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창문을 꼭 닫고 자야 할 만큼 공기가 차가워진 요즘,
주말이면 벌초행렬과 추석 대목을 앞둔 재래시장 상인들을 보면 분명 가을이 다가 왔음을
느끼게 하는데 파아란색 높은 하늘도 쉽게 볼 수 있다는 기대도 해본다.
가을이나 겨울의 높은 하늘에 가끔씩 직선으로 길게 흰색 띠를 볼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궁금해 하기도 하고 자를 대어 선을 그은 것처럼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 흰색 띠를 이루는 구름이 비행기가 지나가면서 남겨놓은 자국, 즉 비행운(飛行雲)이다.
거대한 비행기를 하늘위로 띄워 올리는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의 열기는 600 ∼700℃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비행기 엔진에서 연료가 탈 때 탄화수소라는 수증기가 만들어지는데, 이 수증기가 외부의 공기 속에 산소와 섞이면서 순간적으로 물방울이 맺힌다.
이렇게 맺힌 물방울은 차가운 주위 기온 때문에 얼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비행운이다.이 구름은 온도가 영하 40℃ 이하일 때, 비행기가 잘 날 수 있는 순항고도인 지상 9∼13㎞ (3만피트 내외) 사이에서 잘 나타나게 된다.
특히 인천공항과 동남아를 오가는 비행기들 대부분이 제주 상공을 통과하기 때문에 비행운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가 있다
이 구름은 공기가 습하고 바람이 약할수록 오래 남아있게 되는데 시기적으로 보면 1월에 가장 많이 생기고 7월에 가장 적게 생긴다.
비행운을 보면 날씨를 예측할 수도 있다. 비행운이 금방 사라지면 다음날은 맑고 건조한 날씨가, 그리고 새털구름처럼 흩어져 보인다면 다음날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