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 (9)비행기는 연료를 버려야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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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 (9)비행기는 연료를 버려야 산다 !!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0.09.0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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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연료를 버려야 산다!!
문영헌 사무국장

(객실 사무장 )"기장님!! 긴급 상황입니다. !!" (기장 )"무슨 일입니까?" (객실 사무장)"손님 중 한 분이 가슴을 쥐고 쓰러졌는데 호흡이 거칠고 의식이 불분명합니다."(기장)"우선 응급조치를 하고, 혹시 객실 손님 중에 의사나 간호사가 있는지 확인해서 도움 요청을 하고 결과를 알려 주세요."<잠시후>(객실 사무장)"기장님 ! 다행히 손님 중에 의사 분이 계셔서 승객 상태를 확인하고 응급조치는 취했습니다. 그렇지만 가능한 빨리 의료조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할 것이라고 합니다."(기장)"네? 그래요? 알겠습니다."  여객기 내에서 종종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마다 조종실에 있는 기장은 가장 가까운 공항을 선정하여 비상착륙을 결정하고 우선 연료를 확인한다.
기본적으로 항공기는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의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
연료를 충분히 싣고 이륙했다 하더라도 일정 시간동안 비행하면 연료가 소모되는 만큼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이륙할 때보다는 착륙할 때 더 많은 충격이 발생한다.
비행기는 다량의 연료를 싣고 있지만, 착륙 허용 무게를 초과해서는 착륙할 수 없기 때문에 이때는 착륙허용 무게만큼 줄여야 한다.
정상적인 거리를 비행했다면야 날아가는 동안 연료를 그만큼 소비했으니 자연스럽게 무게가 줄어들겠지만, 이륙하자마자 다시 착륙해야 하는 경우에는 항공기 무게를 강제로 줄일 수밖에 없다.
착륙허용중량을 초과하여 착륙하면 과도한 충격으로 날개가 부러지고 동체, 타이어 파손이 예상되며 특히 엔진이상이 연료로 인한 화재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림속 Dumping(덤핑)은 연료를 버린다는 의미임.
그림속 Dumping(덤핑)은 연료를 버린다는 의미임.

2009년 4 월 29 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타코마공항을 출발, 인천행 아시아나항공Z271편 항공기가 이륙하자마자 시애틀 공항으로 회항하여 비상 착륙한 적이 있다.
이륙하자마자 한쪽 엔진에 이상이 생겨 회항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인천까지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사용할 다량의 연료를 싣고 있었으나, 사람과 기체의 안전을 위해서는 태평양 상공에 버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OZ271편은 B777-200ER 기종으로 이륙중량이 약 287톤이었기 때문에 착륙중량 207톤을 맞추기 위해 약80톤 정도의 연료를 버렸던 것이다.
그러면 이륙한 비행기가 어쩔 수 없이 가장 가까운 공항에 착륙하기 위하여 연료를 버려야 하는 경우는?
①엔진 등 항공기의 상태가 이상할 때
②벼락·조류충돌 등으로 기체가 파손되어 위험한 상태
③생명에 지장이 있는 긴급환자 발생시
④기내 폭행 사고로 가해 승객을 관계기관에 이첩할 필요가 있을 때이다.
이상과 같이 긴급 회항 및 비상착륙 상황 발생 시 기장의 판단 하에 Fuel Dumping 하는데도 3원칙이 있는데요,
 ① 공항 인근 지정된 공역의 고도 6000피트 이상에서만 가능
 ② 타 항공기 운항 항로를 피하고
 ③ 하강 자세로는 불가, 수평이나 상승자세로 버려야 한다.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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