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 (25)국경없는교육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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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 (25)국경없는교육가회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3.10.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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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운 선생님의 KOICA 해외 교육봉사활동 체험기
이영운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

(25)국경없는교육가회

오늘은 좀 늦게 일어났다. 서늘한 아침 공기를 편한 자세로 오래 쐬고 싶어서 게으름을 피웠다. 요즘 새삼 느끼는 일이지만 날씨가 더 말할 나위 없이 좋다. 단지 한낮의 강열한 햇볕 뜨거움만 없으면 좋으련만.

저녁때 대사님이 관저로 초청해 주셨다. 서울대 김기석 교수님 일행이 오셔서 교육 관련자들을 초청해 식사도 하면서, 교육 정보를 공유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했다.

우리 단원들을 보니까 정종량 자문관, 최동선 시니어 단원, 황재윤 한국어 교사, 그리고 전 참사관, 강 영사 등이 동석했다. 김기석 교수는 올해쯤 정년을 맞게 될 것 같은 나이다. 그는 한국의 ‘국경없는교육가회(Educators Without Borders)’의 대표다.

대사관저에서 대사님과 현안 협의
대사관저에서 대사님과 현안 협의

오늘 모임을 위해 미리 ‘국경없는교육가회’의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았다. 세계적인 모임이다. 2007년에 세계회의의 한국지부가 설립되었다. 교육을 통한 빈곤퇴치를 위해 아프리카 및 아시아지역에서 교육개발사업을 수행하는 국제개발 NGO다. 주로 하는 사업은 저개발국가의 문맹 퇴치, 여성 교육 사업, 교육자 연수 등이다. 코이카와 몇몇 곳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재원 조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2014년 한국 기관 최초로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수상하여 전문성과 효과성을 인정받았다.

대사님도 이를 잘 파악하고 있는지 지금 세계은행 총재가 한국인(김영 총재)이니 지원을 요청해 보라고 하신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대사관저에서 정식 만찬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에 도착하여 응접실에서 간단한 다과를 들면서 얘기를 나누다, 만찬장으로 옮겨 식사와 대화를 계속했다.

오늘 제공된 식사 코스로 맨 처음 흑임자(검은 깨)죽이 나왔다. 이어서 닭고기 스테이크와 약밥을 먹었다. 이것이 끝인 줄 알았는데 이어서 밥과 생선국, 김치, 멸치 등이 개인별로 나왔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양이 조금씩 담겨 있어서 포만감은 없었다. 교수님을 제외하고 내가 가장 연장자이다 보니 말을 많이 하게 되었다. 대부분 많은 도움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직 경험도 많지 않고 아는 것도 적기 때문이다.

같이 참석한 최동선 선생님은 3만 달러를 들여 학교 환경 개선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봉사단원이 하는 프로젝트라고 불리운다. 책상 다리가 모두 철근으로 되어 있어서, 교실 바닥을 끌고 다니다 보니 바닥이 전부 패이고 먼지와 모래가 계속 쌓이니, 교실안은 항상 먼지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교실 바닥을 우선 타일로 교체한다고 했다.

그는 이슬람 재단의 사립 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교사들은 70% 정도가 강사라고 한다. 수업시간이 돼야 학교에 나타나고 수업이 끝나면 퇴근해 버린다. 담임도 없고, 학생을 관리하는 교사도 없다. 교장과 교감이 학생들의 출결관리 생활지도 등 모든 일을 다 한다고 한다.

국경없는교육가회 회장님과
국경없는교육가회 회장님과

교사들은 일찍 퇴근하여 다른 직업을 갖고 일하거나, 개인적인 일을 한다고 한다. 소위 대부분 투 잡(Two Jobs)을 한다.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보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청소도 하지 않는다. 한 명의 고용 청소부가 있는데, 그녀는 적당히 대충한다. 너무 많은 장소를 담당해야 하니 하는둥 마는둥 한다. 학교는 모든 곳이 쓰레기 더미로 뒤범벅이라고 한다. 선생님도 쓰레기를 버리기만 하고 학생들에게 청소를 시키지도 않는다. 그들의 변명은 자기들이 청소하면 청소부의 직업을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세네갈은 중등교육의 개선과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직업 및 기술교육, 비정규교육 분야는 더 많은 개혁이 요구된다. 직업 및 기술교육 발전은 지역별 격차를 크게 보이고 있다.

