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유아체험학습센터
이곳에 와서 1년이 지났다. 지난 7월 20일이 1년째 되는 날이다. 다시 새로운 1년이 시작되었다. 지난 1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살아가면 조금은 쉽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분하게 일 년을 잘 마무리해야겠다.
지난 1년 동안의 현장 방문, 현황 파악, 수많은 토의와 협의를 거쳐 마련한 ‘코이카 세네갈 유아교육 체험 학습 센터’ 건립 프로젝트가 실행되면 좋으련만 어찌 될는지 모르겠다.
이 프로젝트는 150억원의 경비가 소요되고 5층과 2층 건물이 세워지는 거대 프로젝트이다. 주요 내용을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세네갈 코리아 유아교육진흥원 설립 계획
1. 다카르 유아교육진흥원 설립의 필요성과 목적
◪ 세네갈에는 유아 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 지원할 교원의 연수-교육 및 유아의 체험 학습 전문 기관과 공간이 전혀 없다.
◪ 아프리카 최대의 유아교육진흥원을 설치하여, 세네갈 및 수도 다카의 모든 유치원, 유아, 학부모, 교원을 대상으로 우수한 프로그램과 좋은 환경을 기반으로 한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유아들을 함께 키워 나가는 세네갈 유아 행복교육의 요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선진 유아 교육 방법, 국가의 정체성, 효과적인 교재 교구의 보급을 통해 21세기 세네갈 및 아프리카의 유아 교육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 유아에게는 다양한 체험교육을 통한 전인적 성장을
▶ 학부모에게는 행복한 자녀로 키우기 위한 정보제공과 가족 지원 프로그램으로 행복을
▶ 교원에게는 다양한 연수 및 연구프로그램과 교재 교구지원을 통한 전문성 신장을
▶ 유치원에는 종합적인 유아교육 지원체제를 통한 유아 교육의 질 제고
2. 주요 사업
1) 교원지원
① 연수 지원
사회적 요구와 연수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교원 및 학부모 연수를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함으로써 적극적인 참여 유도
▶ 특수 분야 직무연수 : 21C지식기반 사회를 주도할 교원의 정보화 능력 함양, 수준별 교
수 · 학습방법을 통한 창의적이고 질 높은 수업 능력 개발
▶ 생애 주기별 연수 : 경력에 따른 맞춤형 연수를 통해 교육 전문가로서 의 역량과 전문성
제고
▶ 학부모 연수 : 유아교육에 대한 이해 및 부모의 역할 이해 증진
▶ e-편한 사이버 연수
② 프로그램 개발, 교재 교구 개발
국가시책 및 시대적 흐름에 따른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여 교육현장 지원
③ 멀티미디어 제작지원실 운영
멀티미디어 자료 제작지원실 운영을 통한 교수 · 학습방법 개선
④ 교재·교구 대여 프로그램 운영
교재·교구의 적시 대여로 교원의 업무경감 및 효과적인 교육활동 전개
2) 유아 체험
① 체험 프로그램 운영
▶ 유아 발달에 적합한 체험교육을 통해 인성 및 창의성 신장, 다양한 체험교육기회 제공
으로 유아의 조화로운 심신 발달
▶ 영역 : 과학탐구, 자연탐구, 언어, 건강안전, 사회문화, 조형, 음률, 쌓기, 목공, 실외 활동
(10개 영역)
② 문화ㆍ예술체험교육 프로그램
▶ 유아의 흥미와 요구를 수용한 문화·예술체험교육 프로그램 운영, 다 양한 체험교육활동
기회 제공으로 인성 및 창의성 신장
③ 가족체험 프로그램
▶가족 참여 기회 확대 및 가족 간 유대감 형성, 지역사회와의 유대 및 더불어 살아가는 문
화 조성
3) 학부모교육원 운영
유아교육관련 전문 지식 및 유아관련 교육내용으로 교과과정 구성, 일반연수 과정, 현장지원 연수, 학부모 동아리 활동 운영
3. 규모
◪ 총부지 : 33,000㎢(10,000평)
◑ 건축 및 부대(주차장 등) 용지 : 16,500㎢(5,000평)
◑ 야외학습장 : 16,500㎢(5,000평)
◑ 건평 : 11,550㎢(3,500평)
▶ 교육동(지하 1층, 지상 5층) : 9,900㎢(3,000평)
▶ 행정동(지상 3층) : 1,650㎢(500평)
4. 예산
◑ 총예산 : ₩15,000,000,000($13,890,000)
FCFA 7,500,000,000 (이하 생략)
