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37)자동비행장치
상태바
[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37)자동비행장치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2.04.15 0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7)자동비행장치(Automatic Flight Control System)
문영헌 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문영헌 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미국이나 유럽을 가기 위해 장거리 비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단거리도 아니고 14시간 이상 쉬지도 않고 비행해야 하는데 조종사들은 그 오랜 시간 작은 공간에서 어떻게 조종하고 있을까? 우리가 운전대를 잡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처럼 조종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최근의 대형항공기에는 날로 정교해지고 안전성이 높은 장비들이 장착되고 있다. 그 중에 자동비행제어장치(AFCS: Automatic Flight Control System)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항공기와 미사일 등의 진로나 비행자세를 자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장치이며, 조종사가 목적지에 관한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목표하는 지점까지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이 장비는 장거리 비행에서 조종사의 업무를 대폭 경감시켜 조종사가 안전하게 항공기를 운항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운항중인 항공기가 가장 적은 연료를 사용하여 목적지까지 비행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 중에 핵심은 오토파일럿(Auto pilot)이라는 항공기 자동조종장치이다. 새로 나오는 항공기에는 FMC(Flight Management Computer)가 있어 입력된 자료에 의해 항공기 스스로 날아가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항공기내의 컴퓨터에 목적지에 대한 자료를 넣으면 자체 데이터베이스에 의해 자기 갈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3개의 오토파일럿 컴퓨터 중 하나에만 자기가 원하는 고도, 속도, 출력(Power)등 자료를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같이 세팅되며, 항공기 스스로 상승·순항·강하한다.

항공기의 주요 장비는 공중에서 고장이 발생한다 해도 비행에 지장이 없도록 중복장치를 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가 이륙하거나 비행할 때, 착륙에 필요한 시스템은 3중으로 장치되어 있다.

전기를 만든다든지, 조종간으로 날개 끝과 방향타를 움직여주는 유압장치도 3개나 있으며, 자동 비행장치도 3개가 있어 하나가 고장 나도 문제가 없다.

항공기 조종석

만일 목적지 공항 상공에 도착하여 착륙하려고 하는데 접어두었던 랜딩기어(Landing gear:착륙바퀴)가 기계적인 유압으로 나오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조종사가 수동으로 조종석 바닥에 있는 레버를 잡아당겨 랜딩기어를 잡고 있는 문고리가 풀리도록 해서 중력의 힘으로 바퀴가 나오게 만들어져 있기도 하다.

항공기가 이륙하여 일정고도(A320인 경우 100피트, B737인 겨우 400피트)에서 오토파일럿으로 전환하면 비정상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목적지까지 미리 정해놓은 최적의 속도와 고도로 날아간다. 조종사는 이 컴퓨터가 이상 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가를 감시(watch)한다. 이 시스템이 작동되는 동안 기장은 순항중인 항공기 위치, 고도, 연료상태 등을 지상의 각 공항 관제소와 연락하면서 다소 여유로워진다. 장거리 비행 시는 교대조(交代組)도 함께 탑승한다.

목적지에 도착한 항공기는 공항의 계기착륙장치(ILS: Instrument Landing System)의 전파(공항 활주로 주변과 항공기의 접근 경로에 ‘비콘’이라는 발신 장치를 설치)와 항공기의 오토파일럿을 접목시켜 컴퓨터에 의해 항공기 진입방향과 강하고도가 자동적으로 조종되어 정확하게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게 한다.

조종사들은 ILS와 자동비행장치가 작동하는 동안에는 오차를 조정해주는 것 외에는 특별히 할 일은 없다. 그 동안 조종간을 잡지 않은 조종사는 ⓵어프로치, ⓶타워, ③그라운드 순으로 주파수를 바꾸면서 관제탑과 계속 교신한다.​ 관제탑에서는 몇 번 활주로, 랜딩 타이밍 등 조종사가 안전히 비행기를 착륙시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준다.

이 시스템을 자동착륙장치(Auto Land System)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동착륙을 위해서는 항공기의 성능, 공항시설과 조종사의 비행자격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이 요건이 갖추어지면 특히, 기상이 좋지 않은 경우 안전을 위해 자동 착륙을 권장하기도 한다.

착륙할 때 가장 큰 부담을 받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랜딩기어이다. 랜딩기어는 고도를 낮추는 동안 미리 밖으로 내놓는데, 시속 수백 km의 속도로 움직이는 상태에서 갑자기 활주로에 닿아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기 때문이다. 이 충격을 견디기 위해 대형 항공기의 타이어에는 승용차 타이어의 6~7배에 달하는 압력의 질소가 채워져 있다. 또한 착지하는 순간 타이어 표면의 온도가 150~200도까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비행기용 타이어는 열에 강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항공기의 속도가 충분히 느려지면 마침내 랜딩기어의 브레이크를 이용하여 완전히 정지할 수 있다.

자동착륙장치는 활주로에 접지하기 전 기수를 약간 들어 랜딩기어가 먼저 지면에 닿게 하는 flare 조작도 척척 잘 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착륙 중 위험하다는 측풍까지도 미세한 조종으로 자동 착륙이 가능하게 한다. 이와 같이 자동착륙장치는 조종사를 도와 안전운항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여 그 역할이 더욱 더 커질 것임은 분명하다.

착륙중인 항공기

그러나 모든 항공기가 자동으로 착륙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기종은 최종 접근코스에서 수동으로 전환하여 기장이 직접 조종하여 착륙하기도 한다.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거나, 비정상적인 돌발상황이 발생하여 부득이 수동으로 착륙해야할 경우를 대비하여, 실제 비행 중에서 상황이 허락되는 범위 내에 수시로 수동 착륙을 수행함으로써 우수한 조종 기량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륙할 때는 아직 자동이륙 장치가 없으며, 전적으로 조종사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