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닥속닥 송인영의 문학이야기 (22)몸(문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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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닥속닥 송인영의 문학이야기 (22)몸(문성해)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0.10.02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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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쥐어짜봐야

각설탕 하나만큼의 당분과

닭장 하나 칠할 수 있을 정도의 석회질과

장난감 카메라 플레시 한방 터트릴 칼륨과

감기약 일회분 정도의 마그네슘

성냥개비 2200개를 만들 수 있을만큼의 인과

비누 일곱 장을 만들 수 있는 지방으로

기껏 이루어져 있다는데

어디서 오는 것일까

캄캄하게 앞산을 가로막는

이 그리움의 질량은                                    -문성해

 

시인 송인영.
시인 송인영.

살 부비는 맛이 있어야 사람 사는 맛이 난다는데 그 흔한 악수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이런 시기가 도래하리라고는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지요. 오도 가도 못하는 걸음들이 쌓여만 갑니다. 앞산도 캄캄 뒷산도 캄캄, 그나마 일 년에 한 두 번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마저 감염병에 내주고 그야말로 이산가족이 따로 없는 요즘입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위기’의 또 다른 이름이 ‘기회’라고 한다네요. 차라리 잘 됐습니다. 그동안 미루기만 하였던 몸의 말들을 이 기회를 빌려 결 고운 마음의 말들로 바꾸어 보자고요. 알고 보면 이 그리움, 우리 모두의 그리움이므로!                                                                               <시인 송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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