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박, 그 강을 건너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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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박, 그 강을 건너지 마오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4.09.2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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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희 주무관 서귀포보건소
강주희 주무관 서귀포보건소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면서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닌 추석이 소나기와 무더운 폭염과 함께 지나갔다. 그런데 올해 추석은 또 다른 날이기도 했다. 매년 9월 17일은 ‘도박 중독 추방의 날’이다. 옛 기억을 떠올려 보면 추석에는 선선한 가을공기를 마시며 가족들과 둘러앉아 윷을 던지기도 하고 고스톱을 치며 기뻐하고 아쉬운 감정을 다 털어내는 건전한(?) 도박을 즐겼다. 그렇다면 건전하지 않은 도박은 무엇이고 불법 도박에 중독되었다라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전에는 도박장이 야외 비닐하우스나 산속에 개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불법 도박장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많은 경로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범죄도시4’에서 보았던 불법 온라인 도박장이 그 실체임을 알려준다.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은 돈을 벌게되면 더 많이 딸수 있다는 기대감에 멈추지 못하고 돈을 잃게 되면 돈을 다시 찾아야 하기 때문에 멈추지 못한다. 결국 한번 중독되면 결과가 어떻든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도박은 그 자체가 유흥이나 게임이라고 인지하여 그 심각성을 인식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리게 된다. 도박장에서 전재산을 탕진하거나 도박 자금을 구하느라 빚을 지게되고 가정이 붕괴되기도 한다. 또한 도박문제는 더 이상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점점 청소년을 위협하고 있다. 발달특성 상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 사이에서 불법 인터넷 도박은 전염성 높은 바이러스처럼 사행성 불법도박이 전염되고 있다. 더 불행한 것은 온라인 불법도박시장은 국경없이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이로 인한 문제성은 더욱 심각해질것으로 보인다.

중독은 만성질환이다.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처방받듯이 도박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전문적인 상담과 교육, 도박문제 재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라는 처방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한번 중독되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도박, 그 강을 건너지 않기 위해서는 내실화된 중독 예방교육이 필요하다. 서귀포시중독통합관리지원센터에서는 4대중독(알코올, 도박, 약물, 인터넷) 문제가 있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문제를 상담하고 중독 도움기관의 정보를 제공하며 입원이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치료기관에 연계하고, 도박문제의 심각성을 알려 불법도박으로부터 현혹되지 않도록 도박중독 예방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내 주위에 도박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도박이라는 강을 건넌 소중한 이에게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중독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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