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 일본아리랑](121)재일동포 김석출 화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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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아리랑](121)재일동포 김석출 화가 개인전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4.04.3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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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재일동포 김석출 화가 개인전
재일작가 김길호 선생
재일작가 김길호 선생

오사카 코리아타운의 중심지 속칭 조선이치바(시장) 북쪽 약 100미터 거리의 한적한 주택가 2층(1층은 장식당)에 갤러리 '살토'가 있다. '살토(Salto)'는 스페인어로 비약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갤러리 이름 살토(비약)에 걸맞는 김석출 화가(74)의 제27회째 개인전이 화창한 봄날인 4월 28일부터 5월 12일까지 열리고 있다.

갤러리 살토 장관순 관장은 <김석출 화백의 개인전을 맞이하면서>라는 초대장에 다음과 같은 안내문을 동봉하고 있었다.

가운데 남성이 김석출 화가.

"한국 광주시립박물관 하정웅 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기념하여 축하의 뜻을 담아 갤러리 살토에서 작품전을 동시에 갖게 되었습니다. 개관해서 1년도 안되는 갤러리에서 이렇게 김석출 화백님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어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수호신 돌하르방'

많은 관람객들께서 화백님의 작품를 보러 오시기를 바랍니다"

장관순 관장의 안내말처럼 김석출 화가 작품전이 광주에 있는 하정웅미술관에서, <김석출-두드리는 기억>이라는 타이틀 속에 디아스포라 작가전이 올해 2월 27일부터 5월 26일까지 3개월간 열리고 있다. 외국에 살고 있는 재외 동포 작가전을 이렇게 장기간 전시하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아니, 처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김석출 화가의 개인전이 살토와 같은 의미의 비약이라고 말하고 있다.

눈부실 정도로 새하얀 갤러리 벽에 전시된 약 30점의 작품은 인상 깊은 콘트라스트를 연출하고 있었다. 김석출 화가의 본적지는 경상북도 군위군이고 일본 기후현 출생이지만,  2009년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가면서<제주・일본 신화 교류전>을 개최하면서 제주와도 인연이 깊은 화가이다.

모노크롬 임진강

이 기사와 함께 게재한 '수호신 돌하르방'과 '아리랑고개 동백꽃'은 제주를 테마로 한 작품이다. 소박하고 인자함이 넘치는 돌하르방 곁에 비슷한 포즈 속에 앉아 있는 어린 소녀의 대비가 인상적이어서 그 신선한 발상에 대해서 필자가 물었다. 잔잔한 미소 속에 김석출 화가는 "저의 딸을 연상하면서 그렸다"고 했다. 그 소박한 진실성이 그대로 나타난 '수호신 돌하르방'이다.

백제관음

'아리랑고개의 동백꽃'에는 산방산과 바다 너머로 보이는 눈 덮인 한라산, 그리고 동백꽃이 어우러진 작품은 제주의 상징성을 모두 품어 안은 아늑함과 정겨움을 관람객들에게 보여 준다. 위엄과 숭고함을 보는 순간 와닿는 백제관음, 환상적인 월광, 사라져 가는 농촌 풍경을 되살린 '모노크롬 임진강' 등의 작품 이외에도 서정성 짙은 환상적인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김석출 화가는 결코 이러한 목가(牧歌)적인 작품만을 대상으로 그려온 작가는 아니다.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인 사회 현실을 직시하고 그것을 노골적으로 작품화 시킨 화가이다. 그래서 그를 보고 재일동포를 대표하는 민족화가, 또는 민중화가라고도 한다.

월광(月光)

김석출 화가의 본적지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경북 군위군이고, 1949년 일본 기후현에서 태어난 2세이다. 그의 형제는 모두 9남매이지만 부모가 1939년 일본으로 올 때 위에 두 딸은 고향에 남겨 두고 왔다. 7남매가 일본에서 살다가 둘째 형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갔다. 그들은 새로운 이산 가족으로 한국, 일본, 북한에서 형제들이 살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가난과 차별 속에 생활했던 이 사실만으로도 그의 가족들은 한반도의 질곡의 역사를 안고 살아 왔다. 이 부조리 속에서 김석출 화가는 재일동포와 고국의 인권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화풍도 그러한 경향으로 기울이게 된다.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기원, 4·19혁명,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 등의 수난사를 구체적인 작품으로 형상화 시켜 나갔다. 그 집대성의 작품전이 금년 2월 27일부터 광주 하정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석출-두드리는 기억>의 개인전이다. 

아리랑고개 동백꽃.

김석출 화가는 현재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1966년부터 1968년까지 '오사카시립미술관 부속미술관부설미술연구소' 수료, 1981년부터 1998년까지 고려미술전을 18회나 개최했으며,1985년 <고려미술회 연구소>를 설립, 1997년부터 현재까지 <도톤보리 크로키 연구소> 대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일・한미술교류전> 책임자,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제주・일본 신화 교류전' 책임자로 활동했다.     

오는 5월 10일부터 5월 24일까지 오사카한국문화원(정태구 원장)에서 제22회 '일・한미술교류전'(책임자 김석출)이 열린다. 김석출 화가가 대표로 있는 <도톰보리 크로키 연구소> 일본측 화가 25명과 한국의 <심심하지 않는 학교> 측 화가 45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교류전이 열린다. 이 교류전에는 유화, 수채화, 판화, 조각, 공예 등 다방면의 작품이 전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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