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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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1)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19.04.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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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어떤 의미 있는 한 회합 장소에 가게 되었다. 몇 사람이 자신에 주어진 분야의 활동상황을 보고 겸 발표하는 수순이 끝나 막 다음 단계로 가기 전이었다. 다른 한 분이 짧게 할 얘기가 있다며 의장에게 발언권을 얻었다.

그는 “회합에 참석하기 위해 서귀포에서 출발했는데 ‘허’자 ‘호’ ‘하’자 번호판을 단 차량 석대가 시속 30KM로 주행하는 바람에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도청 앞을 지나는데 대로변 인도에 마구 천막을 치고 현수막을 달아놔 이게 어느 나라 도시인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경찰력이 미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미칠 수가 없도록 체계가 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십 수 세기 이전에 있었던 야경국가도 아닌데 말이다. 국가권력이 밤길이나 돌아다니며 도둑이나 잡던 시대는 분명 아닌데 그렇다는 얘기인 것 같다.

그럴 것이다. 천막치고 아침 저녁 점검하고 농성하며 현장에서 숙식하며 시위하는 이들에게도 분명 나름대로의 주의주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치국가에서는 그런 주의주장 모두를 법에 근거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며 하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금과 같은 일이 지속된다면 어느 시점에 가선 ‘힘이 곧 법이다’란 정의의 개념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힘없는 자, 단체에 가입되지 못한 자, 이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해야 될지 걱정이다.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마음을 알듯’ 당신들도 언젠가 지도층에 머물게 되어야 그러저러한 이치를 안다면 이미 때는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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