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 (45) 대상받은 체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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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 (45) 대상받은 체험 수기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4.08.1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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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운 선생님의 KOICA 해외교육봉사활동 체험기
이영운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

대상 받은 체험수기

지난 휴가 때 제주도 집에서 공무원 연금 월간지를 보게 되었는데 그 곳에 제14회 공무원연금 수필 공모 광고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일 년만의 휴가로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하루 오전 시간을 내어 공무원연금 공단 제주지점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이용해서 수필 공모 글쓰기를 했다. 무작정 쓰다 보니 너무 길어지고 또 횡성수설이 되어 거듭 손보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겨우 완성하여 인터넷으로 접수를 했다. 그런데 오류가 발생해서 다시 수정하여 우편으로 보냈다.

7월에 발표하기로 되어 있었다. 소식이 없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뒤져보니, 당선작 발표가 이미 나 있었다. 총 8편이 입상해 있었다. 금상 1, 은상 3, 동상 4 편이다. 그리고 응모자 전원에게 작은 기념품을 준다는 내용도 실려 있었다. 그런데 그 곳에 나의 명단이 없으니 동상이라도 기대했던 꿈이 사라져 버렸다.

배 선생님과 청장
배 선생님과 청장

그런데 얼마 전에 공단에서 이메일이 왔다. 대상인 금상 당선을 축하하고, 당선 소감과 사진을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분명히 입상자 명단에는 없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집사람으로부터도 연락이 왔다. 입상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내가 인터넷에서 본 것은 지난해 제13회 입상자 명단이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응모자가 너무 많아 심사를 1개월 연장하여 심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응모자가 무려 795편이었다고 한다. 그중에서 내가 1등, 대상을 받게 된 것이다. 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신문에 나의 입상 소식이 나게 되고, 또 코이카 사무실에서도 기사 검색을 통해 나의 입상 소식이 전해지게 되었다. 코디네이터 배윤정 선생이 먼저 알게 되어 여기저기 알렸나 보다.

8월 연금지에 내 작품이 실리고, 또 PDF 파일도 공단에서 보내주어서 사무실에도 몇 장 인쇄하여 읽어 보도록 전했다. 수필 내용은 정년 퇴직 후 자문단으로 파견되어 하는 좌충우돌과 활동 내용이다. 나의 소박한 인생 경험이 ‘내용의 진솔성’, ‘소재의 독창성’, ‘글의 구성과 문체’ 라는 심사 기준에 맞게 글로 잘 풀어 썼는지를 보았다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임헌영님과 에세이21 발행인 이정림님은 나의 글을 이렇게 평가했다.

금상 ‘살라 말래꿈’은 40년의 교직생활을 접은 필자가 세네갈 교육부에 부임하여 그 곳의 젊은 엘리트들을 양성하는 이야기다. 필자는 열사(熱沙)의 대륙에 ‘꿈을 심어 희망을 키우는 것’이 새로운 소망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교단은 이제 한국이 아니라 세네갈이 되었다. 세네갈의 교육 현장에 한 그루의 우람한 바오밥 나무가 되고 싶은 소망이 꼭 이우러질 것으로 믿는다. 필자의 삶은 은퇴 후에 더욱 세계화 되었고 더 보람차게 느껴지는데 그의 사전에는 은퇴라는 말은 삭제되어도 좋을 것 같다 라고 평했다.

시골 풍경 

이 글을 쓰는 동안 정종량 자문관이 전화했다. 서울 사모님이 연락을 해왔는데 내 글을 읽었고 당신은 뭐하는 사람이냐고 했다고 한다. 아마 서로 깊이 사랑하므로 생기는 행복한 질투인 것 같다. 전에 자신도 휴가 중에 공모 내용을 보았는데 사모님이 한번 응모해 보라고 했었다고 한다. 어쨌든 많은 분들이 축하와 관심이 있었다. 축하해준 사무실 직원들에게 또 이 곳 친구들에게 식사라도 대접해야겠다. 상금은 별로 많지 않지만, 조금 더 보태서 좋은 일에 쓰기로 했다. 장모님 틀니를 새로 해 넣는 일에 썼으면 한다.

(2015년 2015년 8월 8일)

프로젝트를 제출하며

오늘은 디렉터인 청장과 함께 ‘코이카 세네갈 유아교육 체험학습 센터’ 설립 계획을 제출했다. 10시에 도착하기로 송기정 코이카 사무소장과 미리 약속을 했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9시 40분에 출발하기로 청장과 약속했다.

그런데 확인해 보니 사무실에서는 아직까지 발송 공문준비도 프로젝트 계획안 인쇄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공문 작성과 인쇄할 자료를 나에게 미리 주면 준비하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주지 않아서 디렉터가 준비했나 하고 생각했다. 청장에게 가보니 손님이 와서 환담 중이었다.

나는 공문 내용을 대강 만들고 기안하도록 요구했다. 공문을 만들고 자료를 인쇄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결국 11시가 다 되어야 출발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 소장님께 늦게 도착한다 양해를 구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디렉터는 다시 커피를 시켜서 천천히 마시고 또 구두도 닦는다. 나름 성의 있게 준비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약속이 자꾸 지체되니 속이 탄다. 디렉터의 차를 이용했다. 그는 우리 사무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전에도 여러 차례 왔던 것 같다.