이 프로잭트가 실현된다면 아프리카 최초, 최신의 유아교육 체험학습센터로서 유아교육에 대한 모든 것을 이곳에서 실천할 수 있고, 또 아프리카 유아교육의 요람으로 모든 국가에서 벤치마킹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40여쪽의 프로젝트를 영어, 프랑스어로 만들어 우선 청장에게 설명하고 이어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10여 회 부문별 토의를 해가면서 최종안을 마련했다. 이어서 코이카 신청 양식에 맞게 작성한 다음 청장과 함께 코이카 사무소를 방문하여 소장님께 상세한 브리핑을 했고 프로젝트 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실천 단계까지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우선 지난번 Malky Salle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몇 가지 우선 지원 사업을 요청했었다. 그중에는 영유아 돌봄센터(Baby Care Center)를 아마 여성부에서 요청했던 모양이다. 우리와 겹치는 부분이 조금 있다. 전국에 300개의 돌봄센터를 지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하나만 해달라는 것인데 다카에는 서로 병합한 형태의 시설도 가능해 보인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고 지속 사업, 중점 사업, 그리고 코이카 본부에서 지시한 사업 등을 우선하다 보면,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를 제안해도 실현은 어렵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세밀히 검토하여 우선 순위를 정해야만 가치 있는 정말로 필요한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실 나는 코이카 김영복 이사장님께 ‘이사장과의 대화’를 통해 직접 나의 소망을 보내기도 하였다. 아직까지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 했다. 아마 관계 부처에서 검토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2015년 8월 1일)
손 바닥 정원
집에 작은 정원이 있다. 베란다다. 한 평 반쯤 되는 공간이다. 유리문을 밀고 나가면 길 쪽으로 나있다. 이곳에 작은 화분 여섯 개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두 개는 구입한 것이고 네 개는 만든 것이다.
바오밥 나무 화분은 5000 세파에 구입했고, 파란 굴거리 꽃은 1500 세파 지불했다. 나머지 4개는 현지에서 조달한 것이다. 큰 다년생 나팔꽃이 있고, 노란 찔레가 있고 청록색 꽃이 있다. 또 먹다 버린 대추 야자 씨를 심었더니 거의 10개의 야자가 나와 자라고 있다. 좁은 화분 공간에 얼기설기 자리를 잡고 자라고 있다.
다년생 나팔꽃은 출근길에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는데, 두 번째 옮겨 심어서 잘 자라고 있고 청아한 꽃도 잘 피고 있다. 그런데 꽃은 딱 하루밖에 피지 않으니 너무 아쉽다. 나팔꽃 씨앗이 생겨서 바오밥 화분으로 떨어졌는지 그 곳에 새로운 나팔꽃이 자리를 잡고 열심히 자라고 있다.
노란 찔레는 역시 길가에 많이 자라고 있다. 한 그루 갔다가 심었는데 잘 자라고 끊이지 않고 꽃을 피운다. 2, 3일에 한번 씩 다른 꽃들이 피어난다. 또 파란 패랭이꽃도 있다. 한인 교회에서 줄기를 두 개 갔다가 잘라서 꽃꽂이를 했는데 대여섯 개가 자라났다. 매일 새로운 꽃을 피워댄다.
틈날 때 마다 작은 정원을 보면서 나의 식구이고 분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물주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이 삭막한 쓸쓸한 공간에 푸른색이 있고 생명의 움직임을 매일 느끼게 되니, 생활의 작은 변화와 희망을 품게 되나 보다. 그래서 가끔씩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나는 화초에 약간의 관심이 있다. 제주도 집에서 제주 한란을 30년 가까이 키워왔다. 아주 오랜 전 금방 생겨난 한란의 촉들을 구입하여 오래 키워왔다. 그러나 나의 한란 재배는 그냥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주는 것이 거의 전부다. 그러나 그 꽃들은 해마나 예쁘고 고고하고 향기 그윽한 명품 꽃들을 피워오고 있다. 향기는 늦가을이 되면 온 집안을 감싼다. 식물의 충직성에는 항상 믿음이 가는 연유다.
이곳의 화분들은 Kiren 생수통을 반으로 잘라서 사용하고 있다. 폐품이 아주 유용하다. 화원도 이 폐 생수통을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더 화분이 많아도 공간이 없다. 하나 정도는 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동물을 키울 능력과 정성은 한참 모자라지만, 식물은 별로 힘이 들지 않으니 계속 키워보아야 하겠다.
(2015년 2015년 8월 8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