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 (1)세네갈에서의 행복한 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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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 (1)세네갈에서의 행복한 두 해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2.08.3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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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Jean Diouf) 선생님의 세네갈 교육부 교육정책자문관의 교육봉사 체험 기록
이영운(Jean Dioup) 선생님
이영운(Jean Dioup)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이 동티모르에서의 헌신적인 해외봉사활동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는 문해율이 50%대에 머무르는 서부 아프리카의 중심국인 세네갈에서의 해외교육정책 자문활동을 소개합니다. 이영운 선생님은 제주경제일보에 ‘아름다운 동티모르(Capas Timor-Leste)’란 제목으로 동티모르 교육부 교육정책자문관으로 활동한 내용을 44회에 걸쳐 소개했습니다.

이영운 선생님은 40여년 중등학교에서 제주교육발전을 위해 헌신하다 정년퇴직 후 세네갈(14년7월~16년7월)과 동티모르(17년8월~18년7월) 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으로 3년여 동안 해외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이영운 선생님은 이들 나라 교육부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파견한 교육정책자문관으로 해외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이영운 선생님은 동티모르에서의 해외봉사활동 내용을 묶어 『떠오르는 태양 아름다운 동티모르』란 제목의 단행본을 출간해 감명 깊게 읽은 많은 독자들로부터 숭고한 교육자로서 존경받고 있습니다.

이영운 선생님(영어)은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등을 역임했고 시인, 수필가로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세네갈 유아교육청장과
세네갈 유아교육청장 및 교육부 고위직원들과 업무 협의.

세네갈에서의 행복한 두 해

축구를 무척 사랑하는 서부 아프리카의 중심 국가인 세네갈에서 두 해 동안 생활했다. 처음 왔을 때는 무더운 날씨, 생소한 언어, 이질적 문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 KOICA)에서는 이곳에 정착하여 안정되게 생활하도록 주거, 건강, 안전 등을 효과적으로 지원해 주었다.

내가 근무했던 곳은 세네갈 교육부 유아교육청이다. 교육부에서 별도로 떨어져 나와 있는 사무실이다. 유아교육청장인 Ousmane Diouf는 성격이 온화할 뿐만 아니라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다. 유아교육청을 잘 관리하고 있으며, 내가 필요한 것은 무엇이나 잘 안내해주고 지원하고 도와준다. 그래서 사무실 근무에도 별 무리 없이 잘 적응하고 근무하게 되었다. 그리고 세네갈 사회와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축제 때 마다 집으로 초청했다. 나는 그의 가족이었다.

KOICA 자문단에게는 일반적으로 근무처에서 특별한 업무를 부여하지 않는다. 스스로 계획하고 상황을 판단 분석하여, 필요한 일을 하고 또 제안, 분석, 추진하게 된다.

나는 그 사이에 전국에 있는 60여개의 유치원, 초중등학교를 방문했다. 또 20여개의 유엔 산하 국제기구 및 교육관련 기관 등을 찾아다녔다. 현장 방문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네갈 유아 교육이 필요로 하는 내용이나 지원 사업 등을 탐색하고 정책을 제안해 왔다.

세네갈의 15세 이상 인구의 문해율은 2011년 기준 52.1%이다. 이는 2002년 39.3%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그 중 남성의 비율은 66.3%. 여성의 비율은 40.4%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네갈은 2025년까지 영유아 보호 및 유치원 취학을 50%까지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2018년까지 초등학교 취학률 98%, 이수 비율 96%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를 위하여 2013-2025년 교육과 직업훈련을 위한 전략계획(Programme d'Amélioration de la Qualité, de l'Équité et de la Transparence du Secteur de l'Éducation et de la Formation; PAQUET)을 수립하여 국가개발계획인 PSE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이 전략계획을 통해 모든 어린이에게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 사회적, 지역적, 성별 그리고 교육 인프라 및 인적 자원의 불균형을 고려하여 균등한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세네갈은 2005년 이후 매년 정부예산의 40%를 교육 분야에 배정하고 있다. 특히 초등교육 등록률에 있어서 괄목할 만한 성장(69.4%→82.5%)을 이루었다. 그러나, 도-농간 교육격차 감소, 남녀 아동 간 교육 불평등 문제, 교육의질 제고, 적정교사 수 확보 등 미결 과제들이 존재한다. KOICA와 세네갈의 여러 가지 협력 사업은 이제 완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2015년에는 세네갈이 중점협력국가로 지정되면서 지원과 협력은 계속 증가하게 될 것이다.

유치원을 방문하여 협력 학습활동
유치원을 방문하여 협력 학습활동

그 사이 내가 교육현장의 관찰을 통해 느낀 점들을 몇 가지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 인프라의 열악함이다. 특히 사립학교를 제외한 공립학교의 경우는 설립 후 지속적인 유지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더위, 병충해, 자연 재해 등에 효과적으로 보호막을 이루어주지 못하고 있다.

둘째, 교육 기구와 자료가 모자라다. 가장 기본적인 교수 도구인 칠판은 너무 낡았고 또 칠판을 물로 지움으로써 수업 시간이 많이 낭비되고, 흐름이 끊기고 있다. 또한 책걸상은 워낙 낡고 훼손되어 학생들이 제대로 쾌적한 상태에서 수업받기가 불가능하다.

셋째, 수업 자료의 부족이다. 수업 내용을 뒷받침하는 적절한 교수 학습 자료가 필요한데 이런 자료들을 거의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넷째, 교사들의 수업 기술 연수가 필요하다. 선생님들은 주기적으로 심도 있는 연수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밖에도, 학부모의 관심과 지원, 교사의 근무여건 개선, 체계적인 학교 평가, 주기적인 교육과정 개편, 월간, 주간, 일간 교수학습 계획표 작성, 교사와 학교 경영자의 책무성, 교육 행정기관의 정기 장학지도 등이 필요하다.

그 사이에 세네갈의 교육 현장의 관찰과 교육자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했다. 그 결과 세네갈에는 가장 기초 기본 교육의 기반이 되는 ‘유아교육체험학습센터’의 건립이 절실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유아교육체험학습센터’ 프로젝트를 완성하여 KOICA에 제출했다.

세네갈에는 유아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 지원할 교원의 연수-교육 및 유아의 체험학습 전문기관과 공간이 거의 없다. 아프리카 최대의 ‘유아교육체험학습센터’ 의 설립으로 세네갈 및 수도 다카의 모든 유치원, 유아, 학부모, 교원을 대상으로 우수한 프로그램과 좋은 환경을 기반으로 한 체험학습을 제공하게 된다. 이 센터가 설치되면 세네갈 유아들에게 행복교육의 요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세네갈 아이들에게 그리기 지도.
세네갈 아이들에게 그리기 지도.

유아를 위한 다양한 체험학습 제공, 교육 선진 유아교육 방법 연수, 국가의 정체성 확립, 효과적인 교재 교구의 보급을 통해 21세기 세네갈 및 아프리카의 유아 교육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예산 FCFA 7,500,000,000(150억원) 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세네갈에서의 2년은 나에게는 너무도 뜻 있고 보람찬 시기였다. 한국에서 40년의 교육자 생활을 했었다. 나의 경험과 세네갈의 현실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정책 제안을 해 왔는데, 세네갈의 교육과 어린이들의 미래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다면 나로서는 더 없는 보람이며 영광일 것이다.

가족과 오래 떨어져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가족들은 내가 이 먼 곳에서 잘 근무할 수 있도록 나를 잘 이해해 주었다. 앞으로 2년여에 걸쳐 아프리카의 작은 별 세네갈에서 좌충우돌하던 생활 체험을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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