사무실에 도착하여 소장님을 만나고 한참 사무실 이야기, 코이카 봉사 활동 이야기, 내가 하는 일과 나의 근무 태도 등을 하고서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통역으로 Ms Banel이 나왔다. 그녀는 뉴욕 대학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하다. 소장님께 영어 통역이 필요하니까 그녀가 참석한 것이다.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소장님이 요즘 코이카 내부의 여러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했다. 이미 나는 알고 있지만 디렉터도 알아야 하니까 설명하는 모양이다. 최근에 세네갈 여성부 장관이 대통령과 한국을 방문하면서 세네갈에 유아보육센터(Baby Care Center)를 300개 설립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0세에서 6세까지의 유아와 산모의 건강, 태교, 위생 등을 취급하는 곳인데 우리는 3세에서 5세까지 유치원 교육을 하니까 이것이 중복되어 소장은 병합하여 추진하는 게 어떤지 또 두 기관의 차이가 어떤지를 물었다. 나는 유아보육센터(Baby Care Center)는 유아와 산모의 위생, 보건, 환경, 돌봄이 중심이고 유치원은 누구나 알듯이 유아의 교육 중심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분명히 많은 차이가 있지만 나는 병합 추진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다.

청장과 함께
청장과 함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4명이서 마치 MOU 체결 현장처럼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여기까지 오는데 참으로 많은 시간과 과정이 있었다. 솔직히 내가 혼자 하면 며칠 안 걸릴 것을 이들이 하는 데는 직원들이 협의 작성하는데 석 달이 걸렸다. 그 사이에 5, 6차례의 소그룹 모임, 또 2, 3차례의 나의 프레젠테이션 또 사전에 코이카 소장님과 부소장님께 개별 설명의 기회를 가졌었다. 그러나 아직도 보완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오는 길에 나는 디렉터에게 이의 추진 채택을 위해서는 차관과 장관 가능하면 대통령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한국 코이카 이사장님께 최고위층의 전화 등 노력이 있어야 이 프로젝트의 추진이 가능함을 역설했다. 그런데 청장은 이를 잘 이해하여 노력할는지 의문이다.

(2015년 8월 5일)

처음 먹는 삼겹살

어제는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삼겹살을 먹었다. 원래는 알리앙스 프랑스에서 정종량 선생의 초대로 돼지 갈비나 스테이크를 먹을 예정이었다. 시간이 있어 조금 일찍 장소에 가보니 식당 문이 닫혀 있었다. 안에서는 어떤 행사가 있었다. 그래서 검문을 받고 들어가 보니 결혼식이 있어서 식당을 통째 사용하고 있었다. 정 선생과 배 선생에게 전화하여 서울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당에 먼저 가서 서울식당 사장이며 한국교민회장인 사장님과 얘기를 나누었다. 항상 이곳에 오면 첫눈에 띄는 특이한 나무가 한 그루 있다. 2층 베란다로 올라가는 계단에 연륜이 오랜 나무 한 그루가 콘크리트 틈새에 멋있고 푸르게 자라고 있는 게 신기했다. 사장님 설명은 17년전 이 식당을 처음 열었을 때 아주 작은 씨앗 하나가 움터서 그냥 놔두었더니 계단 틈새에서 이렇게 자라고 있다고 한다. 생명력이 대단하다. 바닷가 기암절벽 위에 바위 틈새에 바다를 바라보면서 자라난 해송 분재와 같은 기품과 아름다움이 서려있다.

사장님은 다른 정원의 나무들도 설명해 주었다. 개업 시기에 원래 살던 곳에 잘 생긴 나무가 있어 몇 년 후에 사다가 심었는데 벌써 28년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흔히 집 안에 화분으로 키우는 제라늄이다.

잠시 후에 부소장님도 오셔서 넷이서 삼겹살을 맛보게 되었다. 돌아보니 여기저기 앉아 있는 많은 중국인들이 모두 삼겹살을 먹고 있어서 그 냄새를 피할 수가 없었다. 너무도 얇게 썬 삼겹살이지만 마늘, 된장, 상추에 싸서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었다.

해변에 조성된 관광 방갈로
해변에 조성된 관광 방갈로

부소장은 오늘 따라 가로 흰 무늬의 검은 색 원피스를 차려 입은 모습이 너무도 예쁘고 깜찍해 보인다. 예쁘다고 말했더니 수줍게 고맙다고 한다. 부소장은 20대 후반으로 프랑스어를 전공해 외국어가 유창하고 차분하며 일에 열정적이서 퇴근 시간은 항상 밤 늦은 시간이다. 결국 부소장님이 오늘 한턱 썼다. 배 선생은 9월 1일 날짜로 업무 인계인수를 한다고 한다. 임기는 10월에 종료되지만 후임자인 한혜정 선생이 이 달 20일경에 도착하면 업무를 인계하게 되나 보다.

옛날에는 가장 인기 없던 부위인 삼겹살이 어쩌다 전 국민이 선호하는 부위로 변했는지 모르겠다. 우리 고향 제주에서도 삼겹살은 '숭'이라고 해서 가장 잘 안 팔리는 돼지고기였다. 그리고 이상한 것은 이곳을 찾는 중국인들이 대부분 삼겹살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손님들도 교민 보다는 중국인이 훨씬 많다고 한다. 사장님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에 중국 기업들이 워낙 많은데, 그 회사들과 계약을 맺어 쿠폰을 발행해 이곳을 찾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상하게 중국인들이 모두 삼겹살을 좋아한다고 한다.

(2015년 8월 9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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