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 일본아리랑] (68) 국립 부산국악원 오사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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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아리랑] (68) 국립 부산국악원 오사카 공연
  • 김동훈 기자
  • 승인 2022.11.17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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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국립 부산국악원 오사카 공연
재일 김길호 작가
재일 작가 김길호선생

방향을 의미하는 백, 청, 흑, 적, 황의 5색의 옷을입고 5인이 통일신라시대의 처용의 가면을 쓰고 추는 궁정무용, ‘처용무’로 막을연 <Beautiful Korea Dynamic Busan>은 케치플레이처럼 약동감에 넘쳐흘렀다.

천고마비(天高馬肥)라면 풍요스러운 자연이 넘치는 시골을 연상케 하지만 대도시 오사카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11월 11일밤, 오사카 한국문화원(원장정태구) 주최로 열린 국립 부산국악원(원장이정엽)의 공연이 산케이홀 브리제에서 있었다.

지난 10월 22일에는 일본 전라남도 도민회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전라남도 전통문화 공연이 오사카에서 열렸었다. 한 달

학춤.
학춤.

도 채 지나지 않아서 고국의 톱클래스의 호남과 영남을 대표하는 전통 국악이 오사카 밤하늘에 펼쳐졌다.

공연은 재일동포만이 아니라 일본인들의 한국 전통 국악을 보는 시각이 높아지고 풍부해져서, 문화를 보는 마음의 살이 비대해질 수밖에 없었다. 천고마비의 사자성어를 모방한다면‘시고심비(視高心肥)’였다.

처용무
처용무

오사카 한국총영사관(총영사 김형준) 한국문화원은 2025년 국제박람회 개최 도시 <오사카・간사이:關西>에 있어서, 2030년 국제박람회의 한국 부산유치를 위해 부산, 그리고 한국전통문화를 통해서 그 매력을 알리기 위해 개최한 <아름다운한국, 역동의 부산>공연이었다.

춘향가중의 사랑가
춘향가중의 사랑가

판소리의 대표적인 ‘춘향가 중의 사랑가’를 남녀가 엮어가는 절묘한 틈새에 흥을 돋구는 고수의 하모니는 한국어를 모르는 관객들에게도 그 흐름에 너울거리게 했다. 이어서 등장한 9명의 ‘버꾸춤’의 약동감이 무대를 넘쳐흘렀다.

강태홍류의 가야금산조
강태홍류의 가야금산조

‘강태홍류 가야금산조’는 8백여 명의 관객으로 꽉 메운 홀을 정숙(靜肅)의 세계 속으로 몰입시키면서 은은한 가야금의 여운만이 파고들었다. 가야금 연주자의 날랜 손놀림은 비유의 대상이 경박하다고 할는지 모르지만 참새가 모이를 쪼고 있는 모습을 연상케 했다.

5명이 등장해서 춤사위를 벌이는‘동래학춤’을 필자는 처음 보았다. 필자만이 아니고 다른 관객들도 처음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으리라고 생각한다. 동래학춤은 온천가인 동래지역의 교방(敎坊: 고려시대의 음악기관)에서 동래의 풍부한 자연 속에 학을 관찰하여 계승시킨 놀이문화의 하나라고 한다.

사물놀이
사물놀이

갓을 쓰고 하얀 도포자락을 활짝 펴 양손으로 너울거리게 하는 모습은 학이 막 날을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사물놀이 연주 속에 동(動)과 정(靜)의 자연스러 운율동은 고깔을 쓰고 장삼 속에 추는 정(靜)의 ‘승무’와 대비를 이루면서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부채춤
부채춤

화려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기법으로 진화를 계속 이어나가는 ‘부채춤’의 등장은 언제 보아도 식상하지 않는다. 9명이 펼치는 부채춤은 넓은 무대의 공간이 좁을 정도로 한순간의 흐트러짐도 없이 화려함을 내뿜었다.

마지막 무대는 사물놀이 ‘삼도풍물가락’이었다. 정열적이고 열광적인 약동감 넘치는 ‘앉은반’의 연주는 그 율동감에 그 자리에서 부유(浮遊)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관객들은 제각기 그려보는 이미지 속에서 무대를 직시했지만 필자에게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응축시킨 감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 사물놀이었다.

부산
뷰티풀 부산 다이내믹 코리아 오사카 공연장에서 열광하는 관중들.

80여 분의 공연은 도중에 휴게없이 계속되었지만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열기 속에서 막을 내렸다.

귀가하는 관객들의 밝은 표정과 미소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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