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눌더러 물어볼까 나는 슬프냐 장닭 꼬리 날리는 하얀 바람 봄길 여기사 부여(扶餘), 고향 이란다 나는 정말 슬프냐
-박용래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나 오래도록 혹은 짧게라도 떠나 있다가 고향을 둘러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자문해 보았을 말, ‘나는 슬프냐’ 조금은 이기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변해도 너무나 변해 지금 서 있는 이곳이 고향인지 아닌지 헤맬 정도라면 그건 정말 문제라 아닐 할 수 없습니다. 고향을 고향으로 느낄 수 없어 그래서 슬프냐고 물어 줄 사람도 없는.
그런데 이런 슬픔이 비단 우리들만의 슬픔일까요?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 하지 않은- 저 바다, 저 오름, 저 나무, 저 새…… ‘나는 슬프다’ 차라리 이 말이면 그래도 낫겠습니다. 슬픔에도 단계가 있나 봅니다. < 시인 송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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