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코이카 사무소에서 현지 안전교육을 받았다. Rui 라는 동티모르 현지 직원이 영어로 강의했다. 국가 현황, 정치 동향, 위생, 질병, 안전, 주거 등에 대한 내용이었다. 강의는 조금 일찍 끝났고, 오후 3시까지는 자유시간이라고 한다.
▣ 코이카사무소에서 현지 안전교육을 받다
여기서 오늘 학습한 내용을 중심으로 동티모르에 대해서 조금 살펴보기로 하자.
공식 국가명은 동티모르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Timor-Leste)인데, 국제적으로는 East Timor로 통용되고 있다. Timor는 인도네사아어와 말레이어의 동쪽이라는 의미의 Timur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위치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동쪽 2200Km 지점에 있고, 티모르섬의 동부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발리섬과 호주의 다윈이 가까이 위치한다. 기후는 열대와 아열대의 중간 기후로 연평균기온은 27도에서 30도 내외라고 보면 된다.
▣인도네시아 동쪽2200km에 위치, 강원도 정도의 크기에 인구는 120만명
면적은 한국의 1/6 정도로 강원도 정도의 크기이고, 인구는 120만명 정도된다. 수도는 딜리(Dili)이며 23만명 정도가 거주한다. 민족은 32개 종족이 있고 약 40%는 테툼족이다. 포르투갈어와 현지 토착어인 테툼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다. 종교는 이 섬이 양분되어 독립하게 된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95% 정도가 가톨릭교이며, 기타 개신교와 이슬람교 등이 있다. 서티모르는 인도네시아에 속하기 때문에 이슬람권이다.
동티모르의 역사를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자. 1515년 포르투갈 상인들이 현재의 오에쿠시 지역 해안에 도착하여, 주로 이 섬의 특산물인 백단목(Sandalwood)을 유럽으로 수출해 가기 시작함으로써 티모르섬이 유럽에 알려지게 되었다. 포르투갈이 티모르섬 전체를 지배하였으나, 인도네시아를 식민지배한 네덜란드는 쿠팡(Kupang)을 중심으로 티모르 서부지역을 차지하였다. 이후 티모르섬을 두고 서로 각축을 벌이다가 동티모르는 포르투갈이 서티모르는 네델란드가 지배하기로 합의하였다.
▣1515년 포르투갈 상인들 상륙 특산물 백단목 수출하며 유럽에 알려지고, 인니를 지배한 네덜란드가 서티모르를 지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일본군은 호주를 침략하는데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동티모르를 1942년 2월부터 1945년 9월까지 점령하였다. 일본군 점령기간 중 약 4만명에서 7만명 정도가 일본군에 의해 학살당했으며 커피, 코코아, 고무 등의 작물은 황폐화하게 되었다.
포르투갈은 경제적으로 별 가치가 없는 동티모르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았고 세계적 추세에 따라 동티모르를 독립시킬 계획을 수립하고, 1971년 동티모르에 자치권을 부여했다. 1975년 11월 28일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FRETILIN)을 중심으로 ‘동티모르민주공화국’ 독립을 선포하였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가 독립을 선언한지 10일째 되는 날인 1975년 12월 7일 미국의 묵인 하에 동티모르를 침공하여 6만여명의 주민을 학살하고, 76년 7월 17일 동티모르를 인도네시아의 27번째 주로 편입하였다.
이후 동티모르 무장 세력인 동티모르민족해방군(FALINTIL)을 중심으로 침략군에 대항하였으며, 독립운동지도자
세 라모스와 벨로주교는 199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UN은 동티모르 독립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며, 1999년 8월 30일 투표결과 독립이 결정되었다. 이때 친 인도네시아 지지파 민병대는 무자비한 살상, 방화, 약탈을 자행하여 2000여명이 희생되었으며, 25만명의 동티모르인들이 서티모르로 피신하였다.
