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요정‘팔색조’ 구조..자연의 품으로

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 “번식 위해 제주 찾았다 부상”

2020-09-27     김동훈 기자
동남아에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 이하 구조센터)는 지난 17일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에서 건물 유리창과 충돌로 부상을 입어 구조된 팔색조가 치료를 마치고 지난 26일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27일 밝혔다.

이 팔색조는 여름 철새로 번식을 위해 제주를 찾았다가 부상을 입었다. 팔색조는 구조당시 강한 충돌에 의한 두부손상과 왼쪽 안구 충혈로 부상 정도가 심한 상태였다.

팔색조는 구조센터의 응급처치와 지속적인 산소 공급으로 일주일 여 만에 안정과 기력을 회복하고 이날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소재 제주시험림에서 방사됐다.

팔색조는 번식을 위해 5월 우리나라에 와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지역에 분포하며 10월초 다시 동남아시아로 돌아간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어둡고 습한 울창한 산림에 둥지를 틀어 6월 초순께 4~5개의 알을 낳고 2주간 포란한다. 새끼가 부화하면 교대로 지렁이와 곤충을 물어다 먹이며 25일을 전후 해 보금자리를 옮긴다.

윤영민 센터장은 “자칫 회복이 늦어졌다면 이동시기를 놓쳐 내년 5월까지 센터 내에서 관리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경우 동절기 먹이공급 및 기후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로 생명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10월 초순 이동시기에 맞춰 자연으로 돌아가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팔색조는 몸길이 18cm 정도고 머리 눈 날개덮깃 허리 배의 중앙과 아래 꼬리 덮깃 등이 화려하고 다른 색깔로 장식된 숲의 요정으로 탐조가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종이기도 하다. 서식지 산림파괴 등으로 개체수가 감소해 세계적으로 2500~1만여 마리 정도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적 멸종 위기종이어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자료목록에 취약종(VU)으로 분류됐고 우리나라에선 천연기념물 204호로 지정 보호받고 있다.

팔색조과에 속하며 학명은 Pitta brachyura nympha TEMMINCK & SCHLE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