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 일본아리랑](59) BTS(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법 개정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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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아리랑](59) BTS(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법 개정 지지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2.09.0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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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BTS(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법 개정 지지
재일작가 김길호선생
재일작가 김길호선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은 6개월이 지나면서 장기전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가족들의 이별 모습은 가슴 아프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한다. 발사되는 미사일의 영상 목표물에는 많은 사람의 죽음의 희생이 따르고 있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부조리 속에서 날마다 TV에서 그 영상을 보고 있다.

무모한 전쟁 속에서 피난하는 우크라이나 가족들은 생이별 속에서 남성은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가족들을 슬픈 웃음 속에서 배웅하고 있다. 어쩌면 그 이별이 생의 마지막 갈림길이 될지도 모르기에 보고만 있는 우리들 가슴을 더욱 미어지게 한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8월 23일 기한을 맞는 러시아 군사침공으로 발령 중인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11월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8월 12일 의회에 제출하였다. 그 법안에는 18세부터 60세까지의 남성의 출국 제한이 포함되었다. 침략전에서 국가를 지키기 위한 병력 자원의 확보였다. 어느 누구도 이 총동원령에서 예외는 없었다.

52년 전인 1970년 5월 징집 영장을 받고 필자는 육군에 입대했다. 1973년도에 제대할 때까지 각종 훈련이나 정훈 시간 때마다 교관이나 상관에게 이스라엘 국민의 애국정신과 군인정신을 들어왔다.

‘중동의 <6일전쟁>은 많은 신화를 낳았다. 아랍의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등의 대 연합군을 소국 이스라엘군이 6일 전쟁 속에서 대승리를 거두었다.’

“소국 이스라엘군이 대연합군을 상대로 이겼다는 신화보다 더 뛰어난 신화가 있다. 외국에 살고 있던 이스라엘 국민들이 국가 수호를 위해 스스로가 앞다투어 귀국해서 이 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외국에 살고 있던 국민들이 고국의 전쟁 참전을 위해 스스로 귀국하여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역사는 인류 전쟁사에 없었던 일이다. 이것은 군인의 귀감으로서 영원히 기록될 것이며 이 군인정신을 우리는 본받아야 할 것이다.”

이 중동전쟁은 1967년 6월 5일부터 10일까지 아랍 연합군과 이스라엘 사이에 일어난 제3차 중동전쟁이었다. 40배나 큰 아랍 연합군을 상대로 싸운 이스라엘군은 6일 만에 승리를 거두고 아랍 연합군의 항복을 받아 쌍방의 유엔 정전협정을 수락했는데 이 전쟁을 <6일전쟁>이라고도 한다

속전속결 속에 승리를 거둔 이스라엘의 영웅 모세 다얀 국방장관은 전쟁이 임박하자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이 전쟁에 참가할 지원병을 호소했었다. 지원병은 이스라엘 국내만이 아니고 외국에 살고 있는 이스라엘 국민들도 참전하여 세계를 감동시켰으며 이스라엘을 승리로 이끈 전쟁으로서 유명했다.

필자가 군에 입대하기 3년 전의 전쟁으로서 6일 만의 이스라엘 승리에는 세계가 놀랐고 역사에 남을 새로운 전쟁사를 쓰게 했다. 필자가 군에 입대하여 군인으로서 이 전쟁을 교본으로 교육을 받았을 때, 그들의 위대한 고국애와 행동력에 머리를 숙였던 당시의 현실성과 긴장감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신화는 우리나라도 갖고 있었다. 그것도 이스라엘보다 17년이나 앞선 1950년 한국전쟁(6.25동란) 당시였다. 그때 한국 국내에 거주하지 않은 해외동포도 이 전쟁에 스스로 참가하여 위기의 고국을 지키기 위한 젊은이들이 있었다. 재일동포의 재일학도 의용군들이었다.

모두 642명이 참전하여 전사·행방불명이 135명, 일본 귀환자가 265명, 일본에 재입국을 거부 당한 미 귀환자가 242명이었다.

미 귀환자는 참전 당시 일본이 미군정하에 있어서 미군정과 협의해서 참전했는데 1952년 4월 28일에 발효된 미국과 일본 간의 센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영향 때문이었다.

