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9)이영운 선생님, 유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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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9)이영운 선생님, 유숙소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3.01.04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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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 선생님의 세네갈 해외교육봉사활동 체험기
이영운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

유숙소

인천에서 두바이까지 9시간의 비행, 공항에서 3 시간 대기, 그리고 다시 9시간의 비행 끝에 아프리카 세네갈 다카의 생고르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 몹시 걱정이 되었다. 공항에 누가 나올까 또 호텔은 어떻게 구해 찾아갈까 등 머리가 복잡했다. 그런데 공항에 도착하니 KOICA 사무실에서 관리요원 선생님이 관용차량을 갖고 나와 있었다. 관리직원(코디네이터) 하유선 선생님과 현지 직원 Jean Seck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하유선 선생은 KOICA 봉사단원으로 2년간 일했고, 귀국하여 수학교사 기간제 교

친절하고 배려심 깊은 김유나 선생님
친절하고 배려심 깊은 김유나 선생님

원으로 일하다 관리직원으로 다시 해외에 나와 일하고 있었다. 따뜻한 인상에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어 보였다.

우선 짐을 한국 KOICA 단원들이 임시로 묶는 유숙소인 다세대형 3층 주택으로 가서 놓아두었다. 원래 UN 부속기관이 사용하던 숙소를 KOICA에서 인수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이 숙소는 새로 온 단원들 또는 귀국하는 단원들 혹은 수도 다카에 출장 온 단원들이 임시 숙소로 사용하는 거처다. 들어서니 봉사 단원 5, 6명이 눈에 띄었다. 1층 로비에서 이득규 시니어 선생님과 일반단원 4명과 인사를 나누었다.

나의 임시 거처는 방에 욕실에 딸려 있는 3, 4평 정도의 큰 방이었다. 2층 침대가 2개, 즉 4명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인데 단원 한 명이 이미 거주하고 있었다. 취사시설은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니 1층에 공동 취사장이 있었다.

관리직원과 함께 시내로 갔다. 우선 Casino라고 하는 대형 마트로 갔다. 한국의 이마트나 홈플러스와 비슷했다. 단지 규모가 작고 물건은 제한적이었다. 사람은 별로 없고 한산했다. 길죽한 감자가 인상적이었다. 마트 구경을 마치고 한인 식당으로 갔다. La Corée라는 식당으로 한국인 부부는 무척 인상이 좋았다. 남편은 키가 190cm는 되어 보였고 부인은 순하고 친절해 보였다.

능성어 생선회와 두부찌개를 시켰다. 식사 중에 송기정 KOICA 소장님이 잠깐 들렀다. 김준형 대사관 행정원도 함께 왔다. 소장님은 내일부터 휴가로 캐나다에 있는 딸을 만나러 가야 하는데 시간을 내서 나와 인사를 나누기 위해 잠깐 들렀다고 했다. 소장님은 50대 초반이었고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었다.

생선회는 스끼다시(사이드 서비스 안주거리)가 전혀 없이 생선포와 약간의 상추, 양배추 샐러드가 전부였다. 맥주 맛도 시원하고 깊었다. 두부찌개는 구수하고 매콤하여 제대로 우리 맛을 내고 있었다.

나오다가 한국 분들이 식사하는 방을 건너오게 되었다. 비행기를 함께 탔던 삼성전자 이길호 직원 일행이었다. 그 중에는 역시 동승했던 천주교 신자 루치아 자매도 있었다. 프란치스카라고 하는 세례명을 가진 딸이 삼성전자 현지직원이었다. 삼성전자 직원 7, 8명이 함께 식사하고 있었다.

왼쪽 첫번째가 코이카 송기정 소장님, 왼쪽 세번째가 신종원 대사님, 네번째가 필자.

거의 하루인 23시간을 비행기 등에서 보내야 해서 루치아 자매와 얘기를 많이 나누었었다. 가족은 현대에서 퇴임한 남편과 삼성에 다니는 아들과 딸이 있다고 했다. 딸이 세네갈에서 근무 중이기 때문에 보러 온 것이다. 그런데 며칠 전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탄 흑인 2명이 걷고 있는 그녀의 딸 가방을 낚아챘다. 그 과정에서 딸이 쓰러지고 찰과상을 좀 많이 입었다고 했다. 한국에서 후시딘 연고제 사오는 것을 잊었다고 하는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가슴을 아리게 했다.

