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 (28)세네갈의 젊은이, 세네갈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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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 (28)세네갈의 젊은이, 세네갈의 미래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3.12.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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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운 선생님의 KOICA 해외 교육 봉사 활동 체험기
이영운 선생님

(28) 세네갈의 젊은이, 세네갈의 미래

금주는 바쁘고 또 조금은 행복한 한 주가 될 것 같다. 지난 2일 화요일에는 세네갈에 있는 한국 연수단 동창회(ALASCO) 주최로 세미나가 있었다. 킹파드 호텔이 장소다. 다카의 최고급 호텔 중의 하나다.

내가 발제 발표자로 선정되었다. 거의 3주 동안 발표 원고 작성, 파워포인트 작성, 원고 번역 등 좀 바쁘게 지냈다. 원고는 영어로 발표하고, 프랑스어 번역도 해서 배부했다. 또한 파워포인트는 프랑스어

ALASCO 세네갈
ALASCO 세네갈 세미나에서 나의 강연을 경청중인 세네갈 주요 공무원들 

로 작성했다. 코이카 사무실에서 도움을 주었다.

주제는 ‘성공적인 한국의 교육’이다. 30분 정도 발표를 하고 나중에 질의응답을 했다. 너무도 많은 회원들이 질문을 했다. 아무나 누구나 관심을 갖는 것이 교육이고 또 자녀들을 두고 있으니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질문은 외국어 교육이 왜 필요한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한국 학생들에 대한 정부의 학비 지원은 어떠한지, 한국의 발전에 교육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이었다. 사회자가 영어로 번역해 주는 질문에 나는 성의껏 영로로 답변했다. 답변이 길어지자 사회자는 이제 멈춰야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회의가 끝나고 식사가 있었다. 뷔페식이다.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었고 또 강사료로 2만 세파(한화로 4만원 정도)의 전화 카드를 받았으니 당분간 전화카드는 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한국에서라면 턱없는 강사료이지만 감지덕지할 뿐이다. 이 호텔에서 29일에서 30일까지는 프랑스 국가 주최의 프랑스 사용 국가 국제회의(Francophonie)가 이곳에서 열린다고 한다. 프랑스어를 모국어나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들의 연례 모임이다. 영어를 사용하고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국가들의 모임인 영연방회의와 비슷한 모임이다.

ALASCO 회원들은 젊고 뛰어난 세네갈 요직 관리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엄격하게 선발되어 한국에서 연수를 받거나 한국에서 석사, 박사 등의 학위를 얻은 젊은 엘리트들의 모임으로 지금도 국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미래의 세네갈 지도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임에도 약간의 문제가 있어 보였다. 동창회 운영의 모든 경비를 코이카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수비용을 코이카에서 전액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연수 후 후생 자생모임에까지 계속 경비를 대는 것은 옳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제는 그들 스스로 회비를 갹출하여 모임도 운영하고 뜻있는 세미나도 개최하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네갈 중요 정부 간부 대상 세미나에서 기조 강연중인 필자
세네갈 중요 정부 간부 대상 세미나에서 기조 강연중인 필자

여기서 국제사회의 세네갈 정부에 대한 국제원조 지원 내용을 좀 살펴보자. 최근 10년간의 대 세네갈 ODA는 평균 10억 달러 내외로 이루어졌으며, 2006년 총 32억 달러의 대규모 부채탕감 지원이 있었다. 세네갈의 분야별 ODA 지원 현황은 교육·보건·식수 위생 등 사회 인프라 및 서비스 분야가 44%를 차지하며, 경제 인프라 및 서비스 분야가 16%, 이어 프로그램 지원(13%), 생산분야(12%), 범분야(9%), 인도적 지원(3%)등 다양한 분야로의 ODA가 지원되었다. 형태별로는, 예산지원이 18.32%, 프로젝트가 65.41%였다. 공여 주체 중 프랑스, 스페인, EU, AfDB(AFDF)는 일반 예산지원을, 캐나다, 네덜란드, World Bank(IDA), EU는 섹터 예산지원을 하였다. 예산지원 상위국은 프랑스로서 전체 예산지원 금액 중 34.56%를 지원하였고, 프로젝트 사업은 미국이 비중이 26.79%를 차지하였다.

