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일본아리랑] (77) 양종훈 사진작가, 제주해녀오사카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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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일본아리랑] (77) 양종훈 사진작가, 제주해녀오사카사진전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3.02.0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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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양종훈 사진작가, 제주해녀오사카사진전
재일작가 김길호 선생
재일작가 김길호 선생

우선, 본문의 기사를 읽으면서 오해를 살까 봐서 사진을 본 작품감상을 먼저 말하겠다. 전시작품은 지금까지 관람했던 그 어느 해녀사진전 보다 박력이 있고 뛰어났다.

사진작품 내용도 그렇지만 이제까지 볼 수없었던 사진크기와 원자재가 특수한 천(?)과 같은 자재였다 . 그리고 그 커다란 사진을 둘러싼 액자부분이 모두 알루미늄과 같은 자재였고 벽에 건 사진과 벽 사이에 꽤 큰 공간이 있었다.

그 공간에 전등을 넣고 불을 밝히게 돼 있었다. 여기에다 전등을 켜면 아크릴간판의 밝음처럼 빛나서 작품효과를 더욱 올릴 수 있었다. 이렇게 설치한 사진전은 처음 보았기 때문에 더욱 강한 인상을 주었다.

일본 오사카 양종훈 제주해녀 사진전 

사진전은 1월 29일 오후 3시에, 2021년에 폐교된 미유키모리소학교에서 지금은 다문화 공생 거리 만들기를 추구하는 <이쿠노 코라이브즈 파크(IKUPA : 약칭 이하 이쿠노파크)>에서 개최[주최 : NPO법인국제우호촉진회(일본).후원 : 제주해녀문화예술연구협회]되었다. 이날은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김경학 의장, 김광수 교육감 등 각급 기관장이 관서제주특별자치도민협회(회장 양철사)신년회가 있어서 오사카를 방문하는 기회에 맞춰서 개최한 사진전이었다.

필자는 다음 날, 30일(월) 오전 10시 지나서 전시회장에 사진전을 보러 갔었다. 그런데 담당자는 여기 저기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고 사진이 걸려 있는 사진전 앞에서 공사를 하는 동포 두 사람 밖에 없었다.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들이 하는 공사에 대해 물었더니 사진 안에 있는 전등의 배선을 자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오사카 양종훈 제주해녀 사진전 전시 작품
오사카 양종훈 제주해녀 사진전 전시 작품

어제 막 개최한 사진전인데 왜 그 배선을 자르는가 하고 물었더니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전기 배선을 철거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시대로 하고 있다 했다.

필자가 사진전 취재 겸 보러 왔다면서 사진 몇 장을 찍는데 배선 철거를 하던 한 사람이 그러면 아직 철거를 안 한 사진도 있으니 전등을 켤테니 보라고 했다. 오전 10시를 넘어서 밝은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사진은 전등을 켰더니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필자가 이 사진전을 알게 된 것은 제주경제일보에 실린 기사를 보고 알았다. 그래서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코리아 파크 홈페이지를 열어보았지만 이에 대한 기사는 하나도 없었다. 이 사실을 제주경제일보 김동훈 대표에게 문의했더니 양종훈 작가에게 전화로 알아보았다는 메일이 왔다.

일본의 전력 사정이 안 좋아서 전기 요금이 엄청나게 비싸서 그런 것이고 전시는 내년 5월까지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납득을 한 필자는 다시 사진전을 보려고 2월 4일 오후 4시경에 찾아갔다. 토요일이니까 오늘은 담당자도 만날 수 있고 다른 관람객들도 있겠지 하는 기대감을 갖고 갔었다.

의외였다. 지난 30일 날 갔을 때와 다른 것이 없었다. 문 닫은 교실들을 기웃거리면서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몇 명의 어린이들이 도서실에서 책을 읽고 있었으며, 그 한편에는 몇 사람의 성인들이 테이블 주위에 앉아서 회의를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실내 체육관에서는 몇 명이 농구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필자는 다시 정문으로 되돌아와서 정문과 주변 복도에 걸려 있는 사진들을 확인했다. 모두 8점이 전시되었고 해녀상과 양종훈 작가의 인사말을 곁들인 악력과 사진전 안내서가 포스터처럼 붙여 있었다. 사진전 작품은 전시된 작품 8점이 전부였다.

교실로 사용하던 실내에는 그 커다란 사진을 걸 수 없을 것 같았다. 벽에다 그에 걸맞는 못이나 다른 도구를 이용해서 걸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벽에 많은 손상을 끼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정문 주위에 건 8점의 사진이라고 생각했다.

일본 오사카 양종훈의 제주해녀 사진전 전시작품.

이곳은 코리아 타운으로 가장 붐비는 상징적인 상점가 속칭 ‘조선이치바(시장)’에서 남쪽으로 약 백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통행인으로 붐벼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점가와는 달리 사진전을 보러 온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운동장 주변에는 운동장 반을 텃밭으로 만든다고 새로운 흙들을 반입해서 덮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 공사 도구들이 여기 저기 놓여 있었다. 4일 날은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작업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어수선한 주변 환경 속에 전시 작품이 걸려 있는 정문 주위도 그 어수선함과 추위와 맞물려 을씨년스러웠다.

모처럼 외국까지 나들이 한 제주 해녀 사진전을 좀 더 치밀한 기획 속에 전시했어야 했다. 솔직히 아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사진전 보러 가자고 권할 수 없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사진전이었다.

양종훈 다큐멘타리 사진 작가는 제주 출신으로 상명대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이며, 대한민국국회 소통위원장,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홍보대사, 해양경찰청 홍보대사, 14~16대 한국사진협회장 등 역임. 사진집으로는 <블랙마더 김혜 심>외 다수. 제7회 이명동 사진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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