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21)이영운, 코이카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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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21)이영운, 코이카의 신화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3.08.0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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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 선생님의 KOICA해외교육 봉사활동 체험기
이영운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

코이카의 신화

오늘은 오랜만에 세 자문관이 회동했다. 장소는 산다가 프랑스문화원 식당이다. 역시 들어갈 때 레이저 검사를 했다. 생맥주가 500CC에 1800 세파, 돼지 갈비가 2700 세파다. 다른 식당에 비해 저렴하다. 자문단 가운데 내가 가장 연장자이니 오늘은 내가 부담했다. 다음 주에 수산 증식 전문가 이상윤 박사는 유럽으로 휴가 여행을 떠나고, 정종량 자문관은 무사히 귀국했으니 축하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유치원생들의 수업 모습
유치원생들의 수업 모습

이상윤 박사는 코이카의 신화라고 한다. 그는 부경대학교에서 수산 생물 증식분야 박사학위를 받고 오랫동안 강의를 해왔다. 그런데 전임 임용이 자꾸 늦춰지자 마침 코이카에서 봉사단원을 뽑는 안내를 보고 봉사 단원이 되었다. 그 후 코디네이터(관리요원)로 근무했고, 지금은 다시 자문단으로 근무하고 있으니 코이카의 모든 봉사직을 다 거친 분이다. 코이카의 운영, 관리, 업무 등 모르는 것이 없고 또 성실하게 생활해왔으니 신화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 분과 함께 근무하는 것은 영광이요, 또 큰 도움이라고 여기고 있다. 사모님은 중등교사다. 또 천주교 신자이기도 해서 더욱 가근함을 느낀다.

서로의 친교도 중요하지만 자문단으로서 세네갈의 미래에 대한 관심과 희망과 의욕을 서로 진지하게 나누었다.

세네갈은 2025년까지 국가개발계획인 PSE를 작성하여 추진하고 있다. 분야별 전략으로는 교육, 농업, 보건, 식수 위생 분야 전략이 있다.

2018년까지 초등학교 취학률 98%, 이수 비율 96%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2013-2025년 교육과 직업훈련을 위한 전략계획(Programme d'Amélioration de la Qualité, de l'Équité et de la Transparence du Secteur de l'Éducation et de la Formation; PAQUET)

인근 유치원 아이들의 활동 모습
인근 유치원 아이들의 활동 모습

을 수립하여 국가개발계획인 PSE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농업발전국가전략(Programme d'Accélération de la Cadence de l'Agriculture Sénégalaise; PRACAS)을 수립하여 국가 농업개발 정책을 재공식화 하였다. PRACAS는 2014-2017년 동안 ①농민교육과 금융 및 농기계 접근성 강화를 통한 가족농업 현대화, ②환경 친화적 농산업을 바탕으로 한 농업 기업가정신 도모, ③기술 및 장비 개선을 통해 고용 창출 및 여성과 청년들의 참여 도모, ④취약계층 복원력(resilience) 보장을 목적으로 하며, 쌀·양파·땅콩·원예의 자급 및 수출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09-2018년 보건개발국가계획(PlanNational de Développement Sanitaire; PNDS)은 영아 예방접종률 80% 달성, 모성·영·유아 및 청소년의 사망률과 발병률 감소, HIV/AIDS 발병자 유지, 보건 분야 거버넌스향상, 빈곤층 의료보험제도 도입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밀레니엄 식수 위생프로그램(PEPAM)은 세네갈 정부가 2005년에 수립한 식수위생 분야 협력 프레임워크로서 도시 및 농촌지역의 식수 및 위생시설 접근률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음식은 어느 때 보다 맛있어 보였다. 맥주도 충분히 시켜서 마음껏 즐겼다. 그러나 주량이 모두 많지 않아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 우리 셋은 작은 힘이지만 서로 협력하고 지혜를 모아 세네갈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자고 서로 다짐했다.

(2014년 10월 17일 금요일)

세네갈 바께뜨

이제 이곳에 온지도 석 달이 지났다. 봉사단원들은 3개월 안에 큰 어려움을 경험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 나는 그런대로 별 어려움 없이 지낸 것 같다.

초등학교 수업 장면
초등학교 수업 장면

오늘은 5시 40분 경에 일어나 방, 거실 모두를 쓸고 닦았다. 더우니 7시 30분 미사에 다녀왔다. 미사 중에도 더위는 가실 줄 모른다. 방송에는 최저 31도 최고 35도로 보도되었지만 체감 온도는 훨씬 더 더워 보인다.

성당에 갔다 오니 물이 안 나온다. 수도가 끊기는 것에 대해서도 이제 익숙해졌다. 시간이 지나면 급수가 되리라 여기면서 지내게 되었다. 오면서 작은 바께뜨 빵을 세 개 사왔는 데, 그 중 한 개로 아침을 때웠다. 작은 바께뜨는 100세파다. 큰 것은 150세파다. 작은 빵 한 개를 사기는 너무 미안해서 항상 두, 세 개를 함께 산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말라붙거나 상해서 버리는 경우도 꽤 있었다.

가장 흔한 과일 파파
이곳서 가장 흔한 과일 파파야

나의 아침 식단은 단출하다. 보통 빵, 사과, 계란 한 개를 먹는다. 한 끼로 충분하다. 오후에는 파파야 1개, 사과 한 개로 점심을 대신했다. 한국에서는 파파야를 사진에서나 본 기억이 있었다. 백화점 같은 데서 팔기도 하는 것 같았으나 너무 비싸서 사먹을 엄두도 못 냈었다. 이곳에서는 아주 싸게 먹을 수 있다. 1Kg에 1200세파다. 좀 작은 것은 3개가 1Kg 정도 된다. 이번이 두 번째 먹어보는데 맛은 별로다. 약간 단맛이 있지만, 콜라비와 비슷하다. 무 변종이 콜라비인데 약간 맵고 쌉쌀하고 단맛이 난다. 바로 그런 맛이다.

저녁 때는 오랜만에 밥을 해 먹었다. 수돗물이 조금씩 나온다. 지난번 쌀을 10Kg 샀었는데 어느덧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쌀 사이에 검은색 작은 물체들이 많이 보인다. 모랜지 좀벌레 인지 잘 모르겠다. 잘 씻어서 밥을 지으니 괜찮았다. 반찬은 찌개를 했다. 햄을 주재료로 하고, 양파와 감자를 넣어서 끓였다. 역시 좀 짜다. 간장을 넣을 때 좀 많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역시 실패다. 석 달을 잘 지냈으니 앞으로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속에서 다시 하루를 마감해 본다.

(2014년 10월 19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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