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38)탈리베 협력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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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38)탈리베 협력 활동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4.05.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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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운 선생님의 KOICA 해외교육봉사활동 체험기
이영운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

(38) 탈리베 협력활동

탈리베 학교 협력 활동을 다녀왔다. 탈리베는 원래 아랍어로 남학생(School Boy)를 뜻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의 통칭이다. 탈리베들에 대한 정확한 내용과 계보는 모르지만 상당수 아이들이 집안이 어려워 소위 종교 지도자인 말라부에게 부양과 교육을 위탁한다.

말라부는 세네갈에만 아마 50명 가까이 있는데 이슬람의 큰 존경을 받는 종교 지도자들이다. 그들이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어린이들의 위탁 교육을 수행하는 일이다. 길거리에 수없이 보이는 탈리베들은

유치원 어린이 그리기 지도중
유치원 어린이 그리기 지도중

교육 과정의 일부로 생존의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 구걸을 하고 오후 늦게는 함께 모여 아랍어를 중심으로 교육을 받는다. 성당에 가는 길에도 집단 숙소와 교육장이 있고 버스를 타고 산다가 시장가를 가다 보면 30명 가까이 모여 작은 칠판에 아랍어를 쓰고 청년 교사의 지도로 함께 따라 읽는 교육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이들은 부모 들의 보호망 밖에 있기 때문에 위생, 주거, 의복, 질병 등 많은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오늘 간 곳은 SD 미국국제학교에서 돌보는 탈리베 전용 시설이다. SD 미국국제학교는 이곳에 있는 ISD 미국국제학교와 쌍벽을 이루는 명문 외국인 학교다. 우선 SD 미국국제학교에 가서 그곳 선생님과 함께 탈리베 보호소로 갔다.

보호소는 50평 정도의 아주 협소한 가정집이었다. 그러나 조금 개조를 했는지 모래 운동장이 10평 정도 있고 주방, 샤워실, 교육실, 교사실 등이 조밀하게 붙어 설치되어 있었다.

탈리베 외상 치료 활동
탈리베 외상 치료 활동

전담 교사는 Miss Catherine이라는 아주 예쁘고 키가 큰 미국 여교사였고 나이는 29세라고 한다. 보조교사로 세네갈 여선생님이 한 분 함께 일하고 있었다. 탈리베 아이들은 25명 정도 있었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세탁, 목욕, 질병 치료, 교육 등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이들에게 이런 혜택은 대단한 것이다.

코이카에서는 김유나, 이득규, 이승민, 최동선 그리고 나, 다섯 명이 참여했다. 우리는 음식, 약품, 교육 도구, 풍선 만들기 재료, 페이스 페인팅 재료 등을 준비해 갔다.

나는 이득규 선생과 함께 상처 치료를 맡았다. 아이들은 거의 모두 외상을 앓고 있었다. 특히 흑인의 피부색 때문에 앓고 있어도 잘 노출되지 않아서 계속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떤 10세 정도 된 아이는 전신이 부스럼으로 덮여 있었다. 정말 손써볼 방법이 없었다.

캐더린에게 이 아이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 애는 너무 심해서 의사의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제대로 치료를 받고 예쁜 피부가 다시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 아이의 표정은 너무 밝았다.

우리는 준비해 간 재료와 자료로 함께 놀이도 하고, 치료도 하고, 풍선도 만들어 장난치면서, 한나절을 보냈다. 처음에는 가까이 오지 않으려던 아이들도 나중에는 함께 눌러 붙어 장난도 치곤했다. 이 탈리베 거리의 아이들의 문제는 근본적인 대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탈리베 아이들은 하루에 300 세파 이상을 구걸해 바쳐야 하고, 의식주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거리는 항상 그들로 붐빈다.

탈리베 봉사활동 참여 단원들과
탈리베 봉사활동 참여 단원들과

모든 국민이 출발은 평등해야 하는데, 그들은 출발부터 너무 먼 곳에서 너무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하고 있으니, 정말 사회는 어떤 일들을 해주어야 할 것 같다. 또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그들은 독립하여 나가야 하는데 또 사회에 적응할 능력이 없으면 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자신의 차로 우리를 이곳으로 안내해 준 분은 MS Adams라는 할머니다. 그녀의 남편이 미국에서 지리교사로 근무하다 정년퇴직을 한 후에 이곳에서 일하게 되어 함께 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 보였다. 알고 보니 그녀의 아들이 공군장교인 데 다음 달부터 한국에서 근무하게 된다고 했다.

