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닥속닥 송인영의~ (9)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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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닥속닥 송인영의~ (9)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0.06.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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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살의 얼굴로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외로울 때마다

바다를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

나는 바닷가 태생

구름에서 일어나 거슬러 부는 바람에

쥐어박히며 자랐으니

어디에서고 따라붙는 소금기

비늘 되어 살 속 깊이 박혔다

떨치고 어디론가 떠나보아도

되돌아오는 윤회의 파도가

내 피 속에 흘러

원인 모를 병으로 몸이 저릴 때마다

찾아가 몸을 담그는 나의 바다

깊은 허망에 이미 닿아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몸이 되었을 때

나는 바다로 가리라

소리쳐 울리라

제주바다는

맨살의 얼굴로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김순이

 

더 이상 잃을 게 없을 때 바다를 마주해 본 사람은 알리라. 바다, 특히 제주바다가 왜 소리쳐 울 때 아름다운 지를. 어느 해던가, 사는 게 너무 게 힘들어 툭, 하면 바다로 가 소리치는 나에게 ‘살암시라 살암사리 살암시민 살아진다’ 라며 내 눈물을 닦아주던 바다! 이런 바다가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고 앞으로도 충분히 그러하리라.

저물 녘 탑동 바다가 다시 초고추장을 푼다. ‘촤르르 촤르르 촤르르 촤르르’ 오늘은 또 누구의 이마를 짚어 주시려나.                                                                     <송인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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