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승철 시인, 옥관문화훈장 수상자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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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오승철 시인, 옥관문화훈장 수상자 확정
  • 김동훈 기자
  • 승인 2023.10.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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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문화예술발전 공로로 오는 27일 서울 모두예술극장서 시상식
- 제주시조문학회, 계간 다층, 열린시조 창간 등 제주 문인 활동진작에 큰 기여
-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며 제주어로 주옥같은 시집 다수 남겨
- 시조문학 전국화에 앞장서며 '2021한국예술상' 등 문단의 큰 상은 다 받아
고 오승철 시인
고 오승철 시인

향토색 짙은 제주의 정서를 제주어로 주옥같은 시를 남긴 고 오승철 시인(전 서귀포문인협회장·제주문인협회장)이 오는 27일 2023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옥관문화훈장 수상자로 선정돼 수상한다.

한국문인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지회장 양전형)와 서귀포지부(지부장 정영자)는 “제주 지역 문학 진흥과 문인양성은 물론 대한민국 문화예술발전에 평생을 바쳐 왔던 故 오승철 시인(前서귀포문인협회장, 前제주문인협회장)이 2023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고 24일 밝혀 왔다.

고인은 1957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 태어났으며,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자로 등단한 이후 『개닦이』, 『오키나와의 화살표』, 『터무니 있다』, 『누구라 종일 흘리나』, 『길 하나 돌려 세우고』, 『다 떠난 바다에 경례』, 『사람보다 서귀포가 그리울 때가 있다』등의 시집과 더불어 여러 편의 시선집을 내놓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특히 고인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고향 제주를 배경으로 왕성한 문단 활동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학인 시조문학 전국화에 앞장서 온 공로로 1997년 한국시조작품상, 2005년 이호우시조문학상, 2010년 중앙시조대상, 2014년 오늘의 시조문학상, 2016년 한국시조대상, 2019년 고산문학대상, 2021년 제주문학상, 2021년 한국예술상을 수상했다.

또한, 후학양성과 제주문단 발전을 위해 제주시조문학회, 계간 다층, 계간 시조시학, 계간 열린시조 창간을 선두로 오늘의 시조시인회의 의장, 제주문인협회장, 서귀포문인협회장, 한국문인협회제주특별자치도지회장 등을 역임하며 시조 시인의 활동 반경을 한껏 확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렇듯 활발한 문단 활동을 해오다 안타깝게도 지병으로 지난 5월 19일 영면하였는데, 후배 문인들에 의해 그의 공로가 추서되어 오는 27일 서울 소재 모두예술극장에서 고인을 대신해 가족들에게 문화훈장(옥관문화훈장)을 전수한다.

특히 세상을 뜨기 얼마 전인 2023년 3월 죽음을 예언이라도 하는 듯 『다 떠난 바다에 경례』란 시집을 내고 처연한 심정을 담담하게 시어로 썼다

그의 연작시 ‘고추잠자리 22’를 본다.

고추잠자리.22

 

-그래, 그래 알겠더냐

 날아보니 알겠더냐

 

-그래, 그래 알겠더냐

 매운맛을 알겠더냐

 

한 생애

그리움으로

붉어보니 알겠더냐

 

다음은 작품집 내 ‘다 떠난 바다에 경례’를 소개한다.

 

다 떠난 바다에 경례

 

둥실둥실 태왁아

둥실둥실 잘 가라

낮전에는 밭으로 낮후제는 바당밭

누대로 섬을 지켜온

그들이 퇴장한다

 

그만둘 때 지났다고 등 떠밀진 말게나

반도의 해안선 따라

바다 밑은 다 봤다는

불턱의 저 할망들도

한때 상군 아니던가

 

한사람만 물질해도 온 식구 살렸는데

어머니 숨비소리

대물림 끊긴 바다

숭고한 제주 바당에 거수경례하고 싶다

 

(사)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정영자 지부장은 “고인이 남긴 문단계 발전은 제주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라면서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수상하게 되는 문화훈장은 후배 문인들에게도 더없는 영광으로, 고인을 기리는 계기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며 제주문학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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