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
다 늙은 여자 몸이 뭐가 그리 좋다고
구순노모 가슴에 둥지를 틀었을까
암세포 너도 나처럼
그리웠구나
엄마 젖이
(임태진, ‘암·癌’, 전문)
‘詩’라서 가능한 일이겠지요. 암세포, 그 조차도 이리 아름다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구순 노모 가슴에 저리 둥지를 틀고 앉아, 너도 나처럼 나도 너처럼. 어쩌면 우리 모두 이 세상 모든 부모에게 있어서 암세포 같은 존재 일지도. ‘그리움이 그리움을 밀고 간다’는 헤르만 헷세의 말처럼. 그래서 우리네 삶이 슬퍼도 아름다운 것인가 봅니다. (시인 송인영)
저작권자 © 제주경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