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 (18)이영운, 처음 하는 프레젠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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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 (18)이영운, 처음 하는 프레젠테이션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3.06.1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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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 선생님 KOICA 해외교육 봉사활동 체험기
이영운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

처음 하는 프레젠테이션

오늘은 우리 교육청에서 나로서는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 내가 한 달간 근무하면서 준비한 내용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었다. 주요한 내용은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 경력, 경험, 수상, 나의 고향 제주도 등에 대한 설명을 우선했다. 그리고 이어서 한국의 교육 일반 사항, 학제, 한국의 유아교육 일반에 대한 내용을 파워포인트 자료로 작성하여 영어로 브리핑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전 직원이 참여한 모임이었다. 장소는 우리 유아

맑고 깨끗한 유치원생들

교육국에서 가장 넓은 Sall de Reunion이다. 나는 간식으로 케이크와 음료를 준비했다. 이 모임은 원래 수요일 하기로 하고 결재를 받았으나, 긴급한 회의가 교육부에서 있어서 오늘로 연기되었었다. 처음 연기되었을 때는 몹시 허전했으나 오늘 하게 되니 전 직원이 참여하게 되고, 준비 자료도 더 보충하게 되어 오히려 좋았다. 수요일에 했더라면 직원이 반 정도밖에 참석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업무와 출장 때문이었다. 나는 영문으로 작성한 자료를 직원 숫자만큼 출력하여 모두에게 배부했다.

여기서 세네갈의 교육 현황을 조금 살펴보도록 하자. 세네갈의 15세 이상 인구의 문해율은 2011년 기준 52.1%이다. 이는 2002년 39.3%에서 크게 상승한 것으로 그중 남성의 비율은 66.3%. 여성의 비율은 40.4%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세부터 24세의 청년층의 경우 문해율은 66%이며, 남성의 비율이 74%인데 반해 여성의 비율은 59%로써 성별 간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12년 기준 초등학교 순 등록률은 73.3%이며, 2002년 64.1%에 비하여 크게 상승하였다. 초등학교 이수 비율은 2011년과 2012년 꾸준히 66%를 유지하고 있다. 초등학교 등록률은 상승 기조임에도 불구하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평균인 77.7%(’2)보다는 낮아 지속적인 개선 활동이 필요하다. 세부적으로, 빈곤한 가정의 경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2013년 기준 초등교육 중도 하차 비율은 9.8%를 기록하였다.

학생과 교사의 비율은 2000년에 51:1이었는데 2011년엔 40:1로 수치는 개선되었지만 신흥경제국 교사 1인당 학생 수 15~25명과 비교할 때 교사 공급확대가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고등학교의 등록률은 2011년 기준 41%이고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중·고등교육 졸업생의 급격한 증가와 더불어 대학 진학 수요도 또한 증대되고 있는데, 이를 보여주듯 대학 졸업생 수가 2010년 2만9908명에서 2011년 3만564명으로 증가하였다

학생들은 모든 지역과 교육단계를 아울러 대부분 프랑스 공립학교에 진학했으며(전체의 77.1%), 다음으로 사립학교에 많이 진학하였다(전체 19.7%). 특히 다카르 외의 도시(83.0%)와 농촌지역(87.3%)에서는 공립학교 진학률이 더 높다. 반면 지역사회 학교나 기타 학교는 각각 전체의 0.6%, 2.6%에 머물러 교육에서의 공립학교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민간 투자가 증대되었음에도 국공립대학의 수는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

세네갈에서는 교육단계가 높아질수록 학교에 대한 접근성이 급격히 감소하며, 이는 특히 농촌지역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지방도시(Bambey, Thiès, Ziguinchor)에 새로운 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이 설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 Dakar의 대학에 지원자가 집중되고 있다. 전체 국공립 대학의 80%가 Dakar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공립대학의 수가 연간 대학 진학 희망자를 충족하기에 역부족이다.

나의 설명 후에 20분 정도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여러 명이 영어로 질의를 했는데 정확히 내용을 서로 이해하여 답변했는지는 좀 궁금하다. 나도 서툴지만 그들도 비슷했다. 나도 열심히 어학공부를 해야겠다.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이어서 교육청 내 여러 사안에 대한 회의가 계속되었고 거의 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모두가 프랑스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거의 이해할 수 없었다. 분위기는 진지하고 화기애애하고 모든 직원이 충분한 의견 개진이 있었다. 국장은 모든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일일이 메모하면서 또 설명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대화와 협상을 좋아하는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마치 프랑스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2014년 9월 12일)

