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30)밤엔 달처럼
상태바
[아프리카의 큰 별 세네갈](30)밤엔 달처럼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4.01.01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운 선생님의 KOICA 해외교육 봉사활동 체험기
이영운 선생님
이영운 선생님

밤엔 달처럼

성가를 듣고 있다. 제목이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이다. 최용덕이라는 개신교에 다니시는 분이 작사 작곡한 찬양이다. 얼마 전 배윤정 코디 선생님께 부탁하여 프랑스어 강좌 파일과 음악 파일을 부탁했었는데, 성가 부분에 이 노래가 들어있었다.

배 선생은 가톨릭 신자다. 그러나 워낙 바쁘고 또 세네갈에 있다 보니 또 한인 성당이 없어서 좀 쉬고 있다고 한다. 나처럼 세네갈 성당에 다녀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신앙은 항상 우리를

성탄미사
성탄미사

시험하고 유혹하고 핑계를 몰고 오는 반대 세력과 투쟁해야만 쟁취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노래가 너무도 아름답고 성스러워 여러 차례 듣고 가사를 채보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많은 동영상이 탑재되어 있었고, 악보도 인쇄할 수 있었다. 거의 백번 이상 들었을 것이다. 이제 모두 외울 수 있게 되었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1절)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그렇게 살 순 없을까?

욕심도 없이 어둔 세상 비추어 온전히 남을 위해 살듯이

나의 일생에 꿈이 있다면 이 땅에 빛과 소금되어

가난한 영혼 지친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고픈 데

나의 욕심이 나의 못된 자아가 언제나 커다란 짐 되어

나를 짓눌러 곤고케 하니 예수여 나를 도와주소서.

(2절)

예수님처럼 바울처럼 그렇게 살 순 없을까?

남을 위하여 당신들의 온몸을 온전히 버리셨던 것처럼

주의 사랑은 베푸는 사랑 값없이 거저 주는 사랑

그러나 나는 주는 것보다 받는 것 더 좋아하니

나의 입술은 주님 닮은 듯 하나 내 맘은 아직도 추하여

받을 사랑만 계수하고 있으니 예수여 나를 도와주소서.

세네갈 상설 시장 모습
세네갈 상설 시장 모습

음악과 글은 속성상 참으로 위대하고 아름답고 성스러운 모습을 지니고 있다. 하찮은 돌도 잘 빗고 가공하면 훌륭한 도자기, 조각, 미술품, 장신구 등이 만들어지듯이, 말과 악보의 연금술이 우리 생활은 풍요롭고 선하게 이끄는 듯하다.

세네갈 국민들에게도 해와 달처럼 평등한 은혜와 축복이 내리기를 기도해 본다. 사실 세네갈은 인구분포, 경제활동, 사회 및 경제 인프라 등 심각한 지역적 불균형을 겪고 있다. Dakar와 중부 및 서부지역에 주요 경제활동이 집중됨에 따라 식량문제와 빈곤도의 지역 격차가 크다.

또한 사회 보건, 인적 역량개발,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성 불평등 또한 심각한데 특히 Dakar, Saint-Louis 등 도시지역과 Senegal 강 및 Guiers 호수 등 수자원 유역을 제외한 중부, 동부 및 남부 내륙지역은 식수 공급, 기초교육 및 보건 서비스의 접근성이 매우 취약하다.

이러한 국가적인 어려움에도 세네갈은 역내에서 ICT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구축하여 기본적인 통신환경이 우수한 편이며, 전통적으로 역내에서 교육 및 의료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온 바, ICT 기술을 활용하여 이를 강화할 수 있는 잠재성이 높은 편이다.

이 노래의 가사를 일부만 바꾸면 바로 코이카 봉사 단원들의 활동하는 모습과 정신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찬양을 들으면서 저절로 감동에 빠지고 몇 차례 눈시울을 적셨다.

(2014년 12월 20일)

모니터는 잠자고

오늘은 좀 늦장을 부렸다. 그래도 7시경에 일어났다. 주말에 10시쯤 일어나는 습관이 배어있기에, 몸 어딘가에 게으름이 배어있나 보다. 요즘은 아침 청소를 가끔 거른다. 문을 꽁꽁 잠그고 사니 먼지 침입을 막을 수 있으므로 일주일에 한두 번만 대청소를 해도 될 것 같다.

초등학교 너무 낡은 책상과 교실 환경
초등학교 너무 낡은 책상과 교실 환경

출근해 보니 직원 두 사람밖에 나와 있지 않다. 엘리베이터도 고장이 나서 걸어서 사무실로 갔다. 한참 후에 세파맹글과 마마두가 나왔다.

그런데 이상하게 컴퓨터가 작동되지 않는다. ‘Monitor going to sleep' 이라는 메시지만 뜬다. 모니터가 자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코덱 파일을 다운로드 받았는 데 프로그램 충돌이 생겼는지 먹통이다.

