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7)비행기는 벼락을 맞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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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헌의 비행기 이야기(7)비행기는 벼락을 맞지 않나요?
  • 제주경제일보
  • 승인 2020.07.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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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번개를 맞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하늘을 나는 이상 그 어떤 물체도 번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번개를 맞아도 그에 대한 보호 장치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지 번개 자체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비행기 동체표면은 전기 전도성이 아주 좋은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최근에는 전도성이 없는 복합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죠. 대신에 전기가 흐를 수 있도록 전도성 섬유(Fiber)나 그물망 같은 것을 덮어 씌워 넣고 있다고 합니다.

비행기 안은 최첨단 전자 기기들로 가득 차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절대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게 되고요, 그 중에서도 기체의 제일 앞부분에 있는 둥근 모양의 덮개 안에는 기상 레이더 안테나가 전파를 발사하고 수신할 수 있도록 비금속 물질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이곳에는 번개를 맞을 때 전기가 동체 쪽으로 흐를 수 있게 표면에 전도성 띠를 일정 간격으로 설치해 놓고 있습니다. [그림1]  

그래서 동체에 떨어진 번개는 외부 표면을 흐르면서 날개와 동체 꼬리 부분과 같은 끝단을 통해 외부 공기로 빠져 나가도록 되어 있어요. FAA(미국 항공청)의 통계에 따르면 상용 항공기는 1년에 1회 이상 번개를 맞고 있으며, 때로는 전하(電荷)를 많이 띠고 있는 구름 속을 비행하면 항공기가 번개를 일으키는 원인 제공자가 되기도 한답니다. 번개는 주로 구름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때로는 지상으로 방전된 것이 오히려 하늘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기도 하구요, 지구상에는 하루 500만회나 번개가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상의 높은 건물 꼭대기에는 피뢰침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렇게 하면 피뢰침 높이를 반경으로 하는 지역은 안전합니다. 비행기 안은 말하자면 피뢰침의 안전구역 안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즉 알루미늄 합금막으로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번개전류로부터 차단된 공간이 되는 것이죠. 번개는 발달한 뭉게구름 속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때때로 강한 비나 우박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더운 여름철 소나기가 바로 이것이죠. 이 뭉게구름 속은 요동이 심하기 때문에 비행기는 되도록 피해가는 법이고요, 착륙태세에 들어갔을 때 이 구름이 나타나면 번개를 만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기장에게는 불청객이죠).

조종사들에 의하면 야간 비행 시에는  컴컴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번개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대 장관을 이룬다고도 합니다. 

그러면 항공기가 번개를 맞을 때 승객에게 아무런 위험도 없는 것일까? [그림2]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홈페이지】오사카대학의 과학자가 촬영한 사진으로, 이륙 직후 강력한 번개를 맞는 장면입니다. 번개는 여객기의 앞부분을 때린 후 후미를 통해 지면으로 내뻗으며 놀라운 장관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번개를 맞았지만 여객기는 전혀 손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홈페이지】오사카대학의 과학자가 촬영한 사진으로, 이륙 직후 강력한 번개를 맞는 장면입니다. 번개는 여객기의 앞부분을 때린 후 후미를 통해 지면으로 내뻗으며 놀라운 장관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번개를 맞았지만 여객기는 전혀 손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행기에는 낙뢰로부터 기체를 지켜주는 정전기 방전장치(Static dischargers)가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날벼락이 떨어져도 비행기는 무사합니다. 사람이 지상에서 번개를 맞아 전기가 신체를 빠져 나갈 때 화상을 입거나  쇼크로 심장마비를 일으키기 때문에 죽음에 이르지만, 비행기 속에는 아예 전기가 흐르지 못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지상에서 번개가 치면 차안에 있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는 이치와 마찬가지로 이것은 전기가 차체를 통해 땅으로 흘러가버리기 때문입니다.    

비행기는 비행 중 대기와의 마찰로 기체에 정전기가 생깁니다. 이 정전기가 계기류나 통신 기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체에 일정 정전기가 쌓이면 주 날개나 뒷날개 등 몇 군데에 정전기를 서서히 방전시켜주는 정전기 방전장치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주로 날개에 달려 있는 정전기 방전장치는 길이 10cm, 굵기 1cm의 막대 모양으로  비행 중에 번개를 맞아도 이것이 피뢰침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체에 큰 피해는 없고요, B747 점보기에는 이 방전장치가 모두 53개나 장착되어 있다고 합니다. 번개를 한두 번 맞아도 괜찮지만 연속적으로 맞으면서 비행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비행기의 동체에 흠집이 생기지요. 즉 번개를 자주 맞으면 기체에도 당연히 무리가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리 노련한 조종사라도 바로 눈앞에서 번개가 부딪쳐서 뒤쪽 날개로 빠져나가면서 천둥소리가 나고 기내에서도 빛이 보일 때는 순간적으로 아찔해 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위험하지 읺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번개는 피해가야 하는 것임은 물론입니다. 그래서 조종사와 운항관계자들은 그날의 일기도를 세세하게 검토하고 이를 비행계획에 반영시키고 있는 것이지요.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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