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별 세네갈] (11)이영운 선생님, 산다가( Sand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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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별 세네갈] (11)이영운 선생님, 산다가( Sandaga)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3.02.11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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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 선생님의 KOICA 해외교육봉사활동 체험기

산다가(Sandaga)

이영운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

유숙소에서 맞이하는 첫 토요일 주말이다. 아침은 빵과 치즈로 그럭저럭 때웠다. 점심때 마침 함께 머물고 있는 권덕용, 김누리 단원과 함께 산다가(Sandaga) 시장으로 장 구경을 갔다. 산다가는 다카의 가장 번화하고 복잡한 상거래의 중심가로 서울의 남대문, 동대문 시장과 같은 곳이다.

택시를 이용했는데 갈 때는 1800 프랑 올 때는 2000프랑을 지불했다. 이곳의 택시 체계는 특이하다. 미터기가 없고, 탈 때마다 기사와 가격 협상을 한다.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면 다음 택시와 또 거래한다. 참으로 불편한 상거래다.

초등학교 어린이들
초등학교 어린이들

이곳 택시들은 아마 프랑스나 유럽에서 사용하던 차들로, 우리나라에서 치자면 이미 몇 차례의 폐차 과정을 거쳤어야 할 차들이다. 문짝이 없거나 비닐로 테이핑하기도 하고, 전조등이 없기도 하고, 문이 열리지 않기도 하고, 모든 전선이 드러나 있기도 한다. 아니다 다를까? 택시가 덜컹거리고 연기를 내다가 멈췄다. 옆으로 이동하여 한참 고치고, 겨우겨우 목적지에 이르렀다.

거리는 엄청나게 복잡하고, 사람들은 너무도 많고, 호객꾼들은 잠시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김누리 단원은 처음에 이곳을 지나다가 스마트폰을 소매치기 당했다고 한다. 이곳 젊은이들은 워낙 힘이 좋다. 체격도 뛰어나다. 그러니 빼앗아 들고 도망치면 쫒아가기가 힘 든다.

초등학교에서 수업현장
초등학교에서 수업현장

시장 구경도 하면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나는 슈드를 단원들은 마패를 시켰다. 슈드는 기름으로 지은 밥에 양파와 고기를 다진 소스를 비벼 먹는 것이고, 마패는 양고기와 된장 같은 것으로 소스를 낸 것으로 역시 비벼 먹는다. 가격은 모두 3000 프랑 정도이다. 오늘 모든 비용은 내가 부담했다.

오는 길에 우리 교민이 운영하는 종합 문구점 Happy Land에 들렀다. 젊잖아 보이는 주인은 많은 손님들로 인하여,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서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 했다. 방문 기념으로 탁상시계를 구입했다.

저녁때는 권덕용 단원이 식사 준비를 했다. 구수한 된장찌개다. 속이 편하게 풀리며 마치 고향을 만난 듯, 그리운 친구를 만난 듯 구수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이 속을 편하게 했다. 조금 행복한 하루였다.

(2014년 7월 26일)

교육부 총괄국장, 장학관들과 현장 방문
교육부 총괄국장, 장학관들과 현장 방문

천상적 하모니

오늘은 이곳에서 처음 맞는 주일이다. 아침엔 한참 빈둥대다,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해 본다. 좀 쉬다가 주일이어서 미사를 위해 성당으로 갔다. 성당 이름이 Christopher다. 택시비가 1000 프랑이다. 두 청년, 권덕용과 김누리도 함께 갔다. 권덕용은 군대에서 단기 예비자 기간을 거쳐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본명이 미카엘이다. 그러나 제대 후에는 성당 신앙 활동을 쉬고 있다고 한다.

김누리는 아직 일정한 종교가 없는데,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최근에는 이곳에서 한인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그도 오늘은 성당에 함께 가겠다고 한다. 어쨌든 좋은 일이다. 성당입구에서 A4 한 장짜리 복사한 주보를 파는데 100 프랑이다. 오늘의 독서, 성경, 안내 등이 실려 있다. 입구 가판대에서 묵주를 1000 프랑에 십자가상을 7000 세파에 구입했다. 미사 전에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고 이어서 미사가 시작되었다.