직업 및 기술학교 등록학생의 대부분(62.5%)과 사립학교 등록생의 대부분(79.3%)은 Dakar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에 Louga, Matam, Fatick 지역에는 등록 학생수가 매우 적다. 특히 산업수요와 개발 정책 및 직업훈련 간 연결고리가 약하며, 노동연령 680만 명 중 52만 명만이 직업 및 기술훈련을 받았고, 이 중 38만 6000명만이 수료증을 받았다. 또한 2011년 기준 15-59세 인구 중 직업 및 기술훈련을 받은 인구는 15.5%에 그쳤다.

세네갈 직업학습공예부(Ministère de la Formation professionnelle, de l'Apprentissage et de l'Artisanat)는 15-24세 300만 명 중 전체 기관에 걸쳐 1만 6000명만이 등록하여 대상인구 중 0.5%에 겨우 미치는 청년에게만 직업교육을 제공하는 실정이다. 교육수준에 따른 전체 노동인구로는 초등학교 졸업자가 61%로 가장 많았으며, 고등학교 졸업자가 9.0%로 가장 적다. 또한 농촌인구 비율도 초등학교가 가장 높고 고등학교가 가장 낮다. 그러나 농촌인구는 전체의 44.32%에 못 미쳐 도농 간 교육격차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여성의 교육 이수 비율은 중학교 수준까지는 남성과 비등했으나, 고등학교에서는 45.7%로 감소하였다. 2011년 기준 교육수준별 실업률은 고등교육 이수자가 16%에 육박하여 전체 중 가장 높으며, 이는 교육을 받지 않은 그룹(8.6%)에 비해 2배가량 높다.

세네갈 정부는 고용수요 충족과 실업률 해소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다카르 인근 Diamniadio에 지식도시를 건립 중에 있으며, 민관협력을 통해 9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특히 직업전문대학 및 사이버대학 건립을 통해 Cloud Computing Center 등 세네갈에 기 건립되지 않은 시설을 건설하고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현대적이고 환경적인 에너지 절약형 자동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경없는교육가회’는 2014년에 세종대왕 문해교육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이웃 국가인 부르키나파소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 교수는 사업을 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이 언어라고 한다. 물론 이곳에서도 교육을 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다. 앞으로 이 걸림돌을 제거할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2014년 11월 6일)

가장 많이 사용했던 DDD시내 버스
가장 많이 사용했던 DDD시내 버스

 

자이카(JICA)의 아끼꼬

다카 시내에 있는 유치원을 방문했다. 3세 학급이 하나, 4, 5세 학급은 합쳐서 하나, 즉 두 개의 학급을 지닌 유치원이었다. 또 6학급 짜리 초등학교가 병설되어 있었다. 아니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이라 해야 옳을 것 같다.

이곳 학제는 꼭 같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6년, 중학교 4년, 고등학교 3년으로 우리보다 1년이 더 길다. 칠판은 마치 돌처럼 고운 시멘트로 만들었는데 아주 오래 사용하다 보니 많이 훼손되고 망가져서 쓰기에 불편할 수밖에 없다. 또 분필로 써도 그냥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물로 지운다. 그래서 칠판 옆에는 양동이와 걸레가 있다.

수업시간 중임에도 교사들은 밖에서 모여서 한참씩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어떤 선생님들은 아침 식사를 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아이들은 얌전하게 앉아 수업에 열중한다. 무척 착해 보인다.

또 쉬는 시간에 보니까 이곳 아이들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교육이 잘 되어 있어 보인다. 가까운 곳에 프랑스문화원도 있고, 껠멜시장도 있고, 대형마트인 카지노도 보인다.

