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 일본아리랑] (11) 한·일 전 법무부장관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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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아리랑] (11) 한·일 전 법무부장관의 몰락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1.07.02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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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전 법무부장관의 몰락
재일작가 김길호씨
김길호 재일작가.

뜨는 해처럼 찬란한 위광이었다. 그러나 그 위광은 한밤의 꿈처럼 환상이었다. 죽창가로 일본과 싸우겠다던 조국 (56)전 법무부장관의 정의로운 기개는, 정의롭지 못한 파렴치를 범한 자신들의 비리로 지는 해의 아름다운 황혼도 맞이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려야 했다. 일본 가와이 카쓰유키(58) 중의원 의원이며 전 법무대신(장관)도 부부의 파렴치 비리로 빛나던 대신 직을 사임했다.

2019년 9월 9일에 임명된 한국의 조국 법무부장관은 10월 14일 가족들의 연쇄적 비리로 취임 35일만에 사임했다. 2019년 9월 11일에 임명된 일본의 가와이 카쓰유키 법무대신은 10월 31일 49일 만에 사임했다. 동년 동월에 임명되어서 가족들의 비리로 단명으로 사임한 것도 똑 같았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부의 파렴치한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고국에서 신물이 날 정도로 범람해서 잘 알고 있으니까 생략하고 가와이 카쓰유키 전 법무대신에 대한 것을 쓰겠다. 그가 갑자기 그만둔 이유는 부인 가와이 안리(47) 참의원 의원이 같은 해 7월 참의원 지역선거(히로시마)에서 처음으로 당선됐는데 선거법 위반 보도였다.

부인의 선거 때 선거사무원 보수를 선거법 법정을 넘는 액수를 지급했다는 기사가 동년 10월 31일 주간지 <주간분슌>에 보도되어 남편으로서 그 책임을 진다면서 동일 사표를 내고 즉각 수리되었다. 당시 아베 수상은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명권자인 자신의 책임이라면서 국민 여러분에게 사과한다면서 바로 사죄 표명을 했다.

어느 누구보다도 법을 지켜야 할 법무부장관이 한·일 양국에서 그 법을 위반하여 빚어진 희극적인 단명 장관직이었지만 사표 수리 과정은 전혀 달랐었다. 조국 전 장관은 가족은 물론 자신까지도 범법 행위 의혹이 계속 불어나는데도 그 자리를 지키려 했으며, 여당은 물론 임명권자인 대통령까지 감싸고 돌았다.

그러나 일본은 달랐다. 주간지의 불확실한 보도에도 불구하고 부인의 선거법 의혹에 즉각 사표를 제출했고 임명권자인 아베 수상은 바로 사표 수리를 하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여기까지는 분명하게 서로 책임을 지고 있어서 모양새가 좋았다.

그런데 이 선거법 위반이 선거사무원의 보수를 선거법 법정을 넘는 액수 지급 운운만이 아니라 거대한 매수공작으로 비화되어 전대미문의 선거법 위반으로 확대되었다. 가와이 안리 씨는 히로시마현 현의원(도의원)을 거쳐서 2019년 히로시마에서 참의원 의원으로 입후보하여 처음으로 당선되었다.

히로시마현에서는 당선자 2명을 뽑는데 5선 의원인 같은 자민당 소속 미조데 겐세이(78) 의원과 신인 가와이 안리 의원이 입후보하였는데 미조데 의원은 낙선했다. 아베 수상과 스가 관방장관은 측근이었던 가와이 카쓰유키 의원의 부인을 당선시키기 위하여 아베 수상은 물론 스가 관방장관까지도 응원 유세를 적극적으로 벌였다.

같은 자민당이면서도 계파가 다른 아베 수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미조데 의원에게는 자민당 본부가 지급하는 선거자금도 엄청난 차이를 두었다. 가와이 안리 후보에게는 1억 5000만엔, 미조데 의원에게는 십분의 일인 1500만엔에 불과했었다. 이렇게 아베 수상의 노골적이고 편파적인 대우로 당선된 가와이 안리 후보는 신데렐라 의원으로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선거 기간에 불법 보수에 책임을 지고 가와이 카쓰유키 의원은 법무대신직에서 물러났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선거 다음 해인 2020년 6월 18일 당선 약 1년 만에 가와이 부부는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다. 2019년 3월부터 8월까지 가와이 카쓰유키 의원이 히로시마현의원, 각 시의원, 각 자치단체장들 모두 합해서 94명에게 합계 2570만엔을 투표 의뢰 매수금으로 지급했고, 안리 의원도 5명에게 170만엔을 전했다.

부부가 처음에는 매수공작 자금이 아니고 자민당 활동 지원 자금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은 당사자들이 거의 매수 자금이었다고 인정을 했다. 2021년 1월 21일 1심 판결에서 가와이 안리 의원에게 징역 1년 4개월, 집행유예 5년, 공민권정지 5년을 선고했다. 안리 의원은 2월 3일 "가령 1심에서라도 신뢰를 회복시키지 못한 것은 정치가로서 한심스럽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항소를 포기하고 의원직도 사임했다.

남편 가와이 카쓰유키 의원은 분리 재판을 받으면서 2021년 4월 30일 1심에서 징역 4년, 추징금 150만엔의 판결을 받았다. 가와이 카쓰유키 의원은 이날 의원직을 사임하고 5월 18일 최종변론에서 집행유예를 원했지만, 6월 18일 판결에서 징역 3년 추징금 130만엔의 판결로 3월 3일 보석 상태였지만 다시 바로 법정 구속했다.

정상 참작을 위해 구속 후에는 그후 받은 세비에 가까운 700만엔을 기부하면서 "정계를 혼란 시켜서 마음 속으로부터 사과드린다"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1심 판결이 내려진 날 즉시 항소했으며 보석 신청도 했지만 각하되었다. 부인이 참의원에 나오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그는 법무대신 자리직을 맡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잃은 지금 그는 한정된 자유이지만 최종 변론에서 눈물까지 흘리면서 사죄하고 집행유예를 호소했지만 그 바람도 허사였다. 부부 의원으로 남편은 아베 수상의 측근으로 법무대신에 취임하여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부부였다.

부부가 매수 선거 의혹 속에 휩싸이면서 공개적으로 지역구에서 사과 한번 없는 태도에 히로시마 지역구민만이 아니고 일본 국민이 분노했다. 4월 25일 히로시마현 참의원 보궐 선거가 있었는데 무소속의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보수 텃밭이었지만 당연한 결과였다.

권력 아니면 명예욕에 유혹되어 자신들만의 잣대로 측정한 사명과 정의라는 신념의 오판 속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일 양국 법무부장관의 몰락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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