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3희생자·유족 명예회복 위해 최선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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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3희생자·유족 명예회복 위해 최선 다한다"
  • 김동훈 기자
  • 승인 2023.04.0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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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3년 만에 도민과 함께 거행
-오영훈 지사 “화해와 상생의 4·3정신, 지구촌 평화의 선봉장 될 것”
-1만 여명 참석…주요 내빈 50% 이상 고령 유족·생존희생자 중심으로 진행
-추념식 봉행 최초로 국가 차원 식후행사 문화제 열려 4·3 가치 국민에 공유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정부대표로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추념사를 통해 "4·3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공원 위령제단과 추념광장에서 봉행됐다.

이번 추념식은 화해와 상생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딛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실현해가는 4·3정신을 담아 ‘제주4·3, 견뎌냈으니 / 75년, 딛고 섰노라’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이날 추념식에는 4·3 생존희생자 및 유족, 제주도민, 정부 및 정당 관계자 등 총 1만 여명이 참석했으며, 주요 내빈의 50% 이상이 고령 유족과 생존희생자 중심으로 4·3추념식을 더욱 뜻깊게 했다.

정부 대표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창섭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참석하고, 국방부는 군악대와 의장대를 투입해 애국가 제창, 헌화·분향 등 행사를 지원해 4·3 희생자들에게 최대한 예우를 갖췄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신한 추념사에서 “무고한 4·3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 유가족들의 아픔을 국민과 함께 어루만지는 일은 자유와 인권을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며 “정부는 4·3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갈 것”이라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무고한 4·3희생자들의 넋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저의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여러분께서 소중히 지켜온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승화시켜 새로운 제주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창범 회장은 인사말에서“4·3에 대한 이념적 공세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국민 대화합의 시대로 가는 데 동참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유족들은 화해와 상생의 바탕 위에 서로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며 평화와 인권을 이뤄낼 수 있는 어머니 같은 따뜻한 국가를 꿈꾸고 있다”고 역설했다.

오영훈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낡은 이념의 틀을 뛰어넘고,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4·3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려는 시도에 흔들리지 않고 4·3의 정신을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과거사 해결의 모범 사례, 4·3의 세계화가 그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이 전 세계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제주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제75주년 4·3추모제는 4·3특별법 전부 및 일부개정으로 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보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열린 올해 추념식은 제주도민과 4·3유족은 물론 전 국민에게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치러졌다.

또한 유족들의 간절한 바람인 희생자와 사실상 자녀 간 가족관계 회복 절차도 올해 7월부터 추진될 예정이며, 지난 2월 문화재청에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서도 제출해 4·3 정신의 세계화를 위한 작업도 본격적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4·3희생자 추념식 봉행 최초로 국가 차원의 식후행사인 문화제가 열려 전 국민에게 제주4·3의 가치를 공유했다.

제75주년 4.3희생자추모제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오영훈 도지사,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한창섭 행안부장관 직무대행,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추념식에서는 4·3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회복, 가족관계 회복,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 등의 의미를 담은 4·3 경과보고, 애국가 영상, 유족사연 등으로 4·3의 해결을 위한 노력과 성과를 공유했다.

추념식은 식전행사와 본 행사, 식후행사로 구성됐으며, 오전 9시부터 식전행사로 종교의례 및 ‘클럽 노래하자 춤추자’와 장필순(제주 거주 뮤지션) 씨의 공연이 진행됐다.

오전 10시 정각에는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려 4·3영령에 대한 추념의 시간을 가졌다.

제주4·3 경과보고에서는 ‘순이삼촌’의 저자인 현기영 작가가 그동안 제주4·3이 걸어온 길을 영상으로 설명하고 박주영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박혜준 학생(표선고등학교 1학년)이 미래세대의 의지를 담아 메시지를 전했다.

 

추모공연은 도립무용단의 공연 영상을 배경으로 뮤지컬 배우 카이가 ‘나 가거든(명성왕후 OST)’를 열창했으며,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이정현 첼리스트(충북예술고 1학년)와 전예주(백록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애기 동백꽃의 노래를 들려줬다.

추념식에서는 처음으로 도외에 거주하는 유족의 사연으로, 부모, 할머니, 두 형, 누나를 모두 잃고 이삼문(1941년생)이 아닌 박삼문((1953년생)이라는 이름으로 팔십 평생을 살아온 어르신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소개하고 큰아들인 박상일씨가 뒤틀린 가족관계가 간절히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본행사 마지막 추모무대에서는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이예은 어린이(도평초등학교 3학년)가 4·3진혼곡을 함께 불렀다.

식후행사인 문화제에서는 가수 송가인이 ‘월하가약’과 ‘엄마 아리랑’, 가수 이정이 ‘광야에서’와 ‘걷고 싶다’를 노래하고, 도립무용단이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의 염원을 몸짓으로 표현했다.

도외 거주 유족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시간을 통해 임충구(1944년생)씨가 ‘레드 콤플렉스’와 연좌제로 아픔을 겪었던 지난날의 아픈 이야기를 전했다.

더불어 흥산초 아이들(흥산초등학교 6학년 6명, 전진수 선생님 등 2명)이 직접 작곡한 ‘동백이 되어 다시 만나리’ 공연에 이어 도립합창단과 4·3평화합창단의 ‘잠들지 않는 남도’를 참석자들과 함께 노래하며 추념식을 마무리했다.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추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주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무고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 유가족들의 아픔을

국민과 함께 어루만지는 일은 자유와 인권을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갈 것입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을 진정으로 예우하는 길은 자유와 인권이 꽃피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이곳 제주가 보편적 가치,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더 큰 번영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 책임이 저와 정부, 그리고 우리 국민에게 있습니다.

저는 제주를 자연, 문화, 그리고 역사와 함께 하는

격조 있는 문화 관광 지역, 청정의 자연과 첨단의 기술이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보석 같은 곳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견문을 넓힐 수 있는 품격 있는

문화 관광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콘텐츠 시대입니다. IT 기업과 반도체 설계기업 등

최고 수준의 디지털 기업이 제주에서 활약하고, 세계의 인재들이

제주로 모여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제주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

무고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저의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여러분께서 소중히 지켜온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승화시켜

새로운 제주의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며, 유가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3년 4월 3일

대한민국 대통령 윤 석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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