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일본아리링] (43) 우크라이나와 고전 명작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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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일본아리링] (43) 우크라이나와 고전 명작 ‘해바라기’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2.04.1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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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우크라이나와 고전 명작 ‘해바라기’
재일작가 김길호선생
재일작가 김길호선생

영화 ‘해바라기’ 시작과 함께 스크린 가득히 펼쳐지는 해바라기. 광활한 대지에 넘실거리는 황금빛 해바라기꽃들과 애잔하게 흐르는 주제곡 “LOSS OF LOVE’ 음악의 선율의 하모니는 한 순간에 관객들을 사로잡고 압도한다. 영화 촬영지는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꽃밭이었다.

1970년도에 개봉된 이탈리아 영화 ‘해바라기’가 지금 일본에서 재방영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반전 영화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1일, 러시아를 비난하고 영화 방영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한다는 취지에서 영화 배급회사가 일본 3개 극장에 방영을 요청했었다. 이 사실을 트위터에 알리자 전국에서 방영 희망이 쇄도해서 지금은 80개 극장에서 방영하고 있다. 한국 공개는 1982년도였고 일본은1970년도였다.

영화 '해바라기'에서 죠반나 역 소피아 로렌이 그의 옛 애인 안토니오가 전사해 묻혔다는 소련의 해바라기 만발한 천국을 방문했지만~
영화 '해바라기'에서 죠반나 역 소피아 로렌이 그의 남편 안토니오가 전사해 묻혔다는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 만발한 공동묘지를 방문했지만~

 

해바라기 영화 화제를 TV와 신문이 보도하자 관객은 더 늘어났다. 필자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해바라기는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소련 3개국의 합작영화인데 작품으로서도 뛰어났지만, 민주 진영의 영화가 소련에서의 촬영은 처음인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이탈리아의 톱스타 소피아 로렌과(1934~)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1924~1996. 72세), 그리고 소련 영화 <전쟁과 평화>에서 유명해진 러시아 여배우 류드빌라 사벨리예비가 출연했다.

영화는 화면이 바뀌면서 젊은 연인이 해변가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안토니오(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와 죠반나(소피아 로렌)였다. 정열적인 사랑을 나누지만 현역 군인인 안토니오와의 만남은 한정되었다. 결혼을 하면 14일간의 휴가를 더 받을 수 있어서 서둘러 결혼을 한다. 그래도 헤어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안토니오는 정신착란증세 병환자로 가장한다. 그러나 그의 행위가 탄로나자 그는 가장 위험한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파견된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이탈리아와 소련은 적대국으로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당시 소련 사회주의 국가였으나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 전쟁이 끝나고 전선에서 귀국하는 군인 중에 안토니오는 없었다. 날마다 군인들이 귀국하는 밀라노역에서 죠반나는 기다리지만 안토니오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죠반나는 안토니오 전사 통지서를 받는다.

죠반나는 그 사실을 믿지 않고 그래도 안토니오 사진 한 장을 들고 역에 나간다. 그곳에서 안토니오와 같은 부대에 있었다는 전우를 만난다.

우크라이나 전선의 엄동설한의 눈보라 속에 낙오되어서 그 후는 모르겠다는 것이다. 죠반나는 안토니오를 찾기 위해 소련으로 가기로 결심을 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차를 타고 소련 모스크바를 걸쳐서, 우크라이나까지 찾아 갔다.

이 해라기밭은 전쟁 당시, 이탈리아군과 러시아군, 그리고 민간인들까지 포함해서 죽어간 시체들을 매장한 곳이라고 위령비 앞에서 같이 간 외무성 직원의 설명을 듣는다. 그곳이 영화 첫 장면에 나온 해바라기밭이었다. 그래도 죠반나는 포기하지 않고 안토니오 사진을 들고, 그 부근의 마을마다 돌아다니면서 찾는다.

안토니오는 살아 있었다. 낙오가 되어 눈 속에 파묻힐 때, 마을 아가씨가 발견하여 자기 집까지 힘겹게 양다리를 붙잡고 끌고 와서 살렸었다. 그리고 기억 상실증에 걸렸던 안토니와 결혼한다. 마샤(류드빌라 사벨리예비)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귀여운 아기까지(소피아 로렌의 둘째 아들임)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안내로 안토니오 집을 찾은 죠반나는 마샤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눈물을 참으면서 묵묵히 듣는다.

직장에서 퇴근을 하고 열차로 귀가하는 안토니오를 만나기 위해 죠반나는 마샤와 함께 역으로 갔다. 동상의 후유증으로 약간 발을 절뚝거리는 안토니오를 만난다. 깜짝 놀란 안토니오가 죠반나에게 다가설 때, 죠반나는 막 떠나려는 열차에 뛰어 올라 타고 이탈리아로 돌아온다.

그후, 마샤의 배려로 안토니오는 죠반나를 만나기 위하여 이탈리아로 온다. 죠반나는 만나기를 거부하다가 결국 만난다.

영화 '해바라기'에서 안토니오(마르첼로 마스토로얀니)와 죠반나(소피아 로렌).
영화 '해바라기'에서 안토니오(마르첼로얀니)와 죠반나(소피아 로렌).

실의 속에 빠져 있던 죠반나도 결혼을 해서 아이 하나가 있었다. 서로의 삶의 세계가 전쟁으로 상상 이상으로 바꿔져버렸다. 안토니오는 밀라노역에서 죠반나와 헤어져서 소련(러시아)으로 돌아간다. 그 모습을 죠반나가 울면서 배웅하는 장면과 애절한 멜로디의 주제곡이 어우러지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불 꽃 같았던 사랑의 애증 속에 갈등하는 죠반나. 숙명적인 일상을 위해 사랑을 남겨두고 모스크바행 열차를 타는 안토니오와 보내는 죠반나.

그리고 돌아올 것을 굳게 믿으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모습 속에 옛 연인을 찾아가라는 마샤의 배려와 지고한 사랑. 50년이 지난 오늘도 ‘해바라기’ 영화는 몇 번을 보아도 우리들의 심금을 울리게 한다. 우크라이나의 국화(國花)는 해바라기이다.

4월 11일(월) 오후 5시부터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한국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24번째 외국 국회의원 연설(유엔 포함)이었는데 참가 의원은 50명에 불과했다. 남은 240여명의 의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

일본 국회의원을 향한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은 3월 23일(목) 저녁에 열렸는데. 기시다 수상을 비롯해서 중·참의원 500여명이(정원 710명) 참가했다. 호소다 중의원 의장의 모두 발언이 있었고, 연설 후에는 산도오 참의원 의장의 인사도 있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의식해서 노란 투피스 의상을 입고 있었다.

6.25동란 때, 대한민국은 외국의(유엔)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고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 때의 한국 국회의원들의 모습과 행동은 “한국 국회의원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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