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47)현지 평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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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47)현지 평가회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4.09.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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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운 선생님의 KOICA해외교육봉사활동 체험기
이영운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

현지 평가회

지난 17, 18일 코이카 현지 평가회에 다녀왔다. Sally의 Decameron Hotel에서 개최되었다. 작년에는 Sally의 Baobab Hotel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좀 더 시설이 좋은 곳으로 택했다고 한다. 참여 인원은 17명이다. 안전교육과 성교육을 겸했다. 17일에는 분임별 토의 발표, 건의 사항 등을 협의하고 맛있는 뷔페 식사를 했다.

Hotel은 모두 방갈로 형태로 되어 있고 나는 1인실을 배정받았다. 에어컨, TV 등이 구비되어 있었고, 또 8만 세파(16만원 정도)의 출장비도 받았다.

데카메론호텔에서

단원들의 활동 내용 발표 중에는, 임아란 단원이 현장 지원 사업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현장 사업으로 막상 전산 관련 모든 시설을 구비하고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고 한다. 우선 직원 교육부터 컴퓨터 교육을 시작했었다. 신청을 받고 수업을 시작했는데, 신청자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늦거나 결석하고 결국은 숫자가 점점 줄어들어 폐강하고 말았다고 한다. 임아란 단원의 심적 고통이 얼마나 컷었을까 충분히 짐작 되었다.

그녀는 올해도 컴퓨터실을 완벽히 새롭게 꾸며서 신학기에 맞추어 수업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사들이 거의 3개월 동안 파업을 하여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게 되니 또 전산 수업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교장과 직원들은 새로 구입한 컴퓨터 물품들을 가져가 버리기도 하고 분실되는 물건들도 많이 생겨났다. 어쨌든 많은 예산이 투여된 현장 사업이 잘 활용되었으면 하는 것이 그녀의 소망이라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김누리 단원은 산다가에서 스마트폰을 분실했던 얘기를 한다. 산다가는 다카의 가장 번화한 거리이며, 또 한국의 남대문 시장 같은 곳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상가들이 빼곡히 들어선 재래시장과 번화가가 함께 들어서 있는 가장 생동적인 곳이다. 그는 그곳을 친구와 함께 걷는데 현지인 청년 두 명이 가까이서 스치고 지나갔다. 나중에 식당에서 살펴보니 스마트폰을 소매치기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날은 단체 활동을 했다. 단체 줄넘기, 단어 맞추기, 이어달리기 등을 했고 우리 팀은 종합점수에서 졌다. 그러나 부상으로 휴지 4개를 받았다.

행사가 거의 끝날 무렵 새로 온 단원들이 갑자기 소장님께 달려들어 소장님을 들어 올려서 수영장에 던져 버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미리 계획을 했었고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 등 소지품은 꺼내고 던졌다고 한다. 이어서 바로 옆에 있는 정종량 선생 또 하유선 관리 요원 등을 소위 포획하여 던지는 모습을 보고, 나는 빨리 도망쳐 바로 옆에 있는 내 숙소로 도망쳐서 위기를 면했다. 나는 나중에 나도 ‘빠졌다’라고 말하면서 농담을 건넸다. 내 말은 물에 빠진 것이 아니라 대열에서 빠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바스끼 축제일 청장집에서
따바스끼 축제일 청장집에서

어쨌든 예상외의 큰 장난이었다. 귀엽기도 하지만 좀 생각해 볼 점도 있을 것이다. 그냥 헹가래라면 좋을 듯하다. 빠지는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다양한 상황에 처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 관리 선생들을 평상복을 입은 채로 납치해 물에 던지는 행위는 여러 가지 난감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 보였다. 정 자문관도 자신은 수영을 전혀 못하는데 물에 빠져 공포가 밀려왔었다고 한다.

(2015년 9월 20일)

애처로운 양들의 절규

어제는 따바스끼(Tabaski)였다. 따바스끼는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려다 알라의 명으로 아들 대신 양을 제물로 바쳤던 것에 유래하는 이슬람의 가장 큰 축제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이날은 집집마다 양을 잡아서 이웃과 나누며 즐기는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Directeur와 Mamadou Diouf가 집으로 초대했다. 오전 10시에 청장은 나와 아끼꼬를 픽업해 주기로 했다. 청장은 최근에 신시가지로 이사하여 나는 그의 새집도, 위치도 모르기 때문이다. 10시 10분 전부터 나와서 기다렸다.

집 밖 여기저기선 양들의 애처로운 절규와 외침이 핏자국이 퍼져 나가고 있었고 길가와 모퉁이에는 집집 마다 양들을 제물로 바친 흔적이 남아 있다. 흥건히 고인 피와 또 죽어 쓰러져서 해체 작업을 기다리는 양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가죽을 벗기고 해체하는 작업이 도처에서 행해지고 있다.

살리 해변에서

또 이 작업을 위해 일꾼으로 써달라고 칼을 몇 자루씩 든 젊은이들이 거리를 배회하며 호객하고 있다. 이 성스러운 순교 작업을 대행하는 젊은이들이다. 옆 5층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아파트도 그 집안에서 또는 밖에서 이런 일을 행한다. 그들은 수당을 돈이나 고기로 받는다.