그녀도 남편과 함께 11월에 아들 만나러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Catherine은 탈리베를 전담하여 매일 그들과 지내고 있다. 모든 면에서 정도를 벗어난 그들에게 나름대로 요일마다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씻기고 세탁하고 치료하고, 그 모든 일을 미혼인 젊은 아가씨가 혼자 하고 있으니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오늘의 교육 프로그램은 영화를 통한 문화 교육이었다. 아이들은 모두 교실에 앉아 애니메이션 영화에 몰입해 있다. 큰 아이들도 두세 명 있다. 아이들은 고정적으로 이곳에 오는 것은 아니다. 매일 바뀌기도 하고 또 계속 나오기도 한다. 나는 그녀에게 내가 어린 시설 보고 배웠던 미평화봉사단을 얘기했더니 그녀도 관심을 나타내 보였다. 그녀는 이곳에 근무한지 1년이 되었는 데, 앞으로 1년 더 근무할 생각이라고 한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안마리스트에 있는 동물원 공원으로 함께 갔다. 늦은 점심을 봉사단원들과 함께 하면서 오늘을 정리해 보았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자주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2015년 5월 21일)

유치원 리모델링

오늘은 협력 활동으로 유치원 방문을 했다. 유치원장이 한국 연수를 다녀온 분인데, 막상 귀국하여 한국에서 보고 배운 것을 적용해 보려고 해도 자료와 교구가 없어 코이카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래서 김유나 선생이 중심이 되어 그사이에 유치원 리모델링을 준비했다. 오늘은 환경 구성과 시범 수업 등을 대대적으로 수행하는 날이다.

탈리베 선생님 봉사 선생님들과
탈리베 선생님 봉사 선생님들과

유나 선생, 최동선, 이승민, 서유진, 권덕용 그리고 나를 포함하여 6명이 투입되었다. 우선 시범 수업을 했다. 1교시는 자투리 옷감을 이용해서 미술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어제 집에서 유나 선생과 버려진 천을 모아다 저고리와 치마, 또는 웃옷과 바지 형태로 많이 잘라 놓았다. 이것을 화선지에 붙이고 여기에 머리, 손과 발등을 그려 넣어서 그림을 입체적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전문 미술가들이 팔고 있는 그림들이 이런 형태의 것들이 많다. 아이들은 우선 붙이고, 나머지 부분을 완성하면서 아주 즐겁게 참여했다. 선생님들도 처음 해 보는 일이라 함께 즐겁게 참여했다.

이어 운동장에서 우리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장애물을 이용한 놀이 활동을 했다. 원, 미끄럼틀, 교통 장애물 등 여러 가지로 구성된 이 기구들을 통과하면서 주의력, 집중력, 단체 활동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우리 유아교육청에 비치된 교구를 모두 이곳으로 이동했다. 이것들은 한국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학습환경 리모델링에 참여한 선생님들과
학습환경 리모델링에 참여한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귀가하고 환경 구성과 학급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모든 벽면에 꽃과 나비와 나무 등으로 구성된 그림들을 둘러 가면서 전체적으로 붙여 교실이 화원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입구에는 사슴 나비 무리와 서양 화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부착했다. 또 칠판 위에는 여러 개의 꽃과 나비를 붙였다. 또 새로 구입한 80여 개의 사물함을 벽면에 배치하고 키 재는 도구도 입구에 놓았다. 또 거울과 각종 놀이 및 학습 도구도 비치하고, 학습 도구함도 조립하여, 각종 자료와 도구를 정리하여 적절히 안배했다.

놀이기구, 학습 도구, 장난감 모형, 동화책, 지도 등을 비치하니, 교실 전체 환경이 모두 바뀌었다. 한 학급밖에 없는 이곳의 교실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 연수를 다녀와서 한국말을 몇 마디 익힌 원장은 연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처음과 바뀐 후를 비교해 보니 어떤 보람과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행사를 끝내고 모두 우리 집 근처에 있는 Boulangeire Jaun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서로의 수고를 평가했다. 이 행사를 위해 몇 시간씩 그 덜컹대는 셋플러스와 또 10시간이나 걸리는 땀바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온 서유진 단원의 봉사 정신은 대단해 보인다. 정말 착하고 예쁘다.

학습환경 리모델링을 한 모습
학습환경 리모델링을 한 모습

저녁 미사에 갔다. 이번 주 내내 큰 미사가 열리고 있다. 제대가 깜빡이 전구로 장식되고 성가대에는 여러 개의 마이크와 앰프 시설 등이 크게 자리 잡고 성가대가 확장되었다. 미사 중에는 아름답고 성스러운 천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나 긴 강론은 특히 거의 이해도 못하기 때문에 따분하게 느껴졌다. 30분 이상 진행된 강론이었다. 한국에서는 5분에서 7분 정도 한다.

미사 끝에 성가 발표회가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밤이 너무 깊었다. 귀가가 걱정이 되어 성가 듣기는 포기했다. 터벅터벅 풀풀 날리는 모래 먼지를 뒤집어쓰며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힘들었지만 행복한 순간이 많았다. 감사의 날이 또 한 하루 지나간다.

(2015년 5월 22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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