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천 진아영 할머니 삶터, 4‧3 역사교육의 장으로 새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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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천 진아영 할머니 삶터, 4‧3 역사교육의 장으로 새단장
  • 김동훈 기자
  • 승인 2023.02.1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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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후손들의 뜻깊은 기부채납 받아
-4‧3역사 보존…삶터 활용 및 보존 방안 마련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의 삶터(한림읍 월령리). 자료 사진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의 삶터(한림읍 월령리). 자료 사진

 

4·3의 상징적 인물인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1914~2004)의 삶터가 역사교육의 장으로 보존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무명천 할머니 후손들의 뜻에 따라 기부채납 받아 할머니의 삶터를 살아생전 모습 그대로 보존해, 방문객들에게 4·3을 겪은 세대들의 삶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주4·3사건 당시 토벌대의 총격으로 아래턱을 소실하는 중상을 입은 진아영 할머니는 4·3의 후유증을 55년간 홀로 삭여낸 인물이다. 부상당한 아래턱을 하얀 무명천으로 가리면서 ‘무명천 할머니’로 불리게 됐다.

진아영 할머니는 후유장애로 고통 속에 살다 지난 2004년 별세했다.

2017년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 삶터 보존회’가 설립돼 할머니가 살던 한림읍 월령리 자택은 2018년 생전 모습 그대로 삶터로 개소됐다.

삶터는 토지 93㎡, 건물 18.36㎡ 규모로 생전의 집기류가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생전의 다큐멘터리 영상과 할머니를 추모하는 시와 방명록이 전시돼 있다.

민간 차원의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어서 제주도가 삶터 매입을 추진하려 했으나, 상속권자가 없어 소유권 이전이 불가한 상황 등 삶터 매입 추진에 걸림돌이 많았다.

삶터 보존을 위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1년 여간 후손 및 월령리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한 결과, 후손들의 관심 및 적극적인 삶터 보존 의지로 진아영 할머니 삶터가 기부채납되면서 도민의 품으로 올 수 있었다.

제주도는 후손들의 뜻을 기리고 진아영 할머니의 삶을 기억할 수 있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삶터가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후손들의 뜻깊은 기부채납으로 4·3의 기억을 보존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며 “진아영 할머니 삶터가 4·3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보존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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