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지사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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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지사의 분노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3.02.2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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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장
오병관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장
오병관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장

오영훈 도지사가 지난 14일 서귀포시 주민과의 대화에서 제2공항에 대한 도지사의 확실한 입장을 묻는 주민 질문에 “도지사한테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밀실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저는 자존심이 상합니다. 분노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봅니다”라고 답했다.

도지사로서 부적절하고 경솔한 발언이다. 국토부는 정부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관계로 세부자료 공개는 어렵다면서 환경부 협의가 완료 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세부내용과 함께 검토용역보고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 밝혔다. 국토부가 보완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이로 인한 도민사회의 혼란과 내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법적 절차에 따라 비공개한 것이다. 이를 두고 밀실 협의 운운함은 옳지 않다.

도지사의 정보 공개 요청을 국토부가 비공개한 것이 도지사 패싱이라는 여론에 도지사로서 자존심 상하겠으나 따지고 보면 도지사가 오버한 면이 있다. 환경부의 반려 내용이 조류충돌, 항공기소음영향, 맹꽁이 서식환경에 따른 영향, 숨골에 대한 보전이다. 이에 대한 보완 내용이 그다지 중대하거나 시급한 사안이었는가. 중요한 것은 환경부의 동의 여부다.

도지사는 국토부의 내용공개에 과하게 몰입했고 과민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지사가 자가당착에 빠져 본분을 벗어날까 염려된다. 도지사의 사사로운 분노가 도민 갈등을 유발하고 제주도 발전을 저해할까 도지사를 바라보는 도민들은 불안할 따름이다.

도지사는 지난 2일 시민단체들과 간담회에서 “제2공항에 대한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동의와 국토부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제주도의 시간이 온다. 인허가 절차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도민 의견을 반영토록 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제2공항을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며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빙자한 비겁한 명분 찾기에 불과하다.

도지사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국책사업을 결정하는 건 시대와 맞지 않다”고 했다. 이 또한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실을 무시하고 8년째 겪는 도민 갈등을 외면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제주 신공항은 제주도민의 오랜 숙원이었다. 정부가 모든 검토를 마치고 2015년 제2공항 건설을 발표했다. 거의 모든 도민이 찬성하였으나 정치권이 여론을 호도하면서 갈등을 조장해 왔다. 과거 국회의원 시절 제2공항을 반대했던 오영훈 도지사는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제2공항은 제주도의 최대 현안이며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하고 정부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이는 국책사업이다.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동의와 국토부 고시를 앞둔 시점에 도지사의 명분 없는 반대로 제주도가 무엇을 얻을 것인가. 제주도 발전과 도민 안전을 외면하면서 갈등을 이어가겠다는 것인가.

도지사는 대의명분을 지키고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진정 제주도의 발전, 도민의 안전, 갈등 해소에 진력하는 담대한 도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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