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전형의 제주어 한마디] (54) 동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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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형의 제주어 한마디] (54) 동티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3.05.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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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동티
양전형 시인

(명사) 금기를 지키지 않아 신의 노여움으로 나쁜 일이 생기는 것

[예문]

“신구간에 이ᄉᆞ를 안ᄒᆞ연 입춘 넘언 이ᄉᆞᆯ ᄒᆞ여부난 동티가 들언 영 헴신가원.

(”신구간에 이사를 한하여서 입춘 넘어 이사를 하여서 동티가 나서이렇게 하는가.)

각시가 하간디 아프덴 ᄒᆞ멍 비슥비슥 눅젠만 ᄒᆞ연 ᄌᆞ들어져ᇝ수다게” “허드랑ᄒᆞᆫ 소리

(아내가 여러곳 아프다 하면서 맥없이 누우려 하여 걱정됩니다” “어지러운 소리)

ᄒᆞ지 말라. 매날 밤고넹이추룩 나뎅이는 서방을 바레멍 오죽 속상ᄒᆞ여사

(하지 마라. 매일 밤고양이처럼 나다니는 남편을 보면서 얼마나 속상하여야)

경ᄒᆞ커냐. 나라도 드러누워지켜원. 느가 각시 에염에 부떠둠서

(그렇게 하겠나. 나일지라도 드러누어질거다. 너가 아내 옆에 붙어있으면서)

느량 궤와보라. 당추 경 안 ᄒᆞᆫ다”

(항상 사랑해보라. 애당초 그렇게 안 한다“)

[낱말]

[신구간] = 제주도 풍습. 대한 후 5일에서 입춘전 3일까지의 기간. 이기간에 도민의 일상생활을 관장하던 1만8000 모든 신이 지상에서 맡은 바 소임이 끝나 천상으로 되돌아가고 다시 소임을 맡아내려오는 신은 미처 내려오지 못해 지상에 신이 없는 기간. 사람들은 일상에 신의 노여움을 살까 두려운 나머지 손대지 못하던 집안의 궂은 일들을 이 기간(신구간)에  처리한다. 제주도에서는 집 이사도 신구간에 대부분 한다.

[이ᄉᆞ] = 이사

[ᄒᆞ여부난] = 하였기땜문에, (~부난 =~했기 때문에, 먹어부난=먹었기 때문에 )

[헴신가] = 하는 건가

[~원] = (첨사)

[하간디][하근디] = 여러 곳

[비슥비슥] = 자꾸 옆으로 기울어지는 모양, 맥없이 비스듬하게 옆으로 드러눕는 모양

[눅다][누다] = 눕다

[ᄌᆞ들아져ᇝ수다] = 걱정이 됩니다 (ᄌᆞ들다=걱정하다)

[~게] = (첨사)

[허드랑ᄒᆞ다][허드렁ᄒᆞ다] = 정신이 어지럽다

[밤고넹이추룩] = 밤고양이처럼, 고넹이=고양이

[나뎅이다][나ᄃᆞ니다][나뎅기다] = 나다니다

[서방을 바레멍] = 남편을 보면서

[오족] = 오죽

[경ᄒᆞ커냐] = 그러겠느냐

[나라도] = 나일지라도

[드러눅다] [드러누다] = 드러눕다

[에염에 부떠둠서] = 곁에 붙어 있으면서, (예염에=옆에, 곁에)

[느량] = 늘, 항상

[궤우다][궤다][궵다] = 귀엽게 여기다. 아끼다

[당추][애당추][당초][당취][애시당추][애추에] = 처음서부터 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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