나는 오늘 일본인 봉사단원 아끼꼬와 동행했다. 내가 몇 개월 고참이어서 그녀에게 주변 시설들을 설명해 주고 안내도 해주었다. 카지노 마트에는 잠시 들러 살 물건을 살펴보았다. 나는 요즘 날씨가 추워 이불을 하나 구입해야 하는데 지난번에 한 번 들러서 보아 두었던 담요 코너로 가 보았다. 그런데 이불이 치워져 있었다. 아마 안 팔려서 치웠는지 아니면 모두 누가 사갔는지 모르겠다.

마침 집 가까이 가는 DDD(Dakar Dem Dikk) 버스가 오고 있다. 150 프랑이다. 너무 싸다. 택시비는 2000세파인데. 유치원으로 올 때 처음으로 택시비 영수증을 기사에게 요구해 보았다. 아주 불편한 표정이고 기록해야 하는 칸이 너무 많아, 나도 미안했다. 결국 200 세파를 더 주었다.

저녁때는 프랑스문화원에 가서 다시 수업을 받았다. 대부분 나보다 잘하는 것 같다. 더구나 너무 희미한 조명에 글이 잘 보이지 않는다. 교재는 칼라로 인쇄된 프랑스 제품인데, 너무 작은 글자로 인쇄되어 읽기가 어렵다. 아마 노안이 심해지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안경 쓰기를 너무 싫어하니 그것이 문제다. 뭔가 부착해서 불편해지는 것을 못 견딘다.

프랑스어는 어려운 언어다. 우선 발음이 힘들고, 따라서 듣기가 힘들다. 또 동사 변화, 명사의 성별 구별이 어렵다. 우리 보기에는 전혀 불필요한 것이다. 또 악상 등 이상한 부호가 붙은 철자가 많다. 이 이상하고 불편한 철자 등도 영어처럼 단순하게 바꾸어야 한다. 우리말도 마찬가지다. 한글도 옛날에는 아래아, 반모음 등을 사용했으나, 굳이 필요가 없어서 다 없애고, 결국 28자가 24자로 변했다. 프랑스어도 언어 개혁이 필요하다.

시내 유치원 방문
시내 유치원 방문

내 개인 생각으로는 세네갈의 공용어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실제 프랑스어를 이야기하고 이해하는 인구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세네갈은 세네갈 고유의 언어가 있다.

세네갈의 민족 구성과 언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네갈 민족은 월로프(Wolof), 풀라(Pulaar), 세레르(Serer), 디올라(Diola), 만딩카(Mandinka)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성비는 월로프족이 43.3%, 풀라족이 23.8%, 세레르족이 14.7%, 디올라족이 2.7%, 만딩카족이 3%, 소닌케족이 1.1%, 유럽과 레바논계 민족이 1%, 기타 종족이 9.4%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인 월로프족과 풀라족은 대부분 세네갈의 중서부 지역에 거주하며, 세레르 족은 북부와 중부 지역, 디올라 족과 만딩카 족은 남부 지역에 거주한다. 특히 만딩카 족은 인근 부르키나파소, 말리, 기니, 코트디부아르 등에 널리 퍼져있는 만데(Mandé)족의 일부이다.

세네갈인은 민족과 무관하게 집안 간 우애를 중요시하며, ‘환대’라는 뜻의 테랑가(teranga) 정서가 깊게 배어있다. 수도 Dakar에서는 월로프어가 많이 쓰이며 풀라족, 투클로르(Toucouleur)족은 풀라(Pulaar)어를 쓰며, 세레르족은 세레르어와 칸긴(Cangin)어를 사용한다. Casamance 지역의 수도인 Ziguinchor주에서는 기니비사우나 카보베르데에서 쓰이는 포르투갈어가 사용된다.

월로프어를 공용어로 인정하고 표기를 표준화하여, 모든 공공기관, 공문서에서 궁극적으로 프랑스어와 더불어 병기, 병행하여 사용하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런 면에서 한국은 아주 특별한 혜택을 받은 나라라는 생각을 다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의 언어, 하나의 민족! 위대한 선조들의 도움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이 우리에게 주어졌다고 항상 감사하고 살아야 하리라 생각되었다.

(2014년 11월 14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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