아이들과 가난한 여인들은 작은 그릇과 양동이를 머리에 이고 이리저리 다니고 있다. 또 앞집 여자들은 집 앞 길가에서 순교한 양의 피에 여러 차례 모래를 가져와 덮고 있다. 아끼꼬는 위쪽에 있는 전신주에 양을 매달고 가죽을 벗기고 해체하는 곳으로 가서 계속 지켜보고 얘기도 나누고 있다. 나는 도저히 가까이는 못 가겠다. 이외로 일본 여자가 비위에 강해 보인다.

1시간 반이 지난 11시 30분이 되어야 Directeur가 나타났다. 그는 여전히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 차에 이미 두 일본 젊은이가 타 있었다. 나중에 알아 보니 2009년 Kaolack에서 근무했던 일본인 봉사단원과 또 전에 세네갈에서 근무했던 통신 분야 봉사 단원이 통신사업 관련 조사차 함께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서로 연락이 돼서 그의 집 방문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청장은 최근에 새집을 지어 이사 온 것이다. 새집은 Loc Rose(빨간 호수)를 지나 깨루마샬에서 다시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신도시다. 비포장도로에 구획정리만 되어 있다.

대부분의 집들은 일부만 완성된 상태에서 사람들이 입주하여 살고 있다. 그의 집도 2층 집인 데 우선 1층만 지어서 살고 있었다. 전등 시설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화장실 문은 어긋나서 잘 닫히지도 않는다. 또 물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명절인데 걱정이 많이 된다. 새 입주는 크게 축하해야 할 일이다. 다카에서 거의 한 시간 반 정도의 거리였다.

현지평가회가 열린 데카메론호텔 프론트에서
현지평가회가 열린 데카메론호텔 프론트에서

나는 산다가의 홍콩 상점에서 미리 구입한 유화를 입주 선물로 건네주었다.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 지난번 그의 생일에는 포도와 과일 그림을 선물했는데 이번에는 화려한 국화꽃 유화다. 방이 여럿이니 새집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많은 액자가 필요할 것 같다.

디렉터는 완성되지 않은 2층도 구경시켜 주고, 앞으로 지을 미완의 방들에 대한 설명도 해 주었다. 모두 완성되면 넓고 멋진 주택이 될 것 같다.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바께트에 염소 간과 고기를 양파에 저며 볶은 것이다. 그리고 복숭아와 망고 주스가 나왔다.

점심 후에 청장과 함께 이웃 방문을 시작했다. 새로 지은 집들이 많아 아마 서로들 최근에 이웃이 된 집들도 많아 보였다. 그중 한집은 부인이 다카에 있는 유치원 원장이었다. 중간에 디렉터는 모스크에 기도하러 가고 우리는 그곳 식구들과 함께 음식을 즐기며 얘기도 나눴다. 접대 음식으로 양꼬치가 나왔다. 우리나라 꼬치처럼 양고기 꼬치 사이에 과일과 나물이 끼어 있어 아주 맛있었다.

나는 5시에 우리 직원 Mamadou Diouf와 약속이 있어서 미리 얘기하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아끼꼬도 집에 가겠다고 해서 함께 출발했다. 우선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까루마샬로 갔다. 버스비는 200 세파였다. 그곳에서 4000 세파를 주고 택시로 집에 도착했다. 버스는 이름도 없고 서너 번은 폐차했어야 했을 소위 바퀴만 있는 차 같았다. 운전석 계기판은 들썩 들썩거려서 가다 몇 번 계기판 전체를 들어 올려 손보면서 갔다.

호텔 방갈로를 수리중인 호텔 직원들
호텔 방갈로를 수리중인 호텔 직원들

집에 와서 마마두의 집으로 갔다. 그에게도 유화 그림 선물을 준비했다. 버스를 타고 갔는데 오늘은 휴일이어서 그런지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려야 버스가 왔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항상 기다림과 익숙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산다가 Guigojn Pharmacy(기공 약국)에서 내렸다. 그곳에서 걸어서 그의 집을 찾아갔다. 몇 차례 와서 이제는 익숙하다. 집안에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부인, 셋째 아들, 처제 등을 소개받았다. 부부 침실에 음식을 차려 놓고 먹으라고 한다. 아마 나머지 식구들은 이미 식사를 했나 보다. 채소를 곁들인 양고기 한 접시와 물과 주스가 있었다. 선풍기도 돌아가고 있었다.

좁은 집안에 손님 가족들로 복잡하고 소란스러웠다. 빨리 자리를 피해 주는 게 좋을 듯 싶어 간단히 식사하고 나왔다. 택시로 오는데 마침 성당 옆을 지나게 되었다. 급히 차를 세우고 성당으로 가서 저녁 미사에 참례했다. 저녁때는 오늘이 대축제이지만 결국 혼자여서 조금 무료한 시간을 ‘식객2-김치전쟁’ 영화를 보고 잠들었다. 참으로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하루였다.

(2015년 9월 26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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