(2014년 7월 22일)

더위, 40도

KOICA에서 올 때 비즈니스석을 제공해 주어서 여행의 피로와 시차는 별로 심하게 느끼지 못하겠다. 새벽 5시다. 닭 우는 소리가 한국과 같다. 그들은 전 세계 공통어를 지니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그들은 외국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무척 부럽다. 조금 애처럽고 처량한 느낌의 목청이다. 이어서 낭랑한 새소리가 들린다. 곡조가 4분의 3 곡조다. 오랜만에, 거의 40 년 만에 모기장 안에서 일어났다. 사실 어젯밤에 누워있었으나 잠은 거의 이루지 못했다. 밤이 한국에서 낮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져온 모기 방제용 매트를 키고 선풍기를 켜고 모기장 안에서 잠을 청했으나, 더위는 조금 참기 힘들었다. 거의 40도에 가까웠다.

아침엔 식사 준비가 안 돼서 그냥 물만 마셨다. 그냥 수돗물을 들이켰다. 자신의 위장을 시험해 보는 기회가 되고, 또 괜찮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아직까지 별 탈이 없다.

오전 9시 반 KOICA에서 Jean과 관리직원인 하 선생님이 왔다. 한국대사관을 방문했다. 신종원 대사님과 관계관들을 만나고, 세네갈의 교육 관련 현황을 들었다. 나는 앞으로의 나의 유아교육관련 업무추진 계획을 말씀드렸다. 신 대사님의 모습은 아주 온화하고 깔끔해 보였다. 또 교육에 대한 식견이 깊어보였다. 냉수 한 잔 얻어 마시고 기념 촬영을 했다.

시내에 있는 KOICA 사무실을 방문했다. 자문단 담당인 김형철 관리 선생님으로부터 자문단 복무 규정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그리고 일반적인 봉사활동 내용과 다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최근에 부임한 유종화 코이카 부소장과 함께 점심을 하기 위해 시내로 갔다. 3천 세파에 소고기, 생선, 야채, 빵들이 제공되는 좋은 메뉴였다. 흑인 남자들이 서빙을 했다. 돌아오니, 코이카 사무실에는 김유나 단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다카에서 유아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그녀가 나를 위해 오늘 시내 투어 봉사를 하게 되었다. 그녀는 내가 근무할 세네갈 교육부 유아교육국에 근무하고 있다. 앞으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줄 단원이다.

대형마트인 Casino로 갔다. 빵과 치즈, 요구르트 등을 구입했다. 우선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Jean Seck의 도움으로 핸드폰을 구입하기로 했다. 통신회사 Orange의 유심 칩을 먼저 샀다. 이곳의 통신회사는 Orange, Tigo, Kirene, Esperso 등이 있다. 이어서 핸드폰을 구입해야 한다. 삼성제품으로 가장 싼 것으로 샀다. 통화 기능만 있으면 된다. 1만 세파를 지불했다. 우리 돈으로 2만원 정도다.

다카르 유치원에서 수업 지원
다카르 유치원에서 수업 지원

시내에서 Orange 충전카드를 5000 세파어치 구입했다. 거리에는 전화 카드를 파는 청년들이 수없이 많이 보인다. 차창까지 와서 안으로 카드를 내밀고 사라고 성화다. 이곳의 실업은 심각하다. 젊은이들이 일할 곳이 없다. 그러니 카드 파는 일, 운동화 파는 일, 옷 파는 일등을 주로 한다. 그것도 양손에 몇 켤레씩, 또 몇 벌씩 들고 다니면서 호객한다.

카드는 프로모션(특별 혜택 제공) 기간이어서 1만 5000 세파가 저장되었다. 신규 보너스가 5000세파 제공되고, 100% 프로모션하면 만 세파 즉 두 배가 적립된다. 석 달은 쓸 수 있다고 한다. 재래시장에서 망고 2Kg, 일본 쌀 2Kg 양파 1Kg 등을 구입했다. 그러나 취사는 아마 숙소가 마련된 다음에야 가능할 것이다.

저녁 때 일찍 유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한 방을 쓰던 봉사단원은 오늘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러니 방이 텅 비었다. 모기장 1개는 1층으로 반납했다. 비누, 화장지가 없다. 한국에서 가져온 짐을 풀어 찾아서 비치했다.

오늘은 김유나 선생 덕택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 유나 선생은 아주 친절하고 싹싹하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의 유치원에서 근무하다가 이곳에 온지 1년이 되었다. 그 전에는 경찰관으로 일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다시 유아교육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했다. 세네갈 교육부 유아교육국에서 근무하는데 2학기가 되면 유치원 현장으로 나가 교육을 하게 된다고 한다. 나도 그녀가 근무하는 곳에서 함께 근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그녀로부터 배운 게 많았다. 기독교인이고 말이 고분고분하고 표준적이다. 내일은 숙소 탐방을 해야 한다. 잘 됐으면 좋겠다. (2014년 7월 23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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