깨져 있고 강당 철문이 닫히지도 않고 시건 장치도 잘 작동하지 않는 것을 얘기한다. 벌써 몇 번째 전 현장 소장에게 얘기한 내용인데 고쳐지지 않는다. 유광하 전문가도 2~30분 보고 그냥 가버린다. 점검은 계속하고 보수는 이루어지지 않으면 올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가장 긴급한 사항은 수도다. 1200 명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화장실 사용이 아주 문제다. 아쉬운대로 물통이나 바켓에 물을 길어 두었다가 사용하고 있지만 금새 없어진다. 나는 자동 펌프 가동 시키는 방법과 고장났을 때 또 수동으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교감을 비롯한 몇몇 분에게 교육시켜주도록 부탁했다. 저녁 때 유광하 전문가가 전화왔었다. 펌프는 일주일 내에 수리하고 하자 보수는 2차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앞으로도 일주일은 수돗물 없이 학생들이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

11시에 돈보스코 기술학교에서 이영대 자문관과 부인, Joseph신부님, 교장 신부, 또 한 분의 신부, 교무부장 일행이 우리학교 운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방문했다. 6개 과를 모두 안내했다. 교실과 실습실엔 아이들은 현장 실습으로 많이 비어 있었다. 사진 촬영을 많이 한다. Joseph 신부님은 이 자문관에게 돈보스코에도 코이카에서 이런 시설들을 지원해 주도록 노력하라고 부탁한다. 이 자문관이 한국에 부탁해서 이루어질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자문관은 청소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청소가 잘 안 되어서 몇 달만에 50%는 못 쓰게 되었다고 평가한다. 1년 후에는 하나도 못 쓰게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그러나 현재 고장나거나 가동이 안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또 선생님과 학생들을 열심히 잘 관리 정도 청소도 하고 있다. 그러나 성인 위주의 기술학교와는 또 직접 사업을 하며 수익을 올리는 돈보스코와는 사정이 조금 다를 수 있다. 촘촘히 안내하고 의견을 나누다 보니 1시가 지났다. 현장 확인을 마치고 교장실에 가보니 아무도 없다. 아마 점심하러 갔을 것이다.

돈보스코 요셉 신부님과 함께
돈보스코 요셉 신부님과 함께

오늘은 방문팀에게 내가 점심을 대접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자문관 얘기로는 요셉 신부님은 심장 박동기를 달고 있고 또 교장 신부는 통풍이 심해서 아무 음식이나 먹을 수 없고 알맞은 식단을 수배해야 된다고 한다.

결국 한국식당 나리스로 갔다. 오징어 볶음, 소고기 볶음, 닭볶음 요리에 밥과 국을 먹었다. 후식으로 수박과 버터 바른 떡 한 조각을 먹었는데 떡 맛이 이상했다. 결국 저녁 때 배탈이 나서 밤새 고생했다. 다른 분들은 괜찮은지 걱정이 되었다. 나는 오늘 점심밖에 먹은 게 없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떡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슬프다 기쁜 날

슬픈 날, 그리고 기쁜 날이었다. 5시에 일어나 기도하고 청소하고 시트를 꺼내서 빨래를 시작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프랑스 국영 TV인 Monde TV5를 틀어 보니 가정 드라마가 방영 중이다. 다 보고 나서도 시간이 남는다. 왜냐하면 9시 영어 미사를 보러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8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간단한 복장으로 집을 나섰는데 오늘 따라 거리가 아주 한가하다. 9시 미사에 참례하는 사람들이 지금쯤 거리를 채우고 있어야 하는데 이상하다. 내가 너무 일찍 출발했나하고 그냥 갔다. 그런데 성당 근처에 도착해 보니 교통이 통제되고 있고 성당 안은 사람들이 가득하고 마당과 거리의 도로까지 사람들이 모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7시 미사가 아직 안 끝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마이크를 들어보니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나무 그늘에 서서 그냥 참례하기로 했다. 성체 분배가 시작되어 나도 마당에서 성체를 영했다. 긴 줄을 서서 가면서 뜨거운 햇볕에 모자를 썼다. 어떤 소년이 모자를 벗으라고 한다. 나도 성체를 영할 때는 벗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긴 시간의 영성체와 공지 사항을 듣다 보니 9시가 넘었다. 나는 9시 미사가 다시 시작되려니 생각하고 기다렸다. 사람들이 모두 빠져 나가고 성당은 텅 비었다. 아무래도 무엇인가 잘 못 된 것 같다.

