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변화와 제주의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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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변화와 제주의 농업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0.03.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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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화 제주시 농정과
양정화 제주시 농정과
양정화 제주시 농정과

몇일 전 인터넷에서 본 영상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남극의 얼음이 녹아 펭귄들이 더 이상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바다로 떨어지는 영상이었다. 매해 남극에서 펭귄 수천 마리가 죽는다고 한다. 이 비극의 원인은 해빙과 우기 등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행정에서도 기후 변화, 이상 기온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기후변화 전담 부서도 조직하여 이에 대응해 오고 있어 낯선 상황은 아니지만 해당 영상은 실로 충격이었다.

제주의 농업도 기후변화와 불과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었던 감귤을, 우리나라 남해안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당연시 되더니 작년에는 충청북도 북단에 위치한 제천에서도 한라봉, 황금향이 재배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모두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제주의 농업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고,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 고민이 절실하다. 이미 일부 농가에서는 미래 재배환경에 적합한 작물을 개발하는 등 아열대 작물 재배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애플망고, 패션후르츠(백향과) 같은 아열대 작물은 이제 제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물 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동안 제주 농업의 문제로 제기되어 왔던 감귤, 월동채소 재배 위주의 농업에서 벗어나 아열대 과일, 채소 등 타작물 전환을 통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농가소득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우리 제주시에서도 이런 농가에 적극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161억원을 투자하여 패션후르츠, 체리, 용과, 바나나 등 각종 아열대 작품의 틈새시장을 확보하고자 9개 품목·115농가·27.5ha를 집중 육성하여 왔다. 정예 소득작목단지 조성·지원한 결과 애월읍 지역에 애플농가 15농가, 조천읍 지역에 패션후르츠(백향과) 11농가, 한경면 지역에 방울토마토와 딸기 각각 13농가와 14농가가 아열대 과일과 채소류 등을 생산하여 일정 수준의 조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농가소득 향상과 아울러 그간 특정 밭작물에만 한정되어 있던 제주의 농산물 수급 안정에도 일조하고 있다.

올해에도 우리시에서는 농가들의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열대작물 아티초크 등을 소득 작목으로 집중 육성 지원할 계획이다.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가 두렵기는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제주의 농업이 변화를 꽤하고 열대작물을 제주의 대표 작물로 육성해야 할 때이다. 감귤과 더불어 제주에서 나는 제주 열대과일을 전국의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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