대학생도 파업 중

모처럼 맞은 한가한 오후다. 지난주를 회상해 본다. 어제 금요일엔 한 달간의 마지막 프랑스어 개인 교습을 끝냈다. 나는 원래 8만 세파에 약속했으나, 항상 핑계를 대며 더 요구한 경우가 있어서, 편하게 그녀가 요구하는 대로 지불하기로 마음먹고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 물었다. Anta 대학생은 8만 5000 세파를 요구했다. 나는 그녀가 요구한 금액을 지불했다. 17 만원 정도다. 이곳에서는 상당히 많은 액수다. 그녀는 다카대학 영문과에 다니는데, 그 사이에 그녀는 한 번도 등교하지 않은 것 같다.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학생 시위로 언제 개강할는 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어느 지인의 말에 따르면 영문과 한 과에 학생이 2, 3000명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다카 대학생이 5, 6만명이 된다고도 했다. 입학은 아주 쉽고 졸업은 어렵다고 했다. 선진국에서 받은 원조로 거의 모든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불한다고 하니 잘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해외 원조가 줄어들어 장학금 지원이 줄어들고 학비가 인상되니 학생들이 시위를 하는 것이다.

나의 과외선생 안타(Anta)는 프랑스어 교습을 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보였다. 특별한 교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녀의 노트북 컴퓨터에 프로그램이 하나 깔려있다. 그것을 보고 매일 매일 따라 읽고 써보는 것이 전부다. 유나 선생의 말에 의하면 그녀가 교습을 받을 때는 아무것도 없어서, 그 프로그램도 유나 선생이 제공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 달간 많은 경험과 학습을 했다.

다음 달부터는 프랑스 문화원 강좌를 신청해 봐야겠다. 문제는 산다가 시내 중심가에 문화원이 있어서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결국 택시를 매일 이용해야 할 것 같다. 이 점이 문제다. 강의 시간대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늦은 밤이 연결되지 않으면 좋겠다. 그러나 배우려면 용기와 위험을 감수해야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안타가 뜻밖에 선물을 내민다. 검은 남방 셔츠다. 내가 선물을 해야 하는데, 선물을 받게 되니 난처하다. 나는 집에 있는 포장된 김과 휴대폰 걸이를 선물했다. 어쨌든 인내와 친절로 한 달간 사제지정을 잘 이어온 것이 나름 뜻 깊겠다 여겨졌다.

(2014년 9월 13일)

비가 많이 세는 거실, 그리고 과외받던 책상
비가 많이 새는 거실, 그리고 과외받던 책상

아파트는 물바다

지난번 며칠간의 비로 온 집안이 다시 물바다가 되었다. 가르댕(프랑스어로 집 관리인을 말함) 바이 팔에게 얘기하니 실제 건물관리인이며 중개인인 Wele에게 말하라고 한다. Wele가 비새는 곳을 수리해 주겠다고 했다. 비가 많이 새는 곳은 세 군데다. 큰방, 거실, 부엌 등이다. 또 문고리가 고장나서 잠기지 않는 문들도 몇 군데 있다. 비새는 곳은 그사이에 내가 고쳐보려고 했었다. 유나 선생이 갖고 있는 실리콘을 바르고 지켜봤으나 아무 효과가 없었다. 수리공이 왔다. 그런데 폐쇄형 문틀들을 어떻게 수리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는 모든 창틀을 분해해서 유리도 뜯어내고 문틀도 뜯어내서 고치고 조립했다. 참으로 복잡하다.

5층인데도 별 안전 장비 없이 창틀을 오르내리니 불안하다. 나는 5층 밖에서 일도 해야 하니 조심하라고 자주 얘기해 본다. 그사이에 잠잘 때 비가 오면 일어나서 물을 퍼내고 다시 자다가 결국 포기하고 다음 날 양동이로 퍼내곤 했다. 알고 보니 이곳에서는 비가 별로 안 오니, 집지을 때 방수에 별로 관심을 쓰지 않고 건축한다고 한다. 비가 새도 그냥 며칠 지나면 우기가 끝나므로 적당히 보낸다고 했다.

드디어 수리가 끝났다. 이제는 비가 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저녁때 겨우 잠이 들었는데 한국에서 전화가 왔다. 큰형님이다. 애볼라로 걱정이 된다고 했고 급히 귀국하라고 성화다. 아마 큰 형님은 평소대로 동생들에 대한 걱정과 사랑으로 그렇게 하고 있어 보인다. 나는 이곳은 별걱정이 없다고 말하고, 위험하면 알아서 잘 대처하겠다고 하고 끊었다. 어쨌든 고마운 형님이다.

(2014년 9월 15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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