세분의 사제와 복사 등 10여명의 미사 집전단이 입장했고, 아주 높고 큰 건물에 신자들이 빼곡히 앉아 있다. 바로 앞에는 여자 신도와 수녀님이 앉아 있는데, 함께 졸기도 하고 가부좌로 앉기도 하면서 조금 지루한 모습으로 참례하고 있다. 성가는 몹시 아름답고 성스러워 보였다. 소위 천상적 하모니를 닮고 있었다. 솔로 부분이 자주 등장했고 아름다웠다.

미사시간은 족히 2시간 가까이 걸렸다. 한국에서는 50분 정도 걸리는데 조금 길고 지루했다. 강론이 특히 길고, 안내 홍보 시간도 길었다. 성체는 모두가 혀로 영했고, 미사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경건 엄숙했다. 미사 후에 신부님께 묵주와 십자상을 축복 받았다.

이곳의 종교는 이슬람교(94%)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로마 가톨릭교(5%)와 토착신앙(1%)이 있다. 이슬람이 토속신앙이나 기타 전통에 잘 녹아들고 무슬림 당파(Muslim Brotherhood)의 영향력이 매우 커서 각 공동체의 리더인 마라부(Marabout)의 입김이 세다. 특히 1990년도 집권당이었던 사회당은 마라부의 지원으로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는 등 이슬람 공동체는 세네갈 정치, 경제 및 사회 전반적으로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구가 이슬람교도이지만 성모승천일, 만성절, 부활절 등 천주교 기념일은 공휴일로 함께 지낸다

다카의 성당에서
다카의 성당에서

 

돌아오면서 인도차이나 식당에서 점심을 했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우동, 밥, 야채 등을 시켜 먹었다. 두 단원은 오후에 임지로 떠났다. 짧은 만남과 헤어짐이다. 마음이 다시 공허해진다. 

(2014년 7월 27일)

망고

오늘은 이사와 관련하여 현장 방문을 하기로 했었다. 김형철 관리선생님에게 연락을 했으나 오후에 가보자고 한다. 오전에는 프랑스어 공부도 하고, 근무 계획도 세우면서 보냈다. 오후에 연락해보니 수요일이나 목요일이 되어야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해서 방문은 다시 취소되었다. 이곳에서는 워낙 약속이나 진행이 늦는 곳이라고 몇 차례 들어서 각오는 했지만, 도저히 이해도 안 되고 조금 화가 나기도 했다.

저녁 때 혼자 인근 지역과 이웃 사람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간 김에 망고와 케밥을 사왔다. 저녁 식사를 어떻게 해야 될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냥 라면이라도 끓여 먹어도 되지만 어쩐지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이곳의 대표 과일이 망고다. 어른 주먹만한 크기의 망고 두 세 개가 1000 세파프랑이다. 우리 돈으로 2000원 정도다. 마트에서 세일할 때는 1000 프랑에 다섯 개씩 팔기도 한다. 어디를 가나 가장 흔하게 보는 나무가 망고다. 그 크기가 어머어마하다. 높이는 큰 것은 15미터, 20미터가 된다. 그냥 내버려도 엄청나게 많이 열린다.

마침 최순옥 봉사단원이 와 있어서 함께 먹었다. 최 선생은 조금 작은 키에 예쁜 모습을 지닌 상냥한 분이었다. 지방에서 근무하는데 동기인 황영희 선생이 갑자기 귀국하게 되니까 송별하러 왔다고 했다. 그녀는 컴퓨터 교사이다. 50이 훨씬 넘어 보였다. 그러나 열정이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지금 근무하는 학교에 협력 사업을 해서 야자수를 심어 교정을 푸르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의 흔적을 푸르름으로 남기고 싶다고 했다. 좋은 생각이었다. 그녀는 교육을 하면서 언어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했다.

교정의 망고 나무
교정의 망고 나무

세네갈의 KOICA 사업의 역사를 대강 살펴보았다. 코이카는 2008년 개소 시 초청연수와 봉사단 파견에 주력하였으며,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2건의 사업, 2014년 중 농업 사업 2건을 진행하였다. 2015년 중에는 직업훈련 학교 건립과 식수개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주요 협력분야는 농업농촌개발, 교육, 보건(식수위생), 수산, ICT 등이다.

KOICA는 세네갈 MDG 달성을 위한 기초사회 및 인프라 분야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 중소득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기반 확충에 주력하는 것을 목표로 지원하고 있다. 1991~2013년 간 지원 실적은 총 3164만 달러이며 2007년 이후로 급격히 증가되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하여,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2014년 7월 28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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