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36)헬리콥터는 어떻게 날까?
상태바
[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36)헬리콥터는 어떻게 날까?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2.03.17 2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6)헬리콥터는 어떻게 날까?
문영헌 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문영헌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일반 항공기는 활주로를 달려서 날개에서 발생하는 양력(lift)에 의해 공중으로 올라간다.
그러나 헬리콥터(이하 ‘헬기’)는 날개 대신에 프로펠러를 돌려 양력을 얻는다. 프로펠러 날개(Blade)는 항공기의 날개와 같이 유선형으로 되어 있어, 날개가 회전하면 양력이 발생해서 동체를 위로 떠오르게 한다. 동체와 거의 수직으로 놓인 축(로터 마스트)에는 용도에 따라 2-5장의 날개를 달기도 한다.<사진1>
꼬리에 달려 있는 꼬리날개(Tali Rotor)는 동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프로펠러 회전에 의한 반 작용으로 동체가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만일 꼬리날개가 없으면 헬기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게 된다.
가끔 영화에서 총격을 당한 헬기가 공중에서 방향 전환이 되

헬리콥터 날개
헬리콥터 날개

지 않아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추락하는 장면을 볼 수가 있는데 꼬리 날개가 파손되어 기능을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해병대 상륙기공대 헬기‘마리온’ 동일기종 / 소방헬기- 담수 용량이 8000L
해병대 상륙기공대 헬기‘마리온’ 동일기종(왼쪽) / 소방헬기- 담수 용량이 8000L

그러나 꼬리날개가 없는 헬기도 있는데 프로펠러를 같은 축에 2개 달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게 하여 중심을 잡고(동축 반전로터), 꼬리 부분에 엔진가스를 배출케 하거나 공기를 분출하는 NOTAR(No Tail Rotor) 방식도 있다.

산림청소속 KA-32 / 2월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 불시착한 러시아제 공격형 헬기
산림청소속 KA-32(사진 왼쪽) / 2월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 불시착한 러시아제 공격형 헬기

우리나라에서 운용 중인 러시아산 KA-32(제작회사 : 까모프)는 담수 용량이 3400ℓ(적재시간:45초)에 달하는 초대형 헬기로, 대형 산불 진화·악천후 해양 구조 작전 등에 주로 쓰인다.
지난 4일과 5일 발화하여 9박10일만에 진화된 강원도 울진·삼척의 산불 현장에서 활약을 했던 기종이다. 지난달 기준 해경·산림청·소방청·국립공원 등 정부 기관이 운용하고 있는 KA-32 헬기는 42대다. 산림청이 보유하고 있는 산림 헬기 중 KA-32는 29대로 절반이 넘는다. 과거 노태우 정부 때인 1992년 구소련에 내줬던 14억7000만 달러 규모 경협차관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돈 대신 군사장비를 받는 이른바 ‘불곰 사업’으로, KA-32헬기(까모프)가 국내에 들어왔다. 특히 산불 진화에 뛰어나다는 걸 입증하고 난 뒤 바로 많은 기종을 들여왔다. 산악 지형인 우리나라에선 프로펠러가 1개인 헬기는 기류 때문에 저공에서 위험 부담이 크고, 버킷에 물을 적재하는 작업 난이도가 크지만 까모프는 프로펠러가 2개라서 기류에 대한 안정성도 높고 적재용량과 출력 면에서도 우수하다. 버킷에 물을 실어 나르는 것 보다는 동체에 적재하여 살포하는 형식이 안전하다고 한다. 그리고 러시아제 헬기의 특성중 하나가 시베리아 기후를 반영하여 프로펠러의 날개(Rotor blade)에 방빙(防氷)장치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눈 또는 습기가 많은 겨울철 날씨로 인하여 프로펠러의 날개에 얼음이 얼게 되면 위험한 상태를 초래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 외에도 치누크처럼 프로펠러가 동체 앞뒤로 달려있는 것도 있다.
2009년에 방영된  천만관객을 동원한 한국형 재난영화 <해운대>에 등장하는 구조헬기가 2종류인데 그중 하나인 CH-47치누크가 그것이다.

CH-47 치누크
CH-47 치누크

헬기의 기동, 즉 정지하거나 상승, 하강, 좌우이동은 프로펠러 날개의 각도를 조정하여 양력의 크기를 변동시키고 꼬리날개 추력의 크기에 따라 움직이게 한다. 전진할 때는 프로펠러를 약간 앞으로 숙이고, 후진할 때는 뒤로 향하게 한다. 고속을 내기 위해서는 동체를 더 앞으로 숙인다.
조종간을 앞으로 밀면 프로펠러가 앞으로 기울게 되고 기운 각도의 분력이 기체를 전진하게 한다. 추력레버(Throtle Lever)로 프로펠러의 회전속도를 조절하며, 좌우 회전은 발로 조작하는 페달에 의하여 조종한다. 좌우페달을 조작하면 꼬리날개의 회전속도가 아닌 각도를 조정하여 꼬리날개에서 발생하는 힘의 양(量)을 조절하게 하는 것이다.

헬기가 공중에서 정지하는 것을 ‘호버링(Hovering)’이라 한다. 바람이 불지 않는 상태에서 로터(rotor)의 기울기를 수평으로 유지하면 양력과 추력의 합이 중력과 항력의 합과 같아져 제자리 비행을 할 수 있게 된다.
헬기의 호버링 기능은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이다. 공중에 뜬 채로 지상의 인력이나 물자를  실어 올려서 목적하는 곳까지 이동한다. 특히 전쟁 중에 물자공급이나 부상자 수송에 큰 역할을 한다.

헬기의 엔진은 프로펠러를 돌리게 하는 힘이다. 초창기 헬기는 단발 엔진 위주였으나, 현재는 거의 터보샤프트를 사용하는 가스터빈 기관 방식의 쌍발엔진이다. 엔진을 두 개 이상 장착한
헬기는 둘 중에 하나가 고장이 발생한다 해도 비행을 계속할 수가 있다. 비행 중에 두 개 모두가 고장 날 확률은 거의 없지만 그럴 경우에는 자동회전으로 들어간다.
자동회전은 비행기가 동력을 잃었을 때 활강비행 하는 것과 같다. 엔진이 정지 되어도 돌고 있던 프로펠러가 갑자기 멈추는 것이 아니라 회전수가 점점 감소하면서 하강되므로 최소한의 회전수가 유지되어 바로 떨어지지 않도록 자세를 조종하며 비상착륙을 할 수 있다.

헬기는 다른 항공기에 비해 속도가 느려 시속 300km 정도가 한계이다. 대형화가 어렵고 연료소모량도 많아 항속거리도 짧다. 프로펠러가 회전하는 방향은 대개 러시아제는 시계방향으로,
미국 등 서방 권은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 어느 것이 더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으며, 각각
차별화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헬기는 비행 중 갑자기 안개 또는 기상악화에 따른 사고 발생 가능성은 있으나, 비교적 안전하다.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