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즐기고 비만율 높은 제주도민, 간염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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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즐기고 비만율 높은 제주도민, 간염 주의해야"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2.08.0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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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소화기내과 임영협 과장 세계 간염의 날 기고
바이러스성 간염 예방 접종 필수…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대사 질환 예방해야
임영협 한국병원소화기내과 과장
임영협 한국병원소화기내과 과장

지난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HBV)를 발견하여 1976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바루크 블룸버그 박사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에서 그의 생일을 기념일로 제정했다.

국내에서 매년 수많은 간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다. 특히 제주도민은 간염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인 바이러스성 간염과 더불어, 알코올성 지방간염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위험 또한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 간암 원인 되는 B형·C형 간염, 만성화 막으려면 예방접종 필수

간염은 어떠한 원인에 의해 간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간염의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이며, 발견 순서에 따라 이름 앞에 알파벳을 붙여 A~G형으로 구분한다.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간염은 A형, B형, C형이다. A형 간염은 환자의 분변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로 인해 감염된다. A형 간염은 대부분 완전히 회복해 만성화되지 않는다. 약 2~4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권태감, 근육통, 식욕감퇴, 구역 및 구토, 피로, 짙은 갈색 소변, 황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세계 간염의 날
세계 간염의 날

B형과 C형 간염은 혈액을 매개로 감염이 이루어진다. 오염된 주사기 및 도구 사용, 성적 접촉, 오염된 혈액의 수혈 등이 주요 감염 경로다. 만성으로 진행되어 간경변, 간암 등 간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약 3%가 B형 간염을, 약 1%가 C형 간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잠복기가 길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이미 만성화 된 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주한국병원 소화기내과 임영협 과장은 “최근 B형 간염은 신생아 출산 과정 중 산모에 의한 수직감염이 약 90%에 해당한다. 이는 산전 검사를 통한 예방 접종으로 대부분 막을 수 있다. 아직 백신이 없는 C형 간염도 2015년 신약 개발로 치료 성공률이 90%에 달한다.”라면서 “감염 후 무증상으로 질환을 인지하지 못해 방치하면 만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항체 검사와 예방접종,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 술 즐기고 비만율 높은 제주도민, 지방간염 위험 높아

한편 제주도민은 음주를 즐길 뿐만 아니라 비만 및 당뇨병 등 대사 질환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방간으로 인한 간염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지역 사회 건강 통계에 따르면, 제주도민의 월간 음주율은 55.7%로 전국 2위, 고위험 음주율 13.0%로 전국 2위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월간 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의 분율이고, 고위험 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남자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7잔 이상(또는 맥주 5캔 정도), 여자는 5잔 이상(또는 맥주 3캔 정도)를 주 2회 이상 마시는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또한 제주도민 중 36%가 비만으로 17개시도 중 비만율 1위로 나타났다. 30세 이상에서 당뇨병 진단 경험률 역시, 2019년 5.7%에서 2021년 7.3%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도한 음주는 간에 지방을 축적시키고 간세포를 파괴하며, 염증 반응을 일으켜 간 기능을 저하시킨다. 알코올을 간에서 분해하는 과정에서 아세트 알데하이드라는 독소가 생성되는데, 이 독소의 일부가 중성지방의 상태로 간에 축적되어 지방간을 유발하게 된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간세포가 손상을 입어 염증 징후가 동반되고, 장기화되면 만성 간염, 간경변으로 발전해 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음주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게서 지방간이 생기기도 한다. 지나친 영양 섭취와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과도한 중성지방이 간에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그것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대사질환과 관련이 깊다.

제주한국병원 소화기내과 임영협 과장은 “최근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증가하면서 비알코올성 간질환의 위험도 간과할 수 없게 됐다.”라면서, “제주도민의 간 건강을 위해 금주는 물론 운동과 식습관 교정을 통한 체중 감량이 절실하다. 운동을 통해 체중 감량을 하면 지방간과 간섬유화를 비롯해 대부분의 지방간염 관련 조직이 호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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