컴퓨터 가게 Sharif에게 전화했다. 주말에나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컴퓨터는 세상과의 소통의 문이다. 모든 문서 업무가 컴퓨터로 이루어지니 컴퓨터가 고장 나면 우리는 그냥 무능한 인간으로 전락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음부터는 다운로드를 모두 포기하고 잘 관리하면서 일해야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 큰 이상이 없었으면 좋겠다.

컴퓨터에 강하고 잘 운영하고 쉽게 수리를 할 수 있어야 현대인인데, 모르는 게 많으니 항상 이런 어려움으로 헤맨다. 귀가해서는 영화를 두 편 보았다. 봉사단원이 복사해준 영화들을 좀 가지고 있다. 무료한 시간 보내는 데, 또 외국어 공부에도 제격이다.

(2014년 12월 22일)

아프리카의 성탄절

아프리카에서 맞는 첫 성탄절이다. 한국에서는 성야 미사에 참석했으나, 이곳에서는 어려울 것 같다. 저녁 10시에 시작하니 거의 새벽 1시가 되어야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노숙자, 또 성탄절 전후해서 도난, 강도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니 저녁 미사는 참기로 했다.

밤새 2, 30분 간격으로 거의 총소리 수준의 폭죽이 터진다. 잠을 깊게 잘 수가 없었다. 비몽사몽이다. 새벽 2시경에 너무 시끄러워서 일어나 도로를 내려다보니 10여 명의 중고등학생들이 외치며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새벽송을 하러 가는 것인지 그냥 밤새 성탄절을 즐기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내가 생활하는 거실과
내가 생활하는 거실의 책상, 고구마 순을 키우고 있다. 

낮 10시 미사에 다녀왔다. 참으로 많은 흑인, 백인, 나 같은 황색인종을 비롯한 많은 신도들이 거의 천명은 참례했다. 마치 삼왕례조의 행렬을 보는 듯 했다. 복사단을 포함하여 20여 명의 사제단이 성대한 미사를 집전한다. 나는 카메라로 몇 장 담았다.

그러나 이 성대한 미사 중에도 세네갈의 어려움과 가난이 계속 머리를 맴돈다. 세네갈은 세계 최빈국 중의 최빈국이다. 인류의 가난과 미래, 세계인 모두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문제다. 물론 세계의 빈곤은 선진국들의 도움으로 많이 나아지고 있다.

지구촌 빈곤 문제를 조금 살펴보자. 2010년 유엔에서 발표한 MDG 보고서를 보면, 1990년의 18억의 인구(당시 개도국 인구의 46%)가 하루 생계비 1.25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극빈층(Extreme Poverty)에 해당하였으나, 2005년 27%로 극빈층 비율이 감소했다. 또한, 만성적인 기아를 겪는 인구도 개도국의 20% 비율에서 16%로 감소했다. 교육에 있어서도 1999년 개도국 어린이 중 82%만이 보편적 초등교육을 받았으나 2008년 그 비율은 89%로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5세 미만의 어린이 사망률을 따져볼 때 1990년에는 1000명당 100명이었던 것이 2008년에는 72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50년 동안 빈곤 감소가 500년 동안의 그것보다 빠르게 감소했으며, 주요 인간개발지수에 있어 꾸준한 성장을 지속해 온 것이 사실이다. 원조는 일반적으로 경제성장과 빈곤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원조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개도국의 올바른 정책환경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지난 반세기의 개발 협력에 대한 평가와 대다수 개도국들의 절박한 경제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하는 세계화 시대에 상호의존성 및 동반자 의식을 감안한 범지구적 국제개발 협력의 시급성과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될 필요성이 있다.

다카르성당의 크리스마스 트리.
다카르성당의 크리스마스 트리.

비교적 발전된 정책적 환경 등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에게는 예산지원과 섹터 프로그램을, 기본적인 정책환경이 수립되어 있지 못한 개도국들은 기술원조 등에 의한 정책 수립 능력과 정책집행을 위한 제도개선에 필요한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런 정책들을 통해 우리 세네갈도 빨리 빈곤으로부터 해방되었으면 좋겠다.

성당 앞에 급조한 작은 나무에 성탄 장식이 매달려 있다. 주변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나는 방송국에서 나왔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전문 사진 기사들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촬영을 하고 행사가 끝나면 사진들을 전시 판매하는 사람들이다. 나도 찍으라고 하도 권해서 한 장 찍었는데 구매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분위기가 따뜻한 그러나 무더운 크리스마스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가족, 형제, 친구, 은인 모두에게 행복한 성탄절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

(2014년 12월 25일)

[전 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전 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 위미중학교교장, 전 BHA국제학교경영이사, 전 동티모르교육부교육행정자문관, 전 세네갈교육부교육정책자문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