주요 공여국은 프랑스, 미국, 일본 등이 상위 공여국으로 활동 중이며, 다자 공여기구는 세계은행(IDA), EU, AFDB 순이며, 한국은 양자 공여국 기준으로 8위 수준이다. AFD는 세네갈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지원국가로서 1946년부터 원조를 지속해왔다. 양국 간 협력문서(DCP)에 근거를 두어 지속가능한 개발(농업, 환경, 식수위생), 민주적 거버넌스, 인간개발(교육, 보건)을 우선 분야로 두고 있다.

USAID는 국가협력전략(CDCS, 2012-2016)에 근거, 보건, 경제성장, 교육, 민주화 및 거버넌스 등에 총 5억불을 지원하고 있다. JICA 세네갈 사무소는 불어권 사무소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바,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 세네갈의 경제적 및 지속가능한 성장 지원과 기초 사회서비스 지원을 우선순위로 하여 교육, 보건, 농업, 수산업, 인프라 등 5개 분야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CTB는 식수위생 및 보건의료를 중심으로 극빈 지역의 농촌인구 생활환경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경우, 국가원조전략(CAS, 2013-2017)에 따라 거버넌스 강화, 성장 가속화 및 고용창출, 교육·의료·식수위생 등 서비스 제공 개선을 주요 축으로 하여 지원을 하고 있다. EU의 경우, 11차 유럽개발기금(NIP, 2014-2020)의 일환으로 세네갈에 3.47억 유로의 재정지원을 약속하였으며, 민주적 거버넌스 강화,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량 안보 개발, 식수위생 등 세 가지 우선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AFDB는 국가전략계획(CSP, 2010-2015)에 근거하여 인프라, 거버넌스, 식수위생, 농촌개발 등의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UNDP는 국가전략문서(CPD, 2012-2016) 하에서 MDG 달성을 위한 거버넌스 개선, 경제·사회개발 강화,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개발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FAO는 국가전략(CPP, 2013-2017)에 따라 식량안보 거버넌스, 농산품의 생산성 및 경쟁력 강화, 천연자원과 환경의 지속가능한 관리 및 복원, 식량 및 영양 위기에 대비한 예방관리 시스템을 통한 복원력 생성 등에 주력하고 있다.

조금 힘든 얘기가 되는지 모르지만 나는 가끔 동료들과 얘기한다. 세네갈도 수원국 원조 제로 계획을 작성하여 추진해야 미래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최동선 시니어 단원이
최동선 시니어 단원이 주관한 학교환경 개선 현장 사업 개소식

오늘 이세미나에는 작년엔 30명 정도밖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올해는 90명 정도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올 때는 이미 많이 저물어서 배윤정 코디네이터 선생님이 집까지 태워다 주어 편한 귀로가 되었다.

(2014년 12월 4일)

예쁜 단원의 슬픈 상처

최동선 시니어 단원의 현장 사업 개소식에 참여했다. 현장 사업이란 봉사 현장에 근무하는 봉사단원이 근무하면서 현장에서 꼭 필요한 시설이나 환경을 개선 개발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면, 200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주민이나 학생들의 생활과 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배려한 KIOICA의 특별 사업을 말한다.

오늘은 나도 약간의 역할을 맡았다. 학교 주변 정화활동이다. 최 선생님은 한국에서 사립 고등학교 수학교사를 하다 정년을 5년 앞두고 명예퇴직을 했다. 그리고 이곳에 시니어 봉사단원으로 일하고 계시다.

나는 한국에서 코이카 파견 연수를 받으면서 세네갈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인터넷 검색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 중에 최 선생님 가족과 세네갈 파견 내용들이 사진과 함께 여러 장 실려 있어서 그를 알게 되었다. 그분의 딸이 올린 글과 사진들로 가족사진 등이 있었다. 아버지의 용기 있는 모습과 건강과 퇴직 후의 새로운 일터에 대한 희망과 기대 등이 단란한 가족사진과 함께 올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딸은 호주에 살고 있는데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애틋해 보였다.