이 조약은 제2차대전의 공식적인 종전이 선언되고 국권을 회복한 일본은 재일 학도의용군에 대해 <허가를 받지 않고 임의 줄국자>들로 규정하고 일본 재입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일본에 살면서 고국 전쟁에 참가한 재일 학도의용군들의 전사와 행방불명은 물론, 일본이 재입국을 거부함으로써 새로운 이산가족을 낳은 젊은 학도들의 숭고한 희생의 역사였다.

차별받는 일본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동포사회의 지도자가 될 젊은 학도들이 이스라엘보다 앞선 참전자가 필자가 입대한 1970년도에 군에서 가르치지 않았던 사실에 아연실색했었다. 필자가 재일 학도의용군을 알게 된 것은 1973년 군복무를 마치고 일본에 와서 재일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했던 동포로부터 직접 들어서 알았다.

필자는 재일동포가 한국전쟁에 스스로 학도 의용군으로 참전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처음 알았고, 이것을 한국 군대에서는 전혀 가르치지 않고 이스라엘군에 대해서만 귀에 멍이 들도록 가르쳤었다. 지금은 어떨는지 몰라도 시정해야 할 가르침이고 한국의 교과서에도 반드시 게재해야 할 역사적인 사실이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한국전쟁, 이스라엘의 전시 체제 속의 군에 대한 예를 들었지만 이러한 국가의 위기적인 극한상황 속에서는 어떠한 특권이나 특혜도 있어서는 안된다. 우크라이나의 전시 체제 속에 표현이 과격하고 비난 받을는지 몰라도 지금은 국가 간의 총알 없는 전쟁시대라고 한다.

지금 BTS(방탄소년단)의 병역 문제로 한국만이 아니고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7월 21일 석간 1면 전면에 가까운 기사에서 <한국병역인가, 경기인가>라는 타이틀 속에서, NHK TV는 9월 1일 저녁 7시뉴스에서 BTS의 병역 문제를 보도했다. 다른 미디어들도 같은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남자의 병역 의무에 대한 국민적 정서는 그 어느 문제보다도 날카롭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갈라치기가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는데 병역 문제는 또 다른 뇌관이 될지 모른다. BTS가 지금 그 선상에 놓여 있다.

그들이 한국 국가에 이바지한 공적은 여기에 열거하지 않아도 한국 국민만이 아니라 세계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병역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 국민만이 아니라 세계의 젊은 세대들에게도 꿈을 안겨 주고 있다. 표현을 바꾸면 그들은 한국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고 세계를 대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시대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들을 위한 병역 문제의 특례가 특권층을 위한 특혜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이해한다. 그러나 전성기인 그들이 병역에 복무하는 사이에 그 재질이 빛을 잃게 된다면 그 손실은 엄청나다. 지금 한국은 위에 소개한 긴박한 전시 체제도 아니다.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 뛰어난 병역 대상 인재들에게는 병역 특례가 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그들에게 더욱 활약할 수 있는 미래를 국민적 합의 속에 부여하는 것과 새로운 기준을 제정하는 것도 한국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 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결코 특권층에 대한 특혜가 아니고 성숙한 국민의식의 배려인 것이다. 그리고 대중문화라고 저차원 속에서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 필자는 반대한다. 한류의 원점이 모두 대중문화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2019년 7월 6일과 7일 오사카 나가이공원에 있는 ‘오사카 얀마스타디움나가이’에 엄청난 인파를 보고 무슨 공연이 있느냐고 필자가 아침 출근길에 물었다. 오가는 사람들과 꾸불꾸불, 꼬불꼬불 똬리를 튼 사람들이 커다란 공원길을 감싸고 있었다.

BTS 공연이 저녁에 있다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들 중에는 밤샘을 하면서 기다리는 팬들도 많았다고 했다. 그들의 표정은 마치 소풍가는 날의 초등학교 어린이들처럼 해맑았고 싱글거리고 있었다. 가슴 찡했다.

대한민국 국민, 해외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BTS의 병역 특례법 개정>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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