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후와 농업의 위기는 동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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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후와 농업의 위기는 동사다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4.09.2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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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주무관 서귀포시 감귤농정과
김건우 주무관 서귀포시 감귤농정과
김건우 주무관 서귀포시 감귤농정과

인류 역사상 큰 혁명은 세 차례 있었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이 그것인데, 지금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융합된 4차 혁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농업의 경우는《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의 말을 빌리자면, ‘매해가 혁명’이다.

서귀포시에 한정을 해 봐도, 주요 작물인 감귤, 마늘, 월동무 등의 작황은 경제학에서 거미집 이론을 끄집어내지 않아도, 매해 널뛰기가 극심하다. 혹자가 나에게 내년 감귤의 작황을 예측해달라고 했다. 나는 무심하게도 모른다고 답할 수 밖에 없었다. 위기는 예측이 아닌, 대처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차원에서도 장기적으로 기후위기와 관련한 농업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가령, 기후변화에 어느정도 방비가 될 수 있는 스마트팜 도입사업이나 극심한 변화에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청년농 육성 등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현재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의 절반이 훌쩍 넘는 65세 이상의 고령농에 대한 지원이다. 고령농은 청년농에 비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힘들 수 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고령농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귀포시에서도 고령농에 일손돕기 인력을 지원하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농번기 농산물 수확 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농업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농업직으로 10여 년 넘게 매일 많은 농가들을 만나고, 재배작물과 시설물 등의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느낀다. 기후위기와 농업위기는 ‘동격(同格)’이고, 현재도 변하고 있는‘동사(動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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