오늘은 예수 수난 주인 성주간의 시작인 예수님이 예루살렘 입성을 축하하는 날이다. 그래서 성지가지를 축성 배부한다. 소위 성지주일이다. 한국에서는 큰 축일이 아니어서 일반 일요일 미사로 생각했는데 이곳에서는 대축일로 지내다 보니 7시 미사를 하고 9시 미사는 없어진 것이다. 이 곳은 이상하게도 대축일 미사는 여러 대 하지 않고 오히려 7시 미사 한 대로 마친다. 수녀님께 물어 보니 9시 미사는 없다고 한다. 참으로 낙망이다.

미사에 늦어 성체는 영했지만 부활절을 기쁜 마음으로 영접하고 성스럽고 차분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시작부터 차질이 생긴 것이다. 왜 미리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는지 자책감이 밀려온다. 집으로 오다가 혹시나 해서 베코라 성당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 곳은 여러 차례 미사를 하기 때문에 혹시나 참례의 기회가 있을까 해서다. 전에는 8시 30분에 미사가 있었는데 혹시나 해서 가는 것이다. 오다가 길에서 1달러를 주고 바나나 한 손을 샀다. 집에 급히 두고 버스로 성당으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창밖을 보니 많은 신자들이 손에 작은 야자수 가지를 들고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제주도에서는 측백나무 가지를 사용한다.

시설관람중인 요셉신부님 일행
시설관람중인 요셉신부님 일행

역시 모두가 미사를 마치고 성당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성당에 들어가서 미사를 못했을 때 하는 대송을 바쳤다. 주의 기도 33번을 하면 된다. 너무 더워 땀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성당 안에는 이제 사람이 하나도 없다. 수녀님 두분과 여자 한 분이 성당 안을 정리하고 있다. 제대 앞에는 야자수 잎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예절이 끝나자 아이들이 단체로 야자수를 제대 앞에 두고 갔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나 주교좌 대성당에서는 늦은 미사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하는 것이었다. 급히 2번 버스를 타고 가다 다시 10번 버스를 타고 대성당에 도착했다. 전부터 주교좌 성당인 이 대성당 미사에 꼭 한번 참례하고 싶었는데 미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기회가 여의치 않아 한 번도 참례해 보지 못 했다. 성당 가까이 이르러 보니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있다. 늦었는지는 모르지만 끝난 것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나도 마당의 그늘에 들어가서 기다리는데 사람들이 갑자기 중앙 통로 주변으로 모여든다. 나도 발길을 중앙으로 옮겼다. 주교님이 축성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온 것이다. 주교님은 신자들이 들고 있는 야자수 잎들을 향해 계속 성수를 뿌린다. 앞으로 가고 싶은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접근할 수 없다. 이 마당에서라도 스피커로 들으면서 미사를 할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사람들이 주교님을 따라 성당 안으로 들어간다. 나도 따라갔다. 성당 안은 거의 비어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밖에서 주교님을 영접했던 것이다. 나는 거의 가장 앞 쪽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근 거리에서 주교님을 뵈오며 미사를 볼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8명의 신부와 40명의 복사가 함께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오늘은 성체를 두 번 모실 수 있었다. 신자는 하루에 최대 2번까지 영성체 할 수 있다. 천상적 성가와 장엄한 미사 예식으로 몸과 마음이 성스러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미사가 끝나고 사람들은 성상들 앞에서 촬영을 한다. 나도 사진 몇 장을 남겼다.

집에 오니 거의 1시가 되었다. 라면을 끓여 점심 겸 아침을 먹고 배추김치와 갓 김치를 담궜다. 빨래도 개고 집안도 다시 한 번 정리한다. 인터넷으로 한국 뉴스도 조금 보았다. 오늘은 황망 중에 슬프다 결국 기쁜 날이었다.

(2018년 3월 15일, 3월 16일, 3월 20일, 3월 21일, 3월 25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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