최선생님은 지난달에 유럽여행을 다녀왔는데 사모님이 한국에서 파리로 오고 파리에서 서로 만나 오붓한 휴가를 보냈다고 했다. 그 부부 여행의 모든 스케줄을 10분 단위로 딸이 안내 책자로 만들어서 보내주었다고 했다. 주변에서 선생님을 장로님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아 독실한 기독교 신도 같다.

최선생님이 근무하는 현재의 학교는 중고등학교가 함께 운영되는 학교로 교정의 규모는 500평 정도다. 아주 협소하다. 학생수는 600명 정도다. 주변을 돌아가면서 건물이 세워져 있고 가운데는 운동장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운동장이 원래 모래더미였다고 한다.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은 이 좁은 모래 운동장에서 놀다 교실로 들어오는데, 교실이 이번에는 온통 모래로 뒤덮인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신발 옷에 묻혀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 바람이라도 불면 학교 전체가 모래 먼지로 뒤덮여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고 했다.

최 선생님은 현장 사업으로 모래 운동장을 타일로 덮고 또 패인 교실도 일부 바닥 공사 후 타일로 덮었다. 또 컴퓨터 등을 사들여 교실 현대화도 해냈다. 그러나 주변이 워낙 지저분하고 또 청소도 하지 않으니 오늘 주변 정화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최 선생님 학교에서
최 선생님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환경개선 보호 캠페인을 벌이면서

개소식의 특이한 점은 학생회장이 제일 먼저 축하 인사를 했던 점이다. 우선 학생들을 잘 대접하는 일이 세네갈 학교 문화라고 한다. 유종화 부소장이 코이카 대표로 참석했다. 부소장은 아직 20대로 젊고 예쁘고 유능하고 마음이 아주 착한 분이다. 프랑스어를 전공해서 인사말도 불어로 했다. 식이 끝난 후 인근 식당에서 제부잼을 함께 먹었다. 생선 비빔밤과 같다 할 수 있다. 음료수는 토닉을 마셨는데, 토닉이 가장 안전하고 건강에 좋은 음료수라고 한다. 참여한 코이카 단원은 20여명 되었다.

그중에 키도 크고 예쁜 김혜란 단원도 참석했다. 그녀는 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외다. 왜냐하면 그녀는 큰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두 달 전에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고 있었다. 지방에는 버스나 택시가 없기 때문에 출퇴근에 보통 오토바이를 이용하고 이를 오토바이 택시라고 부른다. 오토바이 뒤에 타고 가다가 오토바이가 전복되었다. 운전자도 많이 다치고 그녀도 심한 찰과상 등을 입어서 도랑에 쓰러졌다. 그런데 운전자는 그녀를 돌볼 생각도 않고 절뚝거리며 일어서서 오토바이를 끌고 도망쳐 버렸다. 그녀는 거의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몰려들어 구경만 할 뿐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KOICA 사무소장이 그녀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했다.

그녀의 팔과 손에는 푸른 흉터가 아직도 선명했다. 다 치료가 되지 않은 것이다. 한국에 돌아간 후에 상당한 성형 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그녀는 외모가 수려하고 키도 크다. 얼굴은 조금 까무잡잡하지만 빼어난 미모가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10여 명의 동기생들과 함께 세네갈에 왔었는데, 지난번 에볼라 발생으로 모두 조기 귀국하고 현재 혼자 남아 있었다. 용기 있고 책임감이 강한 봉사단원이다.

오랜만에 단원들과 얘기도 하고 식사도 하니 기분이 업 된다. 집으로 돌아와서 잠시 쉬다가 저녁엔 프랑스 문화원 강좌에 참석했다. 오늘은 인터넷으로 평가 프로그램을 보면서 평가를 받았다. 읽기 쓰기 말하기 등은 어느 정도 되는데 듣기는 안 된다. 좀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

(2014년 12월 5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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