▣1999년 UN행정기구 설치, 2002년 초대 대통령 선거후 2002년 독립선언
1999년 11월 인도네시아군이 철수하고 호주군이 진입함으로써 인도네시아의 지배는 끝나게 되었다. 1999년 10월 동티모르의 독립을 지원하기 위하여 유엔 과도행정기구가 설치되었다. 2002년 4월 초대 대통령 선거를 실시 구스마웅이 83%의 득표로 당선되었고, 2002년 5월 20일 독립을 선포하게 되었다. 축하 행사는 대량 학살 묘지가 있는 딜리 외곽의 따사톨루에서 코피아난 유엔사무총장,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었다. 이렇게 하여 20세 최신생국가가 탄생하게 되었다.
▣베코라기술고교장에 제출할 업무계획을 작성하고 강소장에 검토의뢰하다
호텔 방으로 갔다. 빈 시간을 이용하여 강소장님이 주신 베코라기술고등학교에 대한 투자, 교육, 운영 등에 대한 프로젝트 계획을 두 시간 정도 정독했다. 200 페이지 정도 되었다. 우리나라의 전문계 고등학교 학교교육계획과 비슷했다. 이를 중심으로 내 프로젝트도 구안 추진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사온 비스켓으로 점심을 때우고, 베코라기술고등학교장에게 제출할 나의 업무계획을 작성했다. 오후에 소장님을 뵙고 출력한 업무계획서의 검토를 부탁드렸다. 업무 내용에는 내가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 즉, 비전과 목표 설정, 교육과정 구안, 학교 운영과 조직 관리, 학생생활지도, 취업과 외국어 교육 등이 포함되었다. 외국어 교육에는 한국어 교육과 영어 교육을 추가했는데 필요한 경우에 직접 지도,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2분의 자문단과 1분의 봉사단원이 거주하는 3층집 월세 500달러에 들다
3시에 다시 사무실로 가서 Rui를 만났다. 그와 함께 살 집을 구하러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집은 백인이 주인인데, 조금은 허름한 2층집이었다. 전기세, 세탁 비용, 청소 비용 등을 포함하여 월 650달러다. 참고로 동티모르는 아직 독자적인 화폐가 없다. 미국 화폐인 달러화를 그대로 사용한다. 따라서 최빈국에서 최부유국인 미국의 돈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인풀레이션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650달러면 우리 돈으로 월 75만원 정도일 것이다. 한국보다 오히려 비싼 느낌이다. 이곳에는 UNDP(국제연합발전계획)에 근무하는 한국인 여성이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집을 둘러보니 엉성하게 조립한 슬레이트 지붕의 집으로 안은 몹시 좁고 더웠다.
다음은 중국계 주인이 소유하고 있는 3층집으로 갔다. 1층은 주인이 전업사가게로 쓰고 있고, 3층에는 자신의 거주하고, 2층은 원룸 6개를 지어서 임대하고 있었다. 3곳은 거주인이 있고, 3곳은 비어있었다. 전기, 수도세를 포함하여 월 550달러다. 월 60만원 정도이므로 괜찮아 보였다. 마침 이곳에 두 분의 자문단과 한 분의 봉사단원이 거주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로 편리할 것 같았다.
▣세상과 열린 이메일이 열리지 않아 조금은 걱정이다
마침 최규환 자문관이 와 주어서 도움이 되었다. 가격을 50달러 정도 할인 받았기 때문이다. 몇 곳을 더 가 볼 수 있었으나 그냥 이 곳에서 살기로 결정해 버렸다. 나는 살아오면서 여러 선택지가 있을 경우, 각각의 경우의 수와 기회를 신중하게 따지며 살아오지 않았다. 그냥 대충 대충, 인상에 따라서 선택하는 편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서 보면 손해와 이익 사이에서 자주 좌충우돌했음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노트북을 점검해 보니 모든 기능에 이상이 없는데, 내가 사용하는 Daum 이메일이 열리지 않는다. 조금 걱정이 된다. 세상과의 문이 닫혔기 때문이다.(2017년 8월 3일 목요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