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 일본아리랑] (118) 재일 제주인 김명홍 민단오사카부본부 단장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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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아리랑] (118) 재일 제주인 김명홍 민단오사카부본부 단장 당선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4.03.2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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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작가 김길호 선생
재일작가 김길호 선생

(118) 재일 제주인 김명홍 민단오사카부본부 단장 당선

선거의 계절이다. 제22대 한국 국회의원 선거가 4월 10일이지만, 재외 선거는 3월 27일부터 주일공관 재외투표소와 각 지역의 민단회관(민단회관은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에서 실시되고 있다. 4월 1일까지이지만 필자도 27일 오전, 오사카총영사관에 가서 투표를 마쳤다. 여야의 치열한 공방 속에서 고국의 유튜브는 온통 총선거 일색이다.

여소야대의 국회는 극심한 갈라치기 때문에 타협과 화합의 장이 아니고, 고성과 막말의 난무 속에 배는 산으로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나는 당신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의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싸우겠다." 진부하지만 사실 여부는 별도로 두고, 18세기 프랑스 작가이며, 사상가인 볼테르의 말이라는 어록이 회자되고 있다.

재일 제주인 김명홍 후보자가 민단 오사카본부 단장에 당선됐다. 그의 선거 구호는 '꿈과 희망과 온정이 있는 민단을 다음 세대로!'이다. 

한국 국회의원 선거의 열기에는 발꿈치도 따르지 못하지만, 일본의 한국 민단 선거도 2월부터 3월, 4월에 이르기까지 지역에 따라서는 치열하게 실시된다. 민단 중앙본부는 3년 임기 만료로 삼기관장 선거가 끝났으며, 3월에는 각 도,부,현(都, 府, 縣)본부가 실시되고 있으며 4월에는 각 지부에서 실시된다. 중앙본부와 도,부,현본부, 각 지부의 선거의 달이 다른 것은 회계연도가 중앙은 2월, 현 본부는 3월, 각 지부는 4월이라는 민단 규약에 따르기 때문이다.

삼기관장이라면, 단장, 의장, 감찰위원장을 말하는데 단원이 적은 지부는 삼기관장 제도를 변경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장 제도만은 유지하고 있다. 민단오사카부본부는 일본 전국 47도,부,현본부 중에 단원 수가 많아서 입후보자가 복수일 경우의 선거전은 치열하다.

3월 23일에 실시된 오사카부본부 제59회 정기지방대회에서, 삼기관장 선거에는 단장 2명, 의장 1명(무투표 당선), 감찰위원장에 2명이 입후보했다. 오사카부본부 선거에는 민단에 가입한 단원 전부가 투표하는 것이 아니고, 대의원과 선거인 제도를 두어 임명된 대의원과 선거인만이 투표할 권리가 있다. (이와는 달리 단원수가 적은 지방본부에서는 세대주를 대표한 단원 총선거를 실시하고 있으며 각 지부도 마찬가지이다.)

각 입후보자들의 선거 활동은 중앙본부 선거인 경우에는 각 지역에 조직된 민단지역협의회를 방문하여 합동 연설회와 우편물에 의한 소신 표명이 있다. 그러나 도,부,현본부 선거일 때는 원칙적으로 각 지부 방문을 금지하고 있으며, 우편물에 의한 소신 표명과 대회 당일 날, 합동 연설회에 한하고 있다. (각 지역에 따라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합의로 각 지부 방문을 허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민단 선거 제도 속에서 실시된 오사카부본부 선거는 치열한 선거전 속에서 막을 내렸다. 특히 이색적이었던 것은 단장 입후보자 2명이 모두 재일 제주인인 2세 동포였다는 사실이다. 이번 선거만이 아니고 9년 전의 단장 선거 때부터 3기 계속해서 재일 제주인 2명이 입후보하였었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2기 연속 현직 단장이 도전하는 신인 후보자에게 패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의 1% 수준 밖에 안되는(국회의원 수도 300명 중 3명뿐임) 제주도가 '한국의 변방'이라는 제주인의 자조적인 말들이 오가지만 오사카에서는 그와는 정반대이다. 제주 출신이거나 제주를 본적지로 둔 재일 제주인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코리아타운(특히 속칭 조선이치바 : 시장)의 한국 가게도 과반수가 재일 제주인이다. 그리고 독자적으로 제주도 친목회만이 도민회관을 소유하고 있다.

오래 전의 민단 오사카본부 단장 선거라면 같은 재일 제주인이 동시에 단장 선거 입후보는 꿈에도 생각치 못할 일이었다. 주변의 비판으로 나올 수 없는 분위기와 타도 출신의 민단 간부들이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흐름이 암묵적 합의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 터부에 가까운 고정관념이 약 10년 사이에 깨어졌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결코 필자가 지역 차별과 감정을 부추기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지역 차별과 감정을 뛰어넘은 예로서 높게 평가하기 위해 쓰고 있다.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로서 빠질 수 없는 특이한 지연, 혈연, 학연의 병폐성이 외국의 동포 사회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 준 결과인 것이다. 오직 존재하고 있다면 그 3연(지연, 혈연, 학연)보다 차원 높은 국연(國緣)이 있을 뿐이다. 한국인이라는 국적의 인연 속에 외국에서 우연히 만난 동포들이다. 국내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현상이다.

누가 외국의 하늘에다 당당하게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단 말인가. 누가 게양해 본적이 있었을까.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 공관 이외에, 특히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일본 전국, 북쪽의 홋카이도에서부터 남쪽의 오키나와까지 각 민단회관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국연으로 뭉친 재일 동포 사회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구심력이 민단이다.

이러한 민단 조직 중에서도 가장 큰 지방본부여서, 맘모스 본부라 불리우는 오사카 민단본부 단장 선거에 재일 제주인 김명홍(金明弘. 69) 후보자가 당선되었다. (의장 한행신: 韓行伸, 감찰위원장 차일평 : 車一平 씨 선출) 그는 제주도 서귀포시가 본적지이며, 1954년 오사카시에서 태어나서,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오사카지회 이사・부회장, <오사카한국상공회의소> 고문, <관서제주특별자치도도민협회> 고문, <민단오사카부본부> 부단장, 동 감찰위원장,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근기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그외 현직으로는 <학교법인 입명관> 평의원, <일반사단협회 오사카코리아타운 역사자료관> 부이사장, <일반사단협회 재일한국장학회> 이사 등이다. 수상력으로는 <장보고한상 어워드> 국회의장상(202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